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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Z시선] 신화, ‘변화’로 지켜낸 ‘불변’
입력 2017-03-24 15:21   

▲그룹 신화(사진=신화컴퍼니)

그룹 신화가 지난 1월 발매한 정규 13집 제목은 ‘언체인징(UNCHANGING)’, 우리말로 ‘불변(不變)’이라는 의미다. 그리고 이것은 지난 19년 동안 신화창조(신화의 팬클럽)가 가장 굳게 믿고 있는 가치이자 신화가 가장 열심히 지켜내려 했던 가치일 것이다. 신화는, 변하지 않는다.

2017년 3월 24일은 신화의 데뷔 19주년 기념일이다. 신화는 이날을 자축하기 위해 네이버 V라이브 플러스를 통해 자체 제작 리얼리티 프로그램 ‘신화 만 18세’를 공개한다. 가평으로 ‘힐링여행’을 떠난 멤버들의 모습을 사전 대본이나 연출 없이 100% 리얼하게 보여준단다. 보도자료를 읽으면서 과거 JTBC ‘신화방송’의 장면들과 베테랑 방송인 김나영마저 당황시켰던 인터뷰 영상(후대에는 ‘신화의 미친 인터뷰’라는 이름으로 알려졌다)이 떠오르면서 ‘과연, 신화답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언뜻 19년 동안 철이라고는 눈곱만큼도 들지 않은 것 같은 신화가, ‘불변’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변화를 감내했던가. 3월 24일은 신화가 ‘신화’라는 이름을 다시 찾은 지 666일 째가 되는 날이기도 하다. 지난 2013년 시작된 소송은 약 2년간의 지루한 과정을 거친 끝에, 2015년 5월 29일 신화에게 ‘신화’를 되찾아주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팬들은 이날을 ‘싢복절(신화+광복절을 더해 줄인 말)’로 명명하고 매해 자축한다.

▲그룹 신화(사진=신화컴퍼니)

국내 아이돌 그룹 가운데 자신의 상표권을 보유하게 된 팀은 신화가 최초다. 여기에는 리더 에릭의 노고가 컸다. SM엔터테인먼트를 나오는 과정 중, ‘신화’에 대한 상표권을 따내기 위해 에릭이 직접 변호사를 만나고 법을 공부해가면서까지 애를 썼다는 일화는 팬들 사이에서 이미 유명하다. 요컨대 ‘신화’를 지키는 과정은 신화 멤버들에게도 도전적이었다.

이름만 있다고 될 일이 아니다. 모름지기 스타에겐 ‘명성’이 있어야 하는 법. 신화는 지난 19년 동안 멤버들의 군 복무 기간을 제외하고 매해 정규 음반을 발매하며 가요계에서 입지를 지켜왔다. 그리고 그 안에서는 시대 흐름에 맞는 변화, 혹은 시대를 앞질러가는 과감성이 감지된다. 꽃미남 전성시대였던 1990년대 후반, 신화는 ‘짐승돌’의 영역을 열어젖혔고, 올해 발표한 ‘언체인징’의 타이틀곡 ‘터치(Touch)’는 국내 최초의 퓨처베이스 장르를 표방했다. 멜로디와 가사가 중요하게 여겨지는 가요 흐름을 생각한다면, 소리가 중심이 되는 퓨처베이스는 분명 도전적인 장르. 하지만 “새로운 것을 하고 싶다”는 멤버들의 욕심은 얼터너티브의 끝으로 스스로를 몰아붙였다.

그래서 여전히, 신화는 혜성처럼 전진한다. 신화가 19년 동안 변함없이 신화로 남을 수 있었던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끊임없는 도전과 변화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많은 아이돌 그룹들이 신화를 롤 모델로 꼽는 것은 그래서 의미 있다. 기획사가 아닌 스스로의 힘으로 팀의 운명을 그릴 수 있다는 가능성과 단서를, 신화가 남겼다. 신화는 앞으로도 변할 거고, 변화를 발판 삼아 신화로 남을 것이다. 변함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