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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훈의 NOISE] 이정ㆍ스윙스가 배워야 되는 사과의 기술
입력 2017-04-05 15:55    수정 2017-04-26 01:34

▲가수 이정(사진=이정 SNS)

사과에도 스킬(Skill)이 필요하다. 시기와 대상, 왜곡되지 않은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말이다. 사과는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미안함의 표현이다. 이 또한 진심이 없다면 의미가 없다. 누구나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 하지만 실수를 인정하고 반성하기란 쉽지 않다. 그것만이라도 큰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연예계는 사건사고가 비일비재하다. 그럴 때마다 연예인들은 각자의 방식대로 사과했다. 회사(소속사)에서 공식 입장을 발표하기도 하고, 자신의 SNS 혹은 팬 카페에 글을 남겨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문제는 사과 시기를 놓치는 경우다. 사과만 제대로, 제때에 했다면 유ㆍ무형의 손해는 물론 이미지 추락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을텐데, 안타까운 경우가 적지 않다.

사과는 진심이 수반되어야 한다. 상대방의 진심을 누군가의 잣대로 평가한다는 게 어폐가 있지만, 진정으로 뉘우치는 마음이 있다면 해결은 시간문제다.

사과는 대상이 명확해야 한다. 스윙스의 경우, 7년 전 사건이 발목을 잡았다. 스윙스는 지난 2010년 7월 발매된 비즈니즈 1집 Ego의 수록곡 ‘불편한 진실’에서 랩 피처링을 맡았고, 故 최진실의 자녀 환희 군과 준희 양을 언급했다. 랩 가사 속에는 ‘불편한 진실? 너흰 환희와 준희. 진실이 없어. 그냥 너희들뿐임’이라는 가사로 고인을 모욕했다. 이후 스윙스는 유가족의 심정을 헤아리지 못했다고 사과했지만, 그들과 직접적인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최진실의 아이들이 나이가 어려서 모든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도, 찾아가서 거듭 사과해야 했다. 준희 양은 충격으로 인해 스윙스가 출연하는 ‘고등래퍼’는 안 본다며 심경을 밝혔다.

사과는 시기가 중요하다. 논란이 일어난 후 마지못해 내뱉는 사과에 대중은 의구심을 드러낸다. 물론 논란이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는 것도 이해된다. 하지만 그럴수록 용기를 내서 사과해야 한다.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그 시기를 놓치면 대중은 진심을 의심하게 된다. 이정, 구자명의 경우가 그렇다.

이정은 최근 앨범 발매를 앞두고 음주운전에 대해 사과했다. 이정은 지난 2016년 4월22일 제주시 노형동 LPG가스충전소 앞 도로에서 술을 마신 채 자신의 BMW 차량을 몰고 가다 음주단속을 하던 경찰에 적발됐다. 당시 이정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143%였다. 두 달 뒤인 6월 17일, 제주지방검찰청은 이정을 벌금 400만원에 약식 기소했다. 당시 이정 측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깊이 반성하고 있다. 앞으로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자숙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는 사실이 알려지기까지, 두 달 동안 세 차례나 행사에 참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대중의 공분을 샀다.

MBC 스타오디션 ‘위대한 탄생2’에서 우승을 차지한 구자명도 2012년 5월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 구자명은 그해 7월 조용히 군 입대했다. 군 제대 후 재기를 모색한 그는 싱글 ‘연남동’을 발표하고 활동에 나섰다. 그가 적절한 해명과 사과 없이 활동하자, 비판 여론이 거세졌다. 결국 구자명은 장문의 사과문을 발표하고 대중에게 용서를 구했다. 당시 충분한 사과로 대중에게 이해를 구했더라면, 논란의 파장은 줄어들 수 있었다.

연예인에게 논란은 부정적 이슈다. 논란에 대한 사과는 커리어에 오점을 남기고, 명예가 실추되는 사안일 수 있다. 하지만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자세는 필요하다. 적어도 그들에게 아낌없는 박수와 성원을 보내는 팬들에겐 말이다. 논란이 족쇄가 되어 활동이 늦어진다고 해도, 용기 있는 행동만큼은 두고두고 회자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