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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낙타, 죽여주는 뮤지션
입력 2017-04-20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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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낙타(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혹시 눈 화장도 하나요?” 인터뷰 장소 한켠에서 메이크업을 받고 있던 최낙타가 스태프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순한 청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그랬다. 인터뷰 내내, 최낙타는 자신과 다른 것들에 대해 평가를 내리는 법이 없었다. 대신 스스로를 탐구하고 고민할 뿐이었다. “평범한 감정을 노래하는 것이 좋다”던 그는 “내 음악을 듣고 ‘쩐다’ ‘죽인다’ 같은 반응을 보이진 않는다”고 했지만, 자세히 들어보면 알 것이다. 최낙타가 얼마나 죽여주는 뮤지션인지.

Q. 메이크업이나 사진 촬영은 즐기는 편인가.
최낙타:
예전에 비해서 편해지긴 했지만 아직 완벽하게 적응이 되지는 않았다. 사람이 180도 바뀌는 것 같다. 하지만 팬 분들은 내가 꾸며진 모습을 좋아하실 테니…. 본래 모습을 들추면 싫어하실 거 같다.

Q. 팬들이야말로 당신의 본모습을 가장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지 않을까.
최낙타:
글쎄…. 늘 포장된 모습이 겉으로 드러나다 보니 조심해야 하는 것들이 많이 생긴다. 내 생각이나 행동이 최낙타에 대해 기대하는 이미지와 어긋나 팬들을 실망하게 만들까 불안하기도 하고.

Q. 팬들이 기대하는 이미지와 당신이 보여주고 싶은 모습 사이에서 충돌이 있었던 적은 없나.
최낙타:
운이 좋은 건지, 나는 편하게 내놓은 노래로 자연스럽게 호응을 받은 케이스다. 사람들의 반응에 크게 좌우될 필요가 없었다. 물론 듣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포인트가 뭘까에 대한 고민은 한다. 하지만 결국 내가 쓰고 싶은 노래를 썼을 때 듣는 분들도 만족하실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곤 한다.

Q. 아직 음반이 발매되기 전인데(인터뷰는 4월 초 진행됐다), 이 때 하는 인터뷰와 음반이 나온 뒤에 하는 인터뷰는 마음가짐에 차이가 있나.
최낙타:
내가 인터뷰를 그렇게 많이 한 편은 아니라…. 음반이 나오기 전에는 ‘사람들이 내 음반을 좋아해줄까’ ‘잘 될까’ 불안함의 연속이다. 사람들의 반응을 접한 뒤 진행하는 인터뷰와는 마음이 다를 수 있을 것 같다. ‘음반을 널리 알리리라’는 의지는, 아무래도 음반이 나오기 전에 하는 인터뷰에서 더욱 넘치지 않을까.(웃음)

▲최낙타(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Q. 넘치는 의지로 이번 음반을 설명한다면.
최낙타:
‘조각 하나’, ‘조각 둘’로 쪼개서 발표할 계획이다. ‘조각 하나’에는 6개의 트랙이 실리는데, 평소 최낙타가 해왔던 음악과 새로운 스타일의 음악이 고루 들어갔다. 비슷한 분위기의 음악을 하면 마음은 편한데, 이번엔 ‘평소 최낙타의 이미지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이 음악을 좋아하실까’ 하는 부담이 있다. 그걸 깨고 싶었다.

Q. 개인적으로는 ‘실험성’이 음반을 나누는 기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조각 하나’가 대중적인 음반이라면 ‘조각 둘’은 실험적인 노래로 꾸미는 식으로.
최낙타:
음반 전체를 실험적으로 채우는 건, 사실 부담이 된다. 내가 모험을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기도 하고. ‘조각 하나’는 봄에 듣기 좋은 음악으로 채웠고, ‘조각 둘’ 역시 그 때의 계절에 맞는 음악이 들어갈 것이다.

Q. 의외다. 조심성 많은 성격인데 어떻게 가수가 되겠다고 마음먹었나.
최낙타:
(성격과 직업이) 크게 상관이 있나. 조심성 많고 모험을 꺼리는 성격에 내게 불리한 부분이 될 것 같지는 않다. 처음 음악을 해야겠다고 마음먹던 순간에는 (음악 외적인 것들을) 고민하지 않았다. 그 땐 모든 걸 혼자서 해도 상관없을 때였으니까. 다른 사람을 신경 쓰고 모험을 해야 하고… 이런 고민조차 안 했던 것 같다. ‘내가 적극적인 성격이면 어땠을까’, ‘끼가 넘치고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하는 성격이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요즘 들어서 하긴 하는데, (가수가 된 걸)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

Q. 처음 음악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던 순간은 어떻게 찾아왔나.
최낙타:
대학에서 기타 연주를 전공했다. 연주자가 꿈이었다. 학교 과제로 만들고 불렀던 노래가 우연한 기회에 음반으로 나왔다. 그 노래를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고 광고 음악으로도 사용되면서 싱어송라이터의 길을 고민하게 됐다.

Q. 우연히 발표한 노래로 금방 이름을 알렸다. 큰 어려움 없이 지금까지 온 것 같은데, 속도에 대한 불안함은 없었나.
최낙타:
성격이 부정적인 편이라 매 순간 불안하다.(웃음) 예전에 비해 조금씩 올라가고 있다고 느끼지만, 그 다음 단계에 올라갈 수 있다는 게 보장된 것은 아니니까.

Q. 부정적인 성격이라고 했지만 노래는 달콤하다.
최낙타:
평소에 속 얘기를 안 하는 편이다. 친구에게도, 연인에게도 마찬가지다. 평소에 말하지 못했던, 어떻게 보면 찌질하고 창피하게 느껴지는 감정을 곡으로 쓰는 편이다. 내 생각이 많이 들어가 있긴 한데, 나를 접하는 사람들은 아마 의외라고 생각할 것이다.

▲최낙타(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Q. 어떤 뮤지션은 인터뷰에서 “노래를 통해 나를 드러내는 첫 순간이 어려웠다”는 얘기를 했다. 자기만의 일기장을 사람들이 읽어보는 것 같아 당황스럽기도 하고 반갑기도 했단다. 당신은 어떤가. 당신의 속내를, 당신을 아는 사람들이 읽게 되는 상황.
최낙타:
별로 좋지 않다. 불쾌하다는 뜻은 아닌데 어쨌든 내 감정을 들키는 느낌이긴 하다. 그래서 나는 사람들한테 내 노래는 다 픽션이라고 하는 편이다. 연애를 할 때에는 노래가 실제 감정이라고 말하는 게 상대에게 실례라고 느낀다. 내 얘기 아니라고 말하는 게 속이 편하다.

Q. 곡을 쓰다보면 기억하고 싶지 않은 감정이나 경험을 떠올려야 하는 상황이 불가피하게 발생하지 않나.
최낙타:
대부분 감정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면 그에 대한 노래를 쓴다. 그건 특정한 사건에 대한 감정일 수도 있고 당시에는 인지하지 못하고 지나쳤던, 사소한 감정일 때도 있다. 그런 순간들이 자주 오는 게 아니니까, 감정이 찾아오면 메모를 해놓거나 글을 써서 최대한 놓치지 않고 잡아두려고 한다. 억지로 끄집어내는 편은 아니다.

Q. 가장 최근에 써둔 메모는 무엇인지 혹시 얘기해줄 수 있나.
최낙타:
우선 내가 먼저 봐야겠다. 음… 어흑, 잠깐만.(웃음) 보통 단어로 메모를 해놓는데, ‘영화’에 대한 얘기가 있네. 영화 취향은 다다르고 영화를 보고 나서 얘기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는데. 영화를 보고 나서 작품에 대해서 하루 종일 얘기했던 날이 있었다. 내가 영화를 보며 느꼈던 감정, 상대방이 좋았던 장면, 왜 좋았는지, 장면에 담긴 의미가 무엇이었을지 얘기를 나눴다. 당시엔 마냥 좋았는데 돌아보니 신기한 경험처럼 느껴지더라. 모든 사람, 모든 연인과 그런 대화를 나눌 수 있지 않으니까.

Q. 과거의 감정을 살피는 게 마음 아픈 일처럼 느껴진다. 그 때의 감정이 아름답고 애틋하게 떠올라도, 변해버린 상황을 되돌릴 수는 없으니까.
최낙타:
너무 힘든 일이다. 지나간 일을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 어떤 때에는 곡을 안 써도 좋으니까 그런 생각이 안 났으면 좋겠다고 느낄 때도 있다. 혼자서 생각하는 시간이 많다보니 사소한 감정을 엄청나게 증폭시켜버리는 것 같다.

▲최낙타(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Q. 이번 음반 홍보 기사에 ‘싱어송라이터로서 방향성을 제시하는 음반’이라는 문구가 있었다. 어떤 의미인가.
최낙타:
그런 설명이 있었군.(웃음) 내가 어떤 장르의 음악을 내도 믿고 들을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는 게 목표다. 언젠가 내가 록을 한다거나 힙합을 해도, 그게 자연스럽게 느껴질 수 있을 만큼 커리어를 쌓고 싶다. 그리고 이번 음반이 내 안의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시작점이 될 것 같다.

Q. 지금의 이미지를 깨고 싶은 생각은 없나.
최낙타:
이미지에 얽매이고 싶지는 않다. 마흔 살이 훨씬 넘어서 ‘네가 너무 귀여워’라고 노래하면 몰입이 안 될 수 있으니까. 지금 이미지가 싫다는 뜻은 아니고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Q. 음반명이 ‘조각 하나’다. 최낙타를 이루고 있는 조각들 가운데서 가장 크고 중요한 것을 꼽으면 무엇인가.
최낙타:
나는 내 음악이 ‘와~ 이거 죽인다’는 반응을 얻는 종류의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평범하지만 신선한 아이디어가 있는 음악이라고 생각하고, 그게 좋다. 엄청 거창하거나 특별한 음악이 아니라 누구나 경험해본 감정을 노래하는 음악. 사랑에 대한 노래가 수도 없이 많지만, 우리가 실제로 느끼는 사랑이 노래처럼 그렇게 거창한가라는 생각을 했다. 내가 내린 결론은 이거다. ‘영화나 드라마처럼 아름다운 사랑은 많지 않아!’ 그래서 음악이 편안한 쪽으로 흘러가는 것 같다. 최낙타의 조각은 편안한 생각이다.

Q. 가수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조각은 무엇인가.
최낙타:
내 기준, 세계, 선이 뚜렷한 편이다. 남들의 영향을 받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고. 이를 테면 강연이나 힐링 서적, 나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웃음) 내 가장 좋은 장점이 될 수도 있고 단점이 될 수도 있을 텐데 내 선이 뚜렷하게 있다.

▲최낙타(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Q.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많은 영향을 준 사람은 누군가.
최낙타:
아버지, 어머니다.

Q. 그렇지 않아도 부친이 잘 알려진 정치인이다. 아까 가수의 길을 선택한 것이 놀랍다고 말한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나온 질문이었다. 당신에겐 처음부터 주어진 길이 있었을 것 같았거든.
최낙타:
편견 아니겠나. 모르겠다. 내가 모르는 세계가 있을지도…. 진로를 선택할 때 아버지의 반대는 전혀 없었다. 내가 워낙 하고 싶어 하던 일이니 열심히 하라고 응원해주시고 도움도 많이 주셨다. 내게 뭔가를 강요하는 게 아니라 내가 고민해야할 것들에 대해 화두를 던져주시는 편이다. 부담을 자의적으로 느끼게끔 하신다. 대단하다.

Q. 예를 들어서?
최낙타:
아버지가 한 번은 ‘너 나중에 나한테 용돈은 줄 수 있냐’라고 하신 적 있다. 장난으로 하신 말씀인지 고민을 던져주려고 하신 말씀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덕분에 (직업을 선택하는 게)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Q. 그 얘기를 듣고 나서 음악에 임하는 자세가 달라졌나.
최낙타:
음악만 열심히 하던 때와는 생각하는 각도가 달라졌다. 음악을 통해 돈을 벌고, 부모님에게 용돈을 드리고, 삶을 꾸린다는 것에 대한 고민을 그 때 처음 시작했다. 방향이 달라지는 건 아니지만, 시선의 차이를 인지하고 있는 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단독 공연을 앞두고 있다. 간단하게 소개를 부탁한다.
최낙타:
4월 22-23일, 이틀간 열린다. 오랜만에 여는 단독 공연이다. 그동안 쌓인 갈증이 있어서 이번 공연에는 욕심을 많이 부렸다. 기존곡들과 다른 스타일의 노래를, 다른 편곡으로 들려줄 계획인데, 관객들을 소름 돋게 만드는 걸 목표로 곡을 쓰고 있다. 그동안 밝은 이미지의 노래가 많았지만 이번에는 깊고 폭발적인 감정의 노래를 함께 들려드리려고 한다. 공연에 대한 고민이 즐겁기도 하고 어떤 면에서는 불안하기도 하지만, 빨리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크다. 내가 ‘쩐다’ ‘죽인다’ 스타일의 음악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번 공연을 통해 최낙타가 음악을 잘하는 뮤지션임을 각인시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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