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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트리플H “우리 잠재력, 우리도 몰라요”
입력 2017-05-12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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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트리플H(사진=큐브엔터테인먼트)

가수 현아는 트리플H의 첫 음반을 준비하면서 미국의 흑인음악 프로그램 ‘소울트레인’을 즐겨 봤다. 1971년부터 2006년까지 방영돼 웬만한 뮤지션들은 한번씩 거쳐간 프로그램. 펑크 음악의 전성기와 역사를 같이 한 덕분에 ‘소울트레인’의 장면 장면은 레트로를 내세운 트리플H에게 좋은 양분이 됐다.

트리플H는 현아가 소속사 후배 이던, 후이(펜타곤)와 함께 결성한 프로젝트 그룹이다. 지난 1일 첫 번째 미니음반 ‘199X’를 발매하고 데뷔했다. 음반명 ‘199X’는 1990년 레트로 풍에 미지수를 뜻하는 X를 더해 1990년대와 현재를 아우른다는 뜻이다. 음반의 시작에는 타이틀곡 ‘365프레쉬’가 있었다.

“‘365프레쉬’를 타이틀곡으로 결정하고 나서 수록곡 또한 1990년대 느낌으로 채우면 어떨까 얘기했어요. 레트로 음악을 현대적인 느낌으로 재해석하기로 했어요. (‘365프레쉬’에서 시도했던) 훵크는 60년대에 시작된 음악인데, 레트로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부터 궁금증이 많아져서 더 관심을 가졌어요. 무엇이 리얼 레트로인지는 아직도 찾아가는 단계인데, 몰랐던 분야에 관심이 생겼다는 것 자체가 재밌어요” (현아)

‘199X’는 단순히 복고 음악 혹은 복고적 비주얼의 재현에 머무르는 음반이 아니다. 트리플H는 디테일한 소품에서 세련됨을 가미해 현대적인 멋을 살렸다. 현아는 “작은 액세서리, 심지어 바지 길이를 약간만 달리해도 세련되더라”면서 “‘레트로는 이래야해’라고 정해놓기 보다, 음반을 준비하면서 우리 색깔을 찾아갔다”고 말했다.

“CD를 옛날 LP판 크기로 만들었어요. 색감을 정할 때도 흑백으로 갈지 전체적인 톤 앤 매너를 맞출지 굉장히 많이 고민했고요. 스타일링에 있어서는 요즘 유행하는 아이템을 많이 착용해서 보시는 분들이 따라하고 싶게끔 만들려고 했어요. 빈티지한 분위기의 영화를 많이 찾아보고 ‘소울트레인’도 많이 봤어요. 모두 같은 춤을 추는데 다른 느낌이 나고, 한편으로는 무도회장에서 댄스 배틀을 하는 듯한 느낌이 나는데 서로 즐기고 있고. 그런 무대 연출이 재밌더라고요.” (현아)

▲그룹 트리플H(사진=큐브엔터테인먼트)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은 음반에 쓰인 가사다. ‘미쳐’, ‘싫어’ 등 포미닛 활동 시절 발표한 노래부터 “같잖은 편견 속에 날 맞추지 마. 재미없어”라는 일갈이 돋보인 ‘어때’와 같이 현아는 주로 직접적이고 직관적인 가사를 노래해 왔다. 반면 ‘199X’에는 직설은 물러나고 대신 비유와 상징이 들어섰다.

“저는 간단명료하고 정확한 걸 좋아해요. 무대 위에서도 둥글둥글한 것보다는 직선이 잘 어울리는 캐릭터를 연출해 왔고요. 그동안에는 자신 있는 것들을 찾아서 했는데, 이번에는 혼자서는 하기 어려웠던 것들을 두 멤버들과 함께 시도할 수 있었어요. 머리가 하나였다면 나오지 않았을 아이디어가 쉽게, 재밌게 쏟아졌어요.” (현아)

즐겁게 작업한 노래지만 타이틀곡 ‘365프레쉬’의 뮤직비디오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장면 때문에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소속사 측은 “청춘의 방황을 그렸다”고 설명했지만, 각자의 스웨그를 드러내는 가사 내용과는 방향성이 맞지 않아 보였다.

“감독님께서 ‘세 명의 내러티브를 기반으로 이미지화된 뮤직비디오를 찍어보고 싶다’고 말씀하셨어요. 청춘 영화 소재로 해서 만들어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하시면서 세 명의 캐릭터를 잡아주셨죠. 마지막에 저희가 함께 뛰어내리는 장면에서 많이들 놀라시더라고요. 그걸 보고 저도 놀랐어요.(웃음) 음악적인 설정이 이미지로 표현됐다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아요. 새로움을 찾아가는 일탈, 도피 느낌의 연출이에요. 감독님께서는 뮤직비디오를 20-30분짜리 작품으로 만들어서 영화제에 출품하고 싶다는 얘기도 하셨어요.” (현아)

▲그룹 트리플H(사진=큐브엔터테인먼트)

현아가 음반에 대해 프로페셔널한 모습으로 설명을 이어가는 동안 데뷔 7개월 차 파트너 후이와 이던은 눈빛을 반짝이며 경청했다. 가끔 두 사람에게 질문이 향하면 짐짓 여유로운 태도로 하지만 성실하게 답변했다. 많은 단어를 쏟아내고자 하는 의욕 아래에서 신인 특유의 풋풋함과 일면의 긴장감도 엿볼 수 있었다.

단편적인 예로, 후이는 화보 촬영 일화를 얘기하던 중 현아에 대해 “내가 태어나서 본 사람 중에 사진을 가장 잘 찍는 사람”이라고 귀여운 감탄을 연발해 취재진을 웃게 만들었다. 뮤직비디오에서 보여준 ‘똘끼’ 충만한 표정은 온데간데없고 병아리 같은 얼굴로 현아와의 작업에 대해 얘기했다.

“‘199X’를 작업하면서 음반 하나에 엄청나게 많은 노력과 관심이 들어간다는 걸 알게 됐어요. 지금과 같은 정도로 음반 제작에 참여할 기회가 많지 않았서 잘 몰랐거든요. 많은 걸 배워갑니다. 나중에는 저희 손으로 하나하나 세세하게 챙겨가면서 좋은 음반을 만들고 싶어요” (이던)
“얼마 전 셋이서 화보를 찍은 적이 있거든요. 저는 경험이 많지 않아서 포즈를 취하는 게 어렵더라고요. 그러다가 누나가 사진 찍는 걸 봤는데, 태어나서 본 사람 중에 사진을 가장 잘 찍는 거예요! 누나는 타고난 끼와 노력한 끼가 같이 있는 것 같아요. 그 이후로 생각이 많아졌어요.” (후이)

현아는 “아직 활동 경력이 많지 않아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 두 사람 모두 독특한 매력을 갖고 있다”고 화답했다. 작사, 작곡이 가능한 멤버들이라 배울 점도 많단다.

“두 사람 다 성격이 독특해요. 제가 제법 긴 시간동안 활동을 했잖아요. 두 분이 제게 밀리지 않고 함께 무대에 있을 수 있다는 건 두 분이 세다는 의미에요. 특히 이던은 가끔 ‘현아 누나가 무섭다’라고 얘기하는데, 그렇게 말할 수 있다는 것부터가 제가 무섭지 않다는 증거 아니겠어요?” (현아)
“누나, 무서워요. (웃음) 세 보이잖아요. 포스도 강하고. 그런데 누나를 알아가다 보면 굉장히 귀엽고 웃겨요. 무서울 때요? 일할 때죠. 평소 모습과는 달라요. 프로페셔널하고 빈틈이 없어요. 무섭도록 멋있다는 말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이던)

▲그룹 트리플H(사진=큐브엔터테인먼트)

연년생 또래 친구들이면서도 10년의 경력 차를 둔 독특한 멤버 조합. 후이와 이던은 동료이자 대선배인 현아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10년 뒤를 설계하게 됐다.

“10년 뒤엔 자연스러운 저의 영역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하는 음악과 행동, 말투, 패션… 모든 분야에서 내 영역을 갖고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이던)
“데뷔를 하고 나니까 정말 바쁘고 정신이 없더라고요. 스태프 분들에게 식사 하셨냐는 인사라도 꼭 챙기려고 하는데 쉽지 않을 때가 많아요. 그런데 누나는 항상 챙겨요. 저희보다 더 바쁜 데도요. 저도 이렇게 따뜻한 사람, 진심이 느껴지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요.” (후이)

감회가 새로운 것은 선배 현아도 마찬가지. 그는 스스로 “신기하게 만들어진 팀”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예상하지 못했던 길을 가고 있기에 매 순간이 발견과 발전으로 채워지고 있단다.

“처음에는 파트 배분을 하는 것도 어려웠고 안무를 할 때도 제가 자꾸 남자 춤을 따라 추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런데 막막하던 부분이 연습을 하면서 해결되더라고요. 스스로에 대해 계속해서 재발견을 있는 중이에요. 저희의 잠재력이 얼마나 크게 터질지는 모르겠지만 최대한 많이 끌어 올려 보려고요.” (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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