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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Z시선] 넥플릿스-극장 싸움에 ‘옥자’ 등 터진다…NEW의 계륵되나
입력 2017-06-02 17:58   

(사진=넷플릭스 제공)

영화 ‘옥자’의 극장 개봉을 두고 국내 극장 업체들과 넷플릭스가 충돌했다. 칸국제영화제에 이어 ‘옥자’의 시련은 진행 중이다.

국내 극장들은 ‘옥자’가 극장 생태계를 해친다고 주장한다. 극장과 온라인 동시 상영이라는 ‘옥자’의 유통 방식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홀드백(hold back) 기간(영화가 극장 상영 후 IPTV 등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할 때까지 걸리는 최소 상영 기간)이 3주로 짧은 편.(미국 90일, 프랑스 3년) 그런데 넷플릭스는 이마저도 없다. 영화 유통 질서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고 극장이 우려하는 이유다.

이에 대해 가장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건, 국내 최대 극장 체인 CGV다. 해당사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극장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개봉 일자를 발표하고 온라인과의 동시 개봉을 추진하는 것은 국내 영화산업 질서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현재 CGV는 일정 기간 극장에서 개봉한 뒤 온라인에서 서비스하는 기존의 유통 구조를 존중해달라고 넷플릭스 측에 요구한 상태다. 이러한 요구가 지켜지지 않을 경우, ‘옥자’를 보이콧 할 수 있다는 뜻이다.

▲2000여 석 칸 뤼미에르 대극장이 후끈 후끈, 봉!

롯데시네마 역시 상황을 예의 주시 중이다. 롯데시네마 측은 “극장 상영 규모는 보통 개봉 1~2주 전에 윤곽이 드러난다. 그런데 ‘옥자’는 경우 한 달 전부터 관련 이슈가 튀어나왔다. 현재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것은 협의 중이라는 말 밖에 없다”라며 “배급사에 홀드백 기간을 충분히 둬야 한다는 제안을 해놓은 상태”라고 전했다.

메가박스 측은 “아직 검토 중인 사항이다. 결정된 건 아직 없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흥미롭게도 ‘옥자’를 배급하는 곳은 극장 체인이 없는 NEW다. 여러 배급사와의 경쟁에서 봉준호 감독 영화 배급권을 따냈지만, ‘옥자’가 계륵이 될 수 있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아이러니다.

‘옥자’를 둘러싼 지금의 논란은 시대에 변화에 따른 영화 플랫폼 변화에 대한 화두도 던진다. 플랫폼의 자연스러운 변화일까, 영화 생태 질서의 파괴일까.

이를 두고 봉준호 감독은 앞서 “결국 스트리밍과 극장은 공존하게 될 것이다. 어떻게 공존하느냐가 문제이며 이번 사건이 시작점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1960년대 프랑스 영화를 봤는데 극 중 영화감독이 ‘시네마는 죽었어, TV가 나왔기 때문이아’라는 대사를 하더라. 그때는 그랬지만 몇 십 년이 지난 지금은 모두가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지 않나. 지금 마음 편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래서 영화사에 ‘옥자’는 어떻게 기록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