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프로듀:썰] ‘붐붐파워’ 전진실 작가① “노력파 붐, 가성비 좋은 최고 예능인”
입력 2017-06-20 14:19    수정 2017-07-03 16:15

▲전진실 작가(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붐붐파워’는 딱 그거예요. 노래-DJ-청취자 삼위일체면 되죠.”

매일 오후 4시만 되면 청취자를 들썩이게 하는 마성의 DJ가 있다. “읏~짜” 한 마디로 정체성을 드러내는가 하면, 노래가 나오는 내내 끊임없이 ‘추임새’를 넣는다. 혹자는 ‘싼티’가 난다고도 하지만 일단 한 번 들어보면 마성의 매력에 빠지게 된다. 바로 붐의 이야기다.

붐은 기존 SBS러브FM ‘드라이빙 클럽’에서 파워FM으로 새 둥지를 틀어 ‘붐의 붐붐파워’(이하 붐붐파워)를 신명나게 이끌어나가고 있다. 게스트 하나 없이 2시간 방송을 빼곡히 채워나가는, 파이팅 가득한 붐만의 힘은 어느새 관성적으로 파워FM을 듣던 청취자들을 하나둘씩 매료시키고 있다.

그런 붐과 함께 ‘붐붐파워’를 이끌고 있는 방송작가 전진실은 치열한 방송 세계에서 베테랑 중의 베테랑으로 통한다. ‘붐붐파워’의 핵심인 노래와 DJ, 청취자의 삼위일체는 매 회마다 수십여 가지의 코너를 진행하는 전진실 작가의 저력이 뒷받침되기에 가능한 일. 늘 고민을 아끼지 않는 붐의 환상의 짝꿍, 전진실 작가를 만나 ‘붐붐파워’와 방송작가 세계를 들여다봤다.

Q. ‘붐붐파워’가 파워FM으로 오고 인기가 좋아요.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것 같은데.
전진실 작가(이하 전진실):
하하. 저희도 조금 당황하고 있어요. 사실 러브FM에 있을 땐 ‘컬투쇼’에 가려져서, 저희 하고 싶은 걸 마음대로 하는 마이너 느낌이었는데, 갑작스럽게 옮기게 돼서 조금 걱정했었거든요. 하지만 일단 파워FM은 들어주시는 분들이 절대적으로 많아서 정말 좋아요. 러브FM 때 들어주셨던 분들은 저희와 가족 같은 관계라 먼저 찾아와주시더라고요. 정말 감사할 따름이에요.

Q. 붐의 반응도 궁금해요.
전진실:
붐도 놀라고 있죠. 작은 코너를 진행하는 건데도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니까요(웃음). 사실 저희가 이 시간대에 들어오는 것에 자신이 있었어요. 일단 재밌잖아요. 하지만 게스트가 없어서 기사도 안 나고 실시간 검색어에도 오르지 않을까봐 걱정이었거든요. 그래서 더 열심히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인기를 끌고 있는 ‘붐의 붐붐파워’(사진=SBS파워FM ‘붐의 붐붐파워’ 홈페이지)

Q. ‘붐붐파워’를 이끌어가는 붐의 입담도 돋보여요. 쉴 새 없는 추임새가 옛날 나이트의 DJ같다는 평을 받기도 하던데.
전진실:
맞아요. 저희가 지향하는 바예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건, 붐이 우리나라 그 어떤 연예인보다도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에 이르는 가요를 많이 알고 있다는 거예요. 아는 수준이 아니라 앨범의 수록곡은 물론 안무와 가사까지도 통달하고 있어요. 저희 프로그램은 붐이 선곡도 다 하거든요. 붐이 선곡해서 PD에게 전달하면 리믹스 버전을 찾거나 클린 버전을 논의할 건지 등의 이야기만 나누는 편이에요. 수록곡은 전적으로 붐의 영역이거든요.

Q. 기본적으로 댄스 장르를 많이 선곡하는 것 같아요.
전진실:
붐이 마음만큼은 H.O.T.거든요(웃음). 파이팅 넘치게 하려고 신나는 곡이 아니면 틀지를 않는 편이에요. 마지막 곡은 항상 조금 느린 템포의 곡으로 틀곤 하는데, 그때쯤 되면 청취자들이 벌써 문 닫을 시간이냐고 아쉬워해요.

Q. 게스트가 없는 만큼 DJ가 느끼는 부담감도 있을 법 한데.
전진실:
글쎄, 그런 것 같진 않아요. 지금 흐름상으로는 게스트를 부를 자리가 없거든요. 석 달에 한 번씩 하는 공개방송에서 청취자 분들과 함께 방송을 진행할 때 게스트를 부른 적이 있기는 해요. 김현정 씨와 다이나믹듀오, 유현상 씨와 이특 씨와 함께 했는데 다들 청취자 분들의 남다른 흥과 리액션에 감동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저희는 게스트가 와도 토크 없이 노래만 부르고 가요. 이자연 씨도 지난번에 드레스 입고 풀 메이크업을 하고 왔었는데,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고 노래만 하고 나갔었어요(웃음). 이런 것 외에는 기존의 흐름을 깨지 않는 선에서 ‘초대석’ 코너를 생각하고 있어요. 대상은, 저희 라디오 부스를 지나가는 다른 분들이죠.

Q. 가장 염두에 둔 사람은 누군가요.
전진실:
1차로 노리고 있는 분은 김흥국, 양세형이요. 저희 부스를 지나갈 때 가끔씩 인사를 하곤 하는데, 망설이지 말고 그냥 들어와 주면 좋겠어요. 하하. 하지만 저흰 게스트가 없는 대신 청취자 분들이 정말 중요하거든요. 게스트 몫까지 청취자가 해줘야 하는 거예요. ‘붐붐파워’는 노래와 청취자, DJ 셋이서 다 하는 프로그램이거든요. 청취자 댓글이 정말 중요해요. 곡 선정은 붐의 영역이지만 웃긴 댓글은 꼭 살리려고 하거든요. 그래서인지 문자나 고릴라(SBS 온라인 라디오 청취 프로그램)에 웃긴 분들이 모여요. 사연이 아닌, 오로지 드립(말장난)으로만요.

▲전진실 작가(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Q. 청취자들의 활약을 더 소개해본다면.
전진실:
저희 청취자들은 코너를 직접 제안하기도 해요. 저희에게 ‘낑겨 낑겨’라는 코너가 있는데, 노래가 끝나고 광고가 나오는 순간에 도착하는 문자에 상을 드리는 거예요. 이런 건 청취자 분들의 아이디어죠. 이것 말고도 힙합곡을 틀 땐 본인의 힙합 네임을 만드는 거라던가, 걸그룹 노래를 틀 때 서로 자기가 센터라면서 전쟁 아닌 전쟁이 일어나기도 해요. 그 노래가 끝날 때 도착하는 문자의 주인공이 센터가 되는 거고요. 이런 식으로 거의 매 노래마다 코너가 진행되죠. 정말, 청취자 분들이 저희 방송의 게스트인 셈이에요.

Q. 가장 궁금한 건 붐의 추임새예요. 노래 중에 이어지는 끝없는 추임새는 대본인가요, 아니면 본인의 ‘드립’인가요?(웃음)
전진실:
기본적으로 모든 ‘드립’은 붐이 치는 거예요. 원고도 없고 대본도 없어요. 노래가 나오면 그런 추임새를 본인이 다 넣어요. 문자가 올 때면 저희가 어떤 식으로 답할 건지를 프롬프터에 읽긴 하지만 붐이 읽고 싶으면 읽고 아니면 말고 하는 식이에요. 저희는 대본대로 진행이 안 되는 편이 많거든요. 즉흥적으로 많이 바뀌는 편이에요.

Q. 보통 방송은 철저히 대본으로 진행되는데, 라디오를 즉흥적으로 하면 힘든 부분이 많을 것 같아요.
전진실:
어떨 땐 정신이 없기도 해요. ‘붐붐파워’에는 평균적으로 문자가 8000개에서 1만개 정도 와요. 문자와 관련된 이벤트나 실검 코너를 할 땐 2만 5600개 정도가 온 적도 있어요. 그래서 모든 문자를 뚫어지게 보다 보니, 라디오를 하면서 제 시력이 좀 나빠졌어요(웃음). 동시다발적으로 2개 코너를 한 번에 진행할 때도 있거든요. 예를 들면, 이행시를 하면서도 중간에 청취자 분들이 심심하실까봐 효과음 코너도 진행하고 하는 거죠. 그러면 저희도 한 번에 여러 개의 모니터를 보면서 추이를 살피는 거예요. 정신이 없을 때도 많아요.

Q. 그렇게 일을 하다 보면 정말 바쁠 것 같아요.
전진실:
무엇보다도 고생하는 건 붐이죠. 모든 노래에 멘트를 하고 춤도 추고 해요. 붐은 광고가 나올 때도 쉬지 않아요. 녹음 시간도, 다른 라디오 방송의 경우 2시간 방송에 1시간 정도만 할애해요. 녹음 때에는 굳이 노래를 안 듣고 넘어가거든요. 하지만 저희는 노래를 안 들을 수가 없어요. 2시간 방송을 녹음하면 저희는 대략 1시간 50분 정도 걸려요. 그걸 끌고 나가는 붐의 에너지가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요. 붐은 정말, 우리나라에서 가장 가성비 좋은 방송인이에요. 국내에 비교할 자가 없을 정도로.

▲프로그램 인기에 힘 입어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방송인 붐(사진=붐 인스타그램)

Q. 붐이 ‘붐붐파워’를 통해 얻는 것도 많아 보여요. 전반적인 호감을 쌓은 느낌이죠.
전진실:
맞아요. 보통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여성분들이 우리나라 문화를 ‘하드캐리’하는데, 이런 분들이 붐을 좋아하는 게 들킬까봐 숨어서 듣는다는 문자를 보내기도 해요. 부끄럽지만 듣다보면 빠져든다고 할까요? 하하. 붐이 ‘스타킹’을 할 땐 대국민 호감도가 있었지만 팬은 없는 편이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팬이 생겼죠. 붐을 아끼는 팬층이 생겨서 붐이 정말 고마워하고 있어요. “내가 이런 호사를 누려도 되나”하면서요(웃음). 가끔 청취자들이 SBS 방송국에 찾아오셔서, 라디오 부스가 있는 1층에서 붐을 기다려줄 때도 있어요. 선물도 건네주고 사진도 찍으면서 미니 팬미팅이 열릴 때도 있죠.

Q. 그 정도면 아이돌 급 인기인데요(웃음).
전진실:
팬들이 늘다보니 다양한 일들이 생기는 것 같아요. 팬 분들이, 붐이 좋아하는 미담을 써주기도 해요(웃음). 붐이 사실은 미담 사냥꾼이거든요. 미담이 정말 많아요. 팬들이 모여서 식사를 하는데 붐이 생방송 스케줄 때문에 참석을 못한 일이 있었는데, 대신 미리 식당을 방문해서 밥값을 결제할 수 있게 카드를 맡기고 간 일이 있어요. 그 외에도 공항에서 다른 분들의 편의를 봐줬다든가… 이런 걸 사연으로 받으면 바로 전화를 연결해요. 미담이니까요(웃음).

Q. 즉석에서, 즉각적으로 전화연결까지 바로 이어지나 봐요.
전진실:
저희는 전화연결을 중간 중간 많이 해요. 다른 방송사 직원이 듣고 있다고 문자오면 바로 전화연결을 하고, 어린이날 전날 즈음에는, 전운이 감도는 놀이공원 직원 분과 전화연결을 하기도 했죠. 예전에 온 문자를 읽으면서 지금 이 라디오를 듣고 있으면 연락을 달라고 해서 상품도 주고… 정말 코너가 70개는 훌쩍 넘어요. 요즘에는 도형만 이용해서 그림을 설명하는 ‘다붐치’(다빈치와 붐의 결합어) 코너를 밀고 있는데, 얼마 전에 초등학교 선생님인 청취자가 학생들과 그걸 함께 해봤대요. 정말 긍정적인 효과죠.

Q. 코너 아이디어는 보통 어디서 얻나요?
전진실:
즉흥적으로 하기도 하고, 저희가 먼저 생각해본 뒤 붐에게 물어볼 때도 있어요. 같이 이야기해서 만들기도 하고요. 운동 타임부터 붐 다방, 다단계 라디오, 이만호 과장 코너 등등 셀 수 없이 많아서 저희 붐파고(이하나 작가)의 하드가 터져나가고 있어요(웃음).

▲방송인 붐(사진=붐 인스타그램)

Q. 코너만큼이나 인기가 좋은 건 역시 붐의 추임새 같아요. 뜬금없이 웃음이 날 포인트를 주니까요.
전진실:
처음엔 노래에 왜 이렇게 말을 하냐는 청취자 분들도 많았는데 이제는 다른 라디오를 들으면 심심하시대요. 확실한 건, 저희는 감상하는 라디오는 아니에요. 함께 ‘떼창’하는 라디오죠. 게스트가 곧 청취자예요. 노래와 DJ 붐, 청취자 삼위일체로 이뤄지죠. 물론 붐의 노력도 상당해요.

Q. 예를 들면 어떤?
전진실:
붐은 추임새를 다 휴대전화에 적어놓고 저장해놔요. ‘쉐끼루 붐’ 같은 그런 말들이 정말 많이 있어요. 그것 말고도 새벽 4시까지 선곡을 해서 저희에게 보내주죠. 붐이 정말 노력파인 게, 방송에서 부는 가짜 색소폰 소품이 있는데 그것도 직접 사왔어요. 드라이아이스 기계와 조명도 직접 구비해왔죠. 모형 바이올린도 있는데 그것도 본인 소장품이에요. 그런 투자를 절대 아끼지 않죠. 붐은 항상 고민해요. ‘뭘 할 수 있을까’하고요.

Q. 붐에 대한 애정이 정말 많은 것 같아요.
전진실:
방송인으로서도 두말할 것 없지만, 개인적으로 붐을 오랜 기간 알아왔거든요. 붐은, 정말 가정교육을 잘 받은 착한 청년이에요. 집안 자체가 화목하고 딸 같은 아들이죠. 마음이 약해서, 살면서 누구에게 모진 소리도 못 해본 캐릭터예요. 기본적으로 심성이 착하고 어른들에게도 잘 하고. 술도 못 마셔서 저희는 회식할 때 뷔페를 가요. 한 번은 수다를 떨다가 뷔페 폐장시간까지 있던 적도 없어요. 제가 가져본 회식 중 가장 재밌던 게 양세찬과 붐이 함께 진행을 본 회식이었어요. 술 안 마신 맨 정신인데도 흥이 그렇게 많을 수가 없어요(웃음).

Q. 그런 붐이니까 ‘붐붐파워’를 진행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전진실:
맞아요. 붐은 정말 잘됐으면 좋겠어요. 라디오 덕에 요새는 관계자들의 인식도 달라져서 섭외도 많이 받고 있어요. 방송인으로서 붐의 장점은 명확하거든요. 코너의 웃긴 포인트를 바로 캐치하고, 본인이 망가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아요. 어떤 식으로 웃겨야 할지를 알고 있죠. 그리고 자기는 비하해도 남은 결코 비하하지 않죠. 이경규와 강호동, 김구라에게 골고루 개그를 잘 배웠어요. 선배 개그맨에게도 잘 하고 형, 동생 모두에게 잘 해요. 기본적으로 붐은, 정말 재밌는 사람이에요. (인터뷰 ②로 이어집니다)

▲전진실 작가(사진=윤예진 기자 yoo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