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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설움과 화는 이제 더이상 남아있지 않아요” (종합)
입력 2017-12-10 16:51   

▲그룹 방탄소년단(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마이크드롭(MIC Drop)’은 저희의 설움, 화를 정리하려는 의도로 시작한 노래입니다. 그런데 이제 우리에게 그것들이 더 이상 남아 있지 않은 것 같았어요. 그래서 힘을 빼고, 즐겁게 썼습니다.” (방탄소년단 RM)

‘흙수저’는 긴 시간 그룹 방탄소년단을 설명하는 중요한 키워드였다. ‘중소 기획사 출신’이라는 꼬리표는 결과론적으로 그들의 성공과 성장을 더욱 드라마틱한 것으로 만들어줬지만 때론 대형 기획사의 힙합 그룹 멤버에게 ‘저격’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방탄소년단은 분노와 설움을 모두 떠나 보냈다. 그리고 말한다. “저희는 더 이상 슬프거나 아프지 않습니다. 당당하고 자랑스럽습니다.”(2017 MAMA ‘올해의 가수’ 수상 소감)

방탄소년단은 10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동에 위치한 고척 스카이돔에서 월드투어 ‘BTS 라이브 트릴로지 에피소드 3 더 윙스 투어 더 파이널(BTS LIVE TRILOGY EPISODE 3 THE WINGS TOUR THE FINAL)’ 마지막 공연 개최 기념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을 만났다. 이날 현장에는 방탄소년단의 제작자 방시혁 프로듀서가 함께 했다.

▲보이그룹 방탄소년단(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지난달 유니세프와 공동 프로젝트 론칭 기념 기자회견 이후 약 한 달 여 만에 취재진을 만나는 자리. 그 사이 방탄소년단은 미국 3대 음악 시상식 중 하나로 꼽히는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 아시아권 가수 중 유일하게 참석해 신곡 ‘DNA’로 공연했다. 이후 발표한 ‘마이크 드롭(MIC DROP)’ 리믹스 음원으로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100에 28위로 데뷔하기도 했다. K팝 그룹이 보유한 최고 순위 기록이다.

멤버 슈가는 “감격스럽다”고 소회를 털어놨다. 그는 “10년 넘게 빌보드 차트 순위를 확인하곤 했는데 (우리 이름이 있으니) 신기하다. 말이 되는가 싶다. 팬 여러분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특히 고무적인 것은 이들의 성공이 해외 진출을 의도한 전략에서 출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방탄소년단은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를 비롯한 다수의 쇼에서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노래했다. ‘엘렌 쇼’ 등 유명 토크쇼 출연 역시 방탄소년단 측에서 타진한 것이 아니라 프로그램 쪽의 초대로 이뤄졌다.

방시혁 프로듀서는 이들의 음악과 메시지가 진입 장벽을 낮춰준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방탄소년단은 흑인 음악 기반의 음악을 사랑하고 또 그러한 음악을 하고 있다. 이것이 장르적으로 친숙하게 다가간 것 같다”면서 “가사에는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 진정성을 지키고 있다”면서 “이것들이 조화돼 진입

▲방시혁 프로듀서(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세계 시장에서의 위상은 달라졌지만 방탄소년단의 본질은 달라지지 않았다. 방시혁 프로듀서는 “K팝 고유의 가치를 지키는 것이 산업적으로 의미가 있다. 우리는 하던 것을 열심히, 또 잘하자는 생각”이라면서 “그 다음 길은 팬들이 열어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의 멤버 RM 역시 ”책임감은 가지되 전략적으로 뭔가를 해야 겠다는 생각은 가급적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전했다.

다만 과거 방탄소년단을 누르던 분노와 설움은 이제 씻어 보냈다. RM은 이번 콘서트에서 ‘봄날’의 가사 ‘여긴 온통 겨울 뿐’을 ‘저긴 온통 겨울 뿐’으로 개사해 불렀다. 멤버들과 함께 겨울을 뚫고 나왔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첫 공연 날 ‘본 싱어(Born Singer)’를 부르며 눈물을 흘렸던 그는 “가장 힘든 시기에 쓴 곡이다. 그 노래를 부르며 멤버들을 보는데 과거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치며 눈물이 났다”고 털어놨다.

콘서트를 마친 방탄소년단은 다음 음반 준비에 들어간다. 올해 시작한 ‘러브 유어 셀프(Love Yourself)’ 시리즈의 다음 음반이다. 새로운 컬래버레이션 또한 협의 중이다. 슈가는 “의외의 컬래버레이션이 있을 수 있다”고 귀띔하며 “많은 기대와 관심 부탁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