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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금성 사건’→‘공작’, 실화 스파이물이 주는 전율(종합)
입력 2018-07-31 17:49    수정 2018-08-01 08:26

▲주지훈, 이성민, 윤종빈, 황정민, 조진웅(사진=고아라 기자 iknow@)

제71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된 영화 ‘공작’이 국내에서 베일을 벗었다.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공작’ 언론시사회에서는 윤종빈 감독, 배우 황정민, 이성민, 조진웅, 주지훈 등이 참석했다.

‘공작’은 1993년, 북한 핵 개발을 둘러싸고 한반도의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라는 명령을 받은 안기부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첩보극으로, CJ엔터테인먼트가 배급을 맡은 영화다.

‘용서받지 못한 자’부터 ‘비스티보이즈’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군도: 민란의 시대’까지 가장 한국적인 현실을 영화적 세계로 선보였던 윤종빈 감독이 그리는 스파이 영화 ‘공작’은 첩보 장르의 재미는 물론 분단국가의 드라마틱한 이면을 생생하게 담아내며 칸뿐만 아니라 국내 관객도 사로잡을 예정이다.

북한 고위층에 침입하라는 명령을 받은 암호명 ‘흑금성’ 박석영 역을 맡은 배우 황정민은 실제 북파 간첩의 실화를 알게 된 소감으로 “이 영화의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 든 느낌은 ‘헐’이었다. 내가 1990년대를 안 산 것도 아닌데 이 사실을 모르고 지나온 게 스스로 창피했고, 뉴스화되지 않고 지나갔다는 것도 놀라웠다. 나 말고 모르는 사람이 많을 것이기 때문에 관객에게 알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주지훈, 이성민, 윤종빈, 황정민, 조진웅(사진=고아라 기자 iknow@)

픽션이 가미된 부분도 있지만, 이 영화는 실제 1997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당시 김대중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해 안기부가 주도한 일명 ‘흑금성 사건’을 모티프로한 작품이다. 특히 윤종빈 감독이 이 영화를 막 시작했을 당시엔 영화계 블랙리스트가 공공연하게 드러나던 시기였다. 윤종빈 감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기부의 실화 사실을 다룬 것에 대해 “다들 괜찮겠냐고 물어봤다. 그때 나는 ‘2년 반 후면 대선인데 어떻게 되겠죠’ 하면서 썼다. 영화 제목도 원래 실제 스파이 이름인 ‘흑금성’으로 하려고 했는데, 외부에 감추기 위해 ‘공작’으로 우리끼리 부르다가 진짜 ‘공작’이 되었다. 다행이란 말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촬영을 한 달 앞두고 촛불 집회가 일어났다”라며 당시 상황을 공개했다.

다만 현재 남북의 관계는 종전선언이 언급될 정도로 온풍이 부는 상황이다. 조진웅은 영화의 상황과 달리 현재 남북의 상황이 좋은 것에 대해 “배우들이라고 달리 생각을 하는 건 아니다. 현재 평화의 국면으로 들어가고 있는데, 모든 국민들의 숙원이지 않았나. 너무나 기쁘다. 어떻게 본다면 우리 이야기가 맹점을 짚고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는 의견을 전했다.

영화에 북한 장면이 많이 등장하는 만큼 북한의 모습을 재현하는 것도 고생스러운 일이었다. 윤종빈 감독은 “‘공작’을 만들 때 북한을 재현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였다. 우스갯소리로 ‘왜 한국영화에는 남파 간첩 얘기만 하고 북파 간첩 얘기는 없지?’라는 말이 있는데, 알고 보니 돈이 굉장히 많이 들어서 안 한다고 하더라. 그런데 나는 하면서 알았다. 북한을 실제 촬영을 할 수 없으니까 북한과 비슷한 연변 지역에 가거나 북한 촬영이 가능한 해외팀의 소스를 얻어 합성도 하고, 세트를 만들어서 사용했다. 많은 제작비를 투입해서 완성시켰다”라고 말했다.

한편, ‘공작’은 오는 8월 8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