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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차 DIVA” 박기영이 사회에 건네는 강력한 경고이자 응원 ‘리:플레이’(종합)
입력 2018-10-15 20:31    수정 2018-10-16 08:18

(사진=문라이트퍼플플레이)

가수 박기영이 사회를 힘들게 하는 대상들을 향해 강력한 경고를 전한다. 특히 기존 대중들이 알고 있는 ‘발라더’ 박기영이 아닌 블루스와 일렉트로닉을 결합한 음악으로 자신의 모습 있는 그대로를 드러낸다.

15일 서울 성동구 행당동 엔터식스 한양대점 메두사홀에서 박기영의 정규 8집 ‘리:플레이(Re:Play)’ 발매 쇼케이스가 진행됐다.

이번 앨범 ‘Re:Play’는 박기영이 8년 만에 발매하는 정규 앨범이다. 2010년 7집 정규 앨범 이후 박기영은 육아에 전념했다. 그는 “공백이 생기고 뮤지션으로서 삶이 중지 됐다. 다시는 음반이나 무대 활동을 다시 하지 못 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마음 속에 ‘나’가 꿈틀거리더라”라며, 지난해 ‘사계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다시 음악 작업을 하게 됐다고 운을 뗐다.

앨범에는 타이틀곡 ‘아이 개이브 유(I gave you)’를 포함해 선공개곡 ‘하이히츠(High Hits)’ 등 7곡의 신곡과 ‘사계 프로젝트’를 통해 발표한 싱글 중 ‘거짓말’, ‘걸음 걸음’, ‘스모키(Smokie)’ 윈곡의 ‘이프 유 씽크 유 노우 하우 투 러브 미(If You Think You Know How To Love Me)’ 커버 까지 총 10곡이 담겼다. 이들 곡을 통해 일렉트로닉 장르 뿐 아니라 포크ㆍ록ㆍ블루스ㆍ소울 등 데뷔 20년 차 뮤지션 박기영의 다양하고 깊어진 음악을 한눈에 만날 수 있다. ‘걸음걸음’과 커버곡을 제외한 모든 곡을 박기영이 작사ㆍ작곡ㆍ프로듀싱 했다.

타이틀 ‘I gave you’는 ‘한’의 정서가 담긴 블루스와 최신 트렌드인 일렉트로닉이 절망을 표현하는 박기영의 목소리와 만나 강한 인상을 남긴다. 직접 작사ㆍ작곡를 맡은 박기영은 이 노래를 통해 더 이상 나빠질 수 없을 것만 같은 상황에 빠져 절규하는 목소리를 들려준다.

박기영은 ‘I gave you’에 대해 “너무나 지친 한 사람의 아침부터 저녁까지의 이야기를 스스로 사실적으로 표현한 곡”이라며 “아름답게 포장하거나 멋있어 보이려 하지 않고 구토하듯이 드러낸 가사와 장르의 조합에 가장 신경썼다”고 소개했다.

(사진=문라이트퍼플플레이)

이에 이번 앨범에는 박기영이 평소 생각해왔던 세월호ㆍ위안부 할머니에 대한 메시지도 담겨있다. 박기영은 대중이 기대하는 자신의 모습 대신 강한 사회적 메시지와 거친 감성을 담은 이유에 대해 “이제는 들어주길 바라면서 내는 앨범이 아니라 어차피 다 듣지 못 할테니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을 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자주적인 음악으로 나아가려고 한다”며 “사실 우리는 행복하지 않다. 삶은 고통이고, 행복의 순간은 잠깐이다.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들인 가족ㆍ진리ㆍ성취하고자 하는 목표를 위해 달려가는데, 그 과정은 행복하지 않다. 잠깐의 행복 하나로 고통을 이겨내는 것이다. 이런 감정에 대해 거짓말 하고 싶지 않았다”라며 자신의 음악적 견해를 꺼내놨다.

그러면서 박기영은 첫 번째 트랙인 ‘스탑(STOP)’에서 겨냥하는 대상이 “확실하게 있다”며 “특정 집단을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 쓰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데, 사회 약자들이 기득권들에 의해 짓밟힌다. 하지만 웬만한 절규는 사람들이 들여다보지 않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라든지, 기업화되어 종교의 역할을 하지 못 하는 교회들을 지켜보면서 뮤지션으로서 음악으로 말하고 싶었다”라고 거침없이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았다.

메시지에 치중한 덕분에 편곡은 미니멀한 구성으로 이뤄졌다. 다만 사운드가 단순해서 아쉽다기보다 묵직해서 박기영의 더 깊은 감성을 느낄 수 있다. 이에 대해 박기영은 “음악의 ‘공간’에 신경 썼다”며 “사운드의 공간에 대한 고민은 오래 전부터 했다. 녹음 처음 단계부터 스네어가 어떻게 들어갈 것인지도 계산했다. 공간 구성에 대한 생각이 확실했기 때문에 악기는 많이 필요하지 않았다. 팝음악에서 흔하게 쓰이는 현악기도 쓰지 않았다”며 작업 방법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절망도 있지만, 희망적인 메시지도 전한다. ‘아이 해브 어 드림’(duet with 안소은), ‘상처받지 마’ 등은 박기영이 팬에게 직접 사연을 받아 만든 응원곡이다. 박기영은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근다는 사람이 많다. 나도 구더기 무섭다. 하지만 장은 계속 담을 거다”라며 자신의 다음 모습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한편, 박기영의 ‘Re:Play’는 15일 오후 6시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발매됐다. 또한 박기영은 오는 오는 26일, 27일 양일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K아트홀에서 정규 8집 발표와 20주년을 기념하는 단독 콘서트 'Re:play'를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