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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케이윌, 12년차 베테랑이 보여줄 변화 혹은 진화
입력 2018-11-07 16:06   

발라드의 계절 11월. 빠질 수 없는 ‘발라드의 황제’ 케이윌이 돌아왔다.

케이윌의 정규 4집 파트 2 ‘상상(想像);무드 인디고’가 6일 오후 6시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됐다. 지난해 9월 발매한 파트 1 ‘NONFICTION(논픽션)’에 이어 1년 2개월 만에 네 번째 정규앨범을 마무리하게 됐다. 정규 4집 파트 1이 기존 발라더 케이윌로 각인된 진한 감정을 노래했다면, 이번엔 절제되면서도 풍부한 감성 표현을 들려줄 예정이다.

특히 타이틀곡 ‘그땐 그댄’은 순수하게 사랑했던 시절에 대한 회상을 아련하고 감동적으로 그려낸 곡으로, 레트로한 사운드와 트렌디한 사운드를 적절히 믹스해 곡의 감동을 더한 하이브리드 팝 발라드다. 케이윌이 작사 작곡에 모두 참여해 완성도를 더했으며,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온 히트 작곡가 김도훈, 작사가 김이나 또한 조력자로 힘을 보탰다. 은은하게 퍼지는 피아노와 현악 연주, 잔잔하게 파고드는 보컬, 드라마틱한 곡의 전개 등 무게감 있는 구성이 돋보이는 곡이다.

이렇듯 농도 짙은 케이윌의 정서로 가득한 ‘상상;무드 인디고’. 데뷔 12년차 베테랑 가수의 ‘변화’를 담았다는 점에서 이번 앨범은 더 특별하다. 독특한 감성을 보여주는 영화 ‘무드 인디고’에서 영감을 얻어 지어진 타이틀인 만큼, 이번 앨범을 작업하며 케이윌은 ‘변화’에 집중했다.

“10년이라는 세월을 해오다보니, 이번 앨범을 작업하면서는 그동안의 크고 작았던 변화들을 돌이켜보게 됐다”고 말문을 열며 “앨범 작업에 앞서 스태프들과 회의를 하다가 ‘무드 인디고’에 대한 얘기를 들었고 영화를 찾아봤다. 색채도 독특하고 표현력도 굉장히 독특했다. 색채는 자연스럽게 변해가는 과정이 담겨 있는데, 표현력은 다채로웠다. 나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변해온 부분과 내가 생각할 때 조금은 파격적이고 의도적으로 변해온 부분이, 영화와 닮아 있지 않나 생각이 들었다”고 앨범 타이틀 작명 비화를 전했다.

그러면서 그 변화의 과정 속에 있던 자신을 회상했다. “가수가 되기 전 노래하는 걸 좋아하던 나, 그리고 가요계에 들어온 나, 이후 앨범을 발표하고 케이윌이 된 나로 나뉜다”며 “가수가 되기 전에는 그냥 노래하는 게 재밌었고, 앨범을 내기까지 정말 간절한 상태였다. 앨범이 나오고 많은 분들이 제 노래를 알아주기 시작했을 때는 그게 나름 굉장히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까지 오면서 그런 시기가 지나고 제 나름의 오르내림을 겪었고, 올해는 스스로 여러 생각을 한 해였다. 새삼 ‘난 노래 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맞구나, 시대 많이 변했지만 내가 계속 노래 하면 되는 거구나’ 라는 깨달음이 있었다”며 “시작할 때의 키워드가 간절함이었다면 지금은 자연스러움인 것 같다. 가수 케이윌과 사람 김형수를 분리 하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나라는 사람이 앨범에 담겼으면 좋겠다 생각했고, 그게 이전 앨범들과 다른 변화다”고 전했다.

이런 변화 속에서 케이윌은 ‘싱어송라이터’로 가는 발걸음에 대한 무게감도 내려놨다. 그간 케이윌은 직접 작사와 작곡에 참여한 곡을 수록해 싱어송라이터로의 면모 역시 보여왔다. 그러나 이런 결실 뒤에는 남모를 부담감이 있었다. 스스로 가수로서의 다음 행보와 또 자신이 부르는 노래를 직접 만들고 싶다는 바람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잘 써야한다’는 마음이 싱어송라이터, 혹은 프로듀서로서의 역할에 대한 부담으로 다가왔다고. 이번 앨범에도 물론 타이틀곡 ‘그땐 그댄’을 비롯해 ‘Melody’와 ‘Delete’ 등 다수의 자작곡을 실어 진정성을 더했다. 그러나 곡 작업을 하는 마음가짐은 달랐다.

“그동안은 프로듀서로서의 역량을 발휘해야한다는 부담이 있었다. 내가 부르는 노래는 내가 쓰는 게 가장 자연스럽고 또 나랑 가장 맞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 부담으로 짓눌렀던 것 같다. 그래서 자작곡을 더 자주 내지 못한 것도 있다”고 솔직히 고백하며 “이번 앨범은 자연스러운 나의 모습이 담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만큼, 어떤 메시지 담은 곡을 선보여야겠다기 보다 자연스럽게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곡들을 담아보자고 해 부담을 덜 수 있었다”고 전했다..

뮤지컬 도전 역시 다시금 ‘가수’ 케이윌로서의 정체성에 힘을 실었다. “뮤지컬을 하면서 느낀 건 ‘나는 플레이어가 맞구나’ 하는 것이었다. 10년 전에도 노래를 부르는 게 좋아서 가수를 꿈꿨던 사람이라는 거다”라며 “데뷔 전에 누군가 노래하는 걸 보고 공부하고 연구하고 이야기 했던, 그 즐거웠던 생활을 데뷔 이후 처음으로 뮤지컬을 하면서 다시 겪었다. 연습에 안 가도 되는 날도 일부러 나가서 다른 분들이 소리내는 걸 구경하는 나를 보며 나는 정말 ‘플레이어’가 맞구나 생각이 들었고, 곡을 잘 써야한다는 부담을 내려놓게 됐다. 이번 앨범들은 전부 그렇게 나오게 된 곡들이다”라고 변화된 감정에 대해 설명했다.

이렇게 하나부터 열까지 케이윌의 마음이 담긴 앨범을 탄생시키기 위해 이전보다 더 많은 노력을 쏟아야했다. “(앨범에)참여도가 높은 만큼 한 것도 많다. 10년여 동안 앨범 작업 하면서 안 바빴던 적이 없는데, 너무 바빠서 신경을 못 썼던 부분까지도 완성도를 위해서는 해야만하는 작업들이 있었다”며 “그래서인지 이번 앨범은 마스터링이 끝났을 때 처음으로 큰 산을 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보통 때는 앨범 작업을 모두 마쳐도 ‘끝났다’는 느낌을 받기 힘든데 이번에는 마스터링이 끝나고 ‘드디어 끝났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런 작업과 과정들 거친 것이 앨범 흥행의 성패를 떠나서 저를 어느정도 앞으로 나가게 하는 큰 그림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수많은 고민과 고난을 거쳐오며 쌓아온 가수의 길. 10년이 넘는 오랜 기간 동안 국내 가요계의 독보적인 남성 솔로 발라더로서 사랑받을 수 있었던 강점은 무엇일까. 잠시 생각에 잠겼던 케이윌은 “장르 제한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제가 발라드를 하더라도 또 밝은 노래를 하더라도, 심지어 트롯을 하더라도 많은 분들이 재밌어해주시진 않을지언정 어색해하진 않을 것 같다. 그게 나만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약점에 대해서는 “음, 더 잘생겼다면? 아니면 10년, 아니 20년만 더 어렸다면 좋았겠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그러나 이내 “그렇지만 그런 약점들도 다 장점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11월 어마무시한 컴백 대전에 합류한 것에 대해 “저한테 세상이 쉬웠던 적은 단 한번도 없었던 거 같다. 그리고 제가 가을에 발표한 발라드가 다 잘 안 됐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도 “음원차트를 아예 신경 안 쓴다면 거짓말이지만 ‘굳이 신경 쓰지 말자, 그러면 그런거지’ 하고 생각한다”며 “발표하자마자 큰 사랑을 받는 것도 의미 있겠지만, 시간이 지나고도 많은 분들이 얘기 해주시는 게 오히려 기분이 더 좋더라. 10년 했고 또 20년 하게 되겠지 하고 바라보고 달려간다면 걸 보면 이게 맞구나 생각하게 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