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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곡차곡 쌓은 시간들”...‘뷰티풀데이즈’, 이나영이 복귀작으로 선택한 이유(종합)
입력 2018-11-09 18:13   

▲장동윤, 오광록, 이나영, 이유준, 서현우(사진=고아라 기자 iknow@)

배우 이나영이 6년 만에 영화 ‘뷰티풀 데이즈’로 돌아온다. 이나영을 6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오게 한 영화 ‘뷰티풀 데이즈’의 매력은 무엇일까.

9일 오후 서울시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뷰티풀 데이즈’ 언론시사회에서는 윤재호 감독, 배우 이나영, 장동윤, 오광록, 이유준, 서현우 등이 참석했다.

‘뷰티풀 데이즈’는 한 젊은이(장동윤 분)가 엄마(이나영 분)를 만나러 한국을 찾고, 그 과정을 통해 엄마의 과거가 드러나는 영화다.

이번 작품에서 이나영은 비극적인 사건을 겪었음에도 당당하게 살아가는 탈북 여성이자 한 아이의 어머니를 연기하며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파격적인 변신을 선보인다. ‘엄마’의 10대부터 30대까지의 모습을 모두 연기한 이나영은 “10대를 연기할 때는 처한 극적인 상황이 있었기 때문에 상황에 감정이입을 하면 됐다. 가장 고민한 것은 현재인 30대의 모습이었다. 더 많이 표현을 많이 하면 이 영화의 톤과 맞지 않았다. 이 엄마의 역사를 계속 생각하면서 가슴을 누르고 최대한 내가 할 수 있는 감정을 눈동자에 담아내려고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특히 이나영은 이번 작품으로 ‘하울링’ 이후 6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것으로, 저예산인 영화를 위해 기꺼이 노개런티로 출연을 결심했다. 이나영은 오랜만에 현장에 온 것에 대해 “저예산 영화라 촬영 일차가 많지는 않았다. 15일만에 다 찍었다. 덕분에 감독, 배우, 스태프 모두 준비를 많이 해야 했다”며 “현장은 항상 늘 똑같이 긴장되는 곳 같다”고 복귀 소감을 전했다.

베테랑 연기자에게도 어려운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이나영이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윤재호 감독의 스타일과 대본의 담백함 때문. 이나영은 “이 영화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도 담백하면서도 시크하기까지 했다. 그러면서도 어떠한 대사나 설명 없이도 감정과 상황들이 마음에 와닿았다. 촬영하면서는 감독님이 조명이나 공간의 분위기를 만들어주셨는데, 나도 많이 즐겼던 것 같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장동윤, 이나영(사진=고아라 기자 iknow@)

이번 작품으로 처음으로 스크린에 데뷔하게 된 배우 장동윤은 자신을 버리고 떠난 엄마를 14년 만에 찾으며 혼란을 느끼는 청년 젠첸 역을 맡았다.

장동윤은 “첫 영화인데 좋은 선배들과 함께하게 되어 영광이었다. 이나영과 호흡 맞추는 신이 많았는데 내가 놀랄 정도로, 모성애 등 감정을 전달해주셔서 나 또한 감정을 받아서 연기하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라고 이나영과 호흡을 맞춘 소감을 전했다.

오광록은 ‘엄마’의 조선족 남편 역을 맡았다. 오광록은 엄마와 아들이 주가 되는 영화지만 자신의 캐릭터를 “커다란 역할”이라고 보았다. 그는 “가슴 깊은 곳에 차곡차곡 쌓아둔 시간의 이야기들, 비밀들을 간직하는 인물이다. 그의 느린 속도들이 내 취향이고 너무 좋았다. 감독님이 영화도 공부했지만 미술 학교를 나와서 영상에 대한 디테일이 강하신 분이다. 나의 좋지 않은 습관들, 예를 들어 눈동자 속에 너무 이야기를 담지 않게 체크해주셨다. 즐거운 작업이었다”라고 말했다.

한국에서의 ‘엄마’ 애인 역할은 배우 서현우가 맡았다. 서현우는 “다소 건달이나 강한 남자처럼 보일 여지가 있는 인물이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그런데 현장에서 이나영 선배를 보고 고민이 해결됐다. 강하게 표현해서만은 안 되겠다 싶었다. 이 여인과 함께 살아갈 수 있을 만한, 믿음을 줄 만한 매력이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캐릭터를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브로커 황사장 역을 맡은 이유준은 ‘뷰티풀 데이즈’에 대해 “된장찌개처럼 담백한 영화다. 다들 집에 가면 된장찌개 생각날 것이다. 나도 객지 생활 오래했는데 어머니 밥이 많이 생각나더라. 오래 봐도 질리지 않을 영화일 것”이라고 말했고, 서현우는 “뭔가를 주입하고 제시하는 영화는 아니다. 가만히 응시하고 있지만, 그 속에는 엄청난 것이 오가고 있다. 배우들의 쫄깃쫄깃한 연기력의 밀도를 볼 수 있는 영화일 것이다”라며 영화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뷰티풀 데이즈’는 오는 21일 개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