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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Z리뷰] ‘신비한동물사전2’, ‘해리포터’와 연결성↑...시리즈의 제대로된 서막
입력 2018-11-14 11:17    수정 2018-11-14 20:05

(사진=워너브러더스)

‘해리포터’의 스핀오프 ‘신비한 동물사전’(이하 ‘신동사1’)의 두 번째 시리즈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이하 ‘신동사2’)가 2년 만에 돌아왔다. ‘해리포터’ 시리즈가 영국, ‘신동사1’이 미국의 마법사 세계를 그렸다면, ‘신동사2’에서는 프랑스까지 세계관을 확대했으며, 새로운 인물도 대거 등장한다. ‘신동사1’에서 등장인물을 소개하는 데 그쳤다면, ‘신동사2’에서는 앞으로 이어질 나머지 3편(총 5편으로 만들어질 예정)에서 갈등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서사를 쌓고 갈등이 봉합될 수 있는 가능성의 씨앗을 낳으며, 기승전결의 ‘승’으로써 역할을 제대로 해낸다. ‘신비한 동물사전’의 새로운 ‘떡밥’이 뿌려지고, ‘해리포터’와의 연결성이 드러난 만큼 이제야 드디어 시리즈를 기다리게 만든다.

시대는 1920년대. 지난 시리즈에서 뉴트(에디 레드메인 분)에 의해 볼트모트 이전 가장 강력한 어둠의 마법사로 꼽히는 그린델왈드(죠니 뎁 분)가 붙잡히고, 옵스큐리어(어린시절 박해를 받고 옵스큐러스의 숙주가 되어 강력한 힘을 갖게 된 마법사)인 크레덴스(에즈라 밀러 분)가 죽었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크레덴스가 죽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자신의 추종자를 모으는 그린델왈드가 크레덴스를 자신의 편으로 만들기 위해 그를 쫓으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를 막기 위해 마법부 오러들은 크레덴스를 찾아 없애려 하고, 유일하게 그린델왈드와 힘을 겨룰 수 있는 덤블도어(주드 로 분)는 자신이 그린델왈드와 싸울 수 없다며 제자인 뉴트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이에 뉴트와 그 친구들인 오러 티나(캐서린 워터스턴 분), 노마지(머글) 제이콥(댄 포글러 분), 제이콥의 여자친구이자 마녀인 퀴니(앨리슨 수돌 분) 등은 프랑스 파리로 향한다.

(사진=워너브러더스)

시리즈 영화를 보기 전 걱정하는 것은 ‘전 편을 보지 않아도 괜찮을 것인지’다. ‘신동사1’의 경우엔 시리즈를 몰라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신동사2’의 경우엔 일부 캐릭터들의 가족관계나 ‘깨뜨릴 수 없는 맹세’가 무엇인지 정도는 알고 가야할 것 같다.

‘해리포터’ 시리즈에서도 꽁꽁 감쳐졌던 누군가의 큰 비밀이 드러나는 것은 물론, 호그와트 학교의 1920년대의 모습,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 마법사의 돌을 만든 니콜라스 플라멜의 젊은 시절(?)인 200살 무렵의 얼굴, 교장이 아니라 어린 뉴트에게 어둠의마법 방어술을 가르치는 젊은 교수 덤블도어 등이 등장해 ‘해리포터’ 팬들을 열광하게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재밌는 점은 약 20년 동안 탄탄하게 만들어진 세계관 속 인물인 만큼 각각 선과악의 이미지가 이미 고착화된 ‘해리포터’ 시리즈의 캐릭터들에게 이번 시리즈에서 새로운 성격을 부여했다는 것이다.

주목할 캐릭터는 에즈라 밀러가 연기한 크레덴스와 한국 배우 수현이 연기한 내기니, 그리고 뉴트의 첫사랑이자 현재는 뉴트의 형 테세우스(칼럼 터너 분)의 약혼자인 레타 레스트랭(조 크라비츠 분)이다. 현재 인간이지만 저주를 받은 말레딕터스인 내기니와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는 크레덴스. 이 두 사람은 시리즈에서 가장 많은 변화를 예고하는 캐릭터로, 크레덴스가 과연 어디까지 흑화할 것인지, 내기니는 훗날 어쩌다가 볼드모트의 애완뱀이 되고 마는지 궁금증을 모은다. 볼드모트의 부하인 순수혈통의 레스트랭 집안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사진=워너브러더스)

이러한 이야기를 통해 해당 캐릭터들은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구별하기 애매해지는데, 이 모호함은 영화가 가진 결이자 영화가 제시하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어느 편인지 선택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형에게 뉴트가 오러(마법부 형사 정도)가 되길 거부하며 “나는 어느 쪽인지 선택하지 않을 거야”라고 말하는 모습이 가장 직접적인 메시지다. 결국 ‘신비한 동물사전’의 가장 큰 내용은 마법사와 노마지(머글)의 공존을 파괴하는 그린델왈드와 어느 편에도 서지 않고 자신이 생각하는 정의만을 위해 나아가겠다는 뉴트의 격돌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이는 ‘신비한 동물사전’의 세계관이 얼마나 탄탄하게 꾸려졌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런 의미에서, 앞서 1편이 공개된 이후 일부 팬들 사이에선 2편의 주인공은 뉴트가 아닐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었으나, ‘신비한 동물사전’은 그를 주축으로 이야기를 끌고 갈 수밖에 없는 구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1편에서 오히려 극 흐름에 방해가 되었던 뉴트와 티나의 로맨스는 캐릭터를 더 확실하게 잡아주고 매력적으로 표현하는 정도로만 그려지기에 거슬리지 않는다.

‘신비한 동물사전’이라는 새로운 시리즈의 특성인 신비한 동물들의 모습은 영화 초반 눈 호강을 시켜주기는 하지만, 여러 이야기가 펼쳐지고 여러 인물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정신없게 느껴질 수도 있다. 다만 그린델왈드를 탈출시켜주는 날개 달린 세스트랄, 뉴트의 집안을 금세 바다로 만들어버리는 켈피, 중국 신화 속 동물로 고양이와 사자를 닮은 조우우 등 거대한 동물들을 비롯해 뉴트의 주머니 속에 숨은 채 그와 여정을 함께 하는 보우트러와 피켓, 반짝이는 것에 집착하는 니플러 등의 모습은 인상 깊다. 쿠키영상은 없고, 오늘(14일) 개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