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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동행' 섬마을 삼형제와 어부 아빠 그리고 하늘이의 커피 한 잔
입력 2020-05-16 17:55   

▲KBS 동행(사진제공=KBS1)
섬마을 삼형제와 어부 아빠의 이야기가 16일 방송되는 'KBS 동행'에서 펼쳐진다.

◆바닷가 마을의 아빠바라기 삼형제

오상마을의 유일한 아이들인 장난꾸러기 삼 형제가 제일 믿고 따르는 사람은 바로 아빠 삼석 씨다. 아빠가 뱃일을 나가 있는 동안 빈 집을 지키다가, 돌아올 시간이 되면 집 앞 선착장으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뛰어나가 아빠를 맞이하는 아이들. 삼 형제가 이렇게 아빠를 찾고 의지하는 이유는 5년 전 집을 나간 엄마의 빈자리 때문이다. 혼자서 험한 뱃일에 온갖 집안일까지 하는 아빠를 보며 자란 첫째 하늘이는 삼형제 가운데서도 유독 아빠에 대한 걱정이 많다.

아빠가 없을 땐 집안의 선장이라는 말을 듣고 자란 하늘인 조금이라도 아빠의 짐을 덜어주고자 천방지축 동생들을 챙겨보지만, 맘처럼 쉽지 않은 동생들 다루기에 늘 죄송스러운 마음이다. 첫째의 책임감으로 속상하거나 힘든 일도 내색하지 않고 혼자 견딜 때가 많은 하늘이는 아빠에게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기 위해 오늘도 앞장서 동생들을 챙긴다.

◆바다로 나가는 가장, 삼석 씨의 노력

혼자서 삼 형제를 키우기 위해 열심히 바다로 나가는 아빠 삼석 씨. 조업의 비수기가 찾아오면 삼석 씨는 줄낚시와 이런저런 마을 일을 도우며 어렵게 생계를 이어간다. 빚을 내 중고로 마련한 배조차도 많이 낡아 여기저기 손봐야 할 곳 투성이다. 이런 형편이지만 아이들을 위해 하루도 몸을 쉬는 날이 없는 삼석 씨가 바깥일 외에도 노력하는 것이 한 가지 더 있다.

여느 뱃사람들이 그렇듯 원래 무뚝뚝한 성격의 삼석 씨였지만 엄마가 집을 나간 뒤 아이들을 살뜰히 보살펴주기 위해 더욱 정성을 쏟기 시작한 것. 겉으로 내색하지 않지만, 엄마를 그리워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잘 아는 아빠는 엄마를 잊으라는 모진 말을 하지 못한다. 대신 아이들과 스킨십을 늘리고 장난을 치며 아이들을 웃게 해주기 위해 노력한다. 아이들도 이런 아빠의 노력을 알기에 사부자는 늘 밝은 모습으로 웃음이 끊이지 않는 하루를 보낸다.

◆아빠를 생각하는 마음이 가득 담긴, 하늘이의 커피 한 잔

밤새워 일하는 아빠가 행여 졸음 때문에 위험할까, 걱정하던 하늘이가 아빠를 생각해 매일 타주기 시작한 커피 한 잔. 아빠가 피곤하실 땐 설탕 한 스푼을 더 채워 넣어야 한다. 선착장으로 아빠의 배가 들어오면 하늘이는 정성껏 탄 커피를 들고 마중을 나간다. 찬 바람을 맞으며 끼니도 제대로 챙기지 못했을 아빠가 배에서 내리자마자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웃는 모습은 하늘이를 가장 행복하게 만드는 순간이다. 아빠에게도 이런 하늘이의 기특한 마음은 커피 한 잔만으로 충분히 전해지지만, 아빠는 오히려 미안한 마음이 파도처럼 밀려올 때가 있다.

요즘 들어 하늘이는 틈만 나면 기상예보를 확인하며 마음을 졸이고 아빠가 집에 없을 때 맘처럼 쉽지 않은 동생들 다루기에 부쩍 지친 것 같아 보이기 때문이다. 아직 어린 나이에 부족한 아빠 때문에 많은 짐을 지게 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드는 아빠, 삼석 씨는 하늘이에게 그동안 해주지 못했던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기 위해 용기를 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