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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알' 영산강 차량 속 백골시신 사망사건의 진실…시랍화 되지 않은 이유는?
입력 2020-07-12 00:43   

▲'그것이 알고 싶다' 영산강 시랍화 시신 미스터리(사진제공=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영산강 백골 시신 미스터리를 알아봤다.

11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실종된 후 3년 만에 나주 영산강에서 건져 올린 차량 속 시신으로 발견된 백영민 씨 사망사건에 대해 분석해봤다.

◆영산강 수면 위로 올라온 차 한 대

2018년 10월의 마지막 날. 나주의 한 작은 동네가 발칵 뒤집혔다. 영산강 빛가람대교 근처 물속에서 차 한 대가 떠오른 것이다. 경찰은 신고를 받고 다급하게 출동, 곧바로 인양 작업에 착수했으며 이어 잠수부가 투입되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물속에서 손을 더듬어 차량 번호를 확인했는데, 몇 년 전 실종되어 수배된 사람의 차였다.

조수석 쪽으로 다가가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고, 흙으로 온통 뿌연 앞을 헤치고 팔을 젓자 워커 한 짝이 손에 잡혔다. 워커 안에 있던 것은 사람의 발목뼈였다. 2015년 4월 13일 아침에 사라졌던 백영민 씨(가명)는 그렇게 3년 만에 차가운 강물 속에서 발견되었다.

◆그날, 차와 함께 사라졌던 동생

위로 형이 하나, 누나가 둘. 영민 씨는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집안의 막내였다. 주위 사람들은 늘 사람 좋은 미소를 짓고, 성실하던 그를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 실종 당일 아침, 아는 선배의 추천으로 일을 하러 간다며 일찍 집을 나섰던 영민 씨. 그는 왜 3년이나 지난 2018년에서야 영산강 아래에서 백골로 발견되었던 것일까? 오랜 기다림 끝에 돌아온 건 막내의 죽음. 가족들은 차가 어떻게 강에 빠지게 되었는지, 영민 씨가 왜 강 아래에서 발견되었는지에 대해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차를 부검하다

차 발견당시 기어는 p에 놓여 있었고 핸들은 뽑혀 있었다. 또한 차량의 창문이 온전하게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차 안에는 블랙박스 선만 남아있었다. 블랙박스 기기는 그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그의 마지막 주행이 기록됐을 블랙박스가 사라진 것이다. 가족들은 강물에서 건진 차를 폐차하지도, 차마 찾아가 보지도 못했다고 했다. 그 차는 부식되고 쓰레기로 뒤덮여 견인업체 한구석에 여전히 놓여있었다. 전문가와 함께 다시 분석해 본 차량. 그 안에는 영민씨가 자살을 했을만한 구체적인 증거들은 없었다.

전문가들은 분석과 토론 끝에 자살로 위장한 타살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전문가는 "차에 많은 증거가 있었는데 인양하면서 엄청나게 손상됐다. 지붕이 찢어진 걸로 봐서는 마구잡이 인양한 것 같다"라고 안타까워했다.

◆계좌 내역의 수상한 흔적

그런데 가족들과 함께 확인한 결과 실종 당시 영민 씨 계좌내역에서 수상한 정황이 발견되었다. 실종 두 달 전부터 갑자기 유흥비에 많은 돈을 쓰기 시작한 것이었다. 본인의 대출자금과 퇴직금까지 들여 많은 돈을 쓴 노래방을 찾아가 확인한 결과, 영민 씨는 늘 혼자가 아니었다고 한다. 영민 씨와 늘 함께 찾아오던 남자들, 그리고 영민 씨의 주변 사람들이 기억하는 ‘아는 형’은 같은 사람인 걸까?

가족들은 의심 가는 한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당시 가족들은 백씨가 아는 형에게 납치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수사를 의뢰한 적이 있다. 그러나 경찰은 구체적인 정보가 없어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했다. 실종 전날 백씨를 만났다는 지인은 "술 한잔 하고 '취직했다. 일하러 간다'라며 밝게 말했다. 그게 내가 봤던 마지막이다. 어디에 취직했는지 정확하게 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방송 말미 '그것이 알고 싶다' 취재진을 만난 경찰 측은 "수사가 종결됐지만 의문점에 대해 추가로 보강수사를 할 것이고 사인에 대해 의혹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