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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윤준필] '농구 대통령' 허재, 예능 코트 뛰놀고 '연예대상' GOAL
입력 2021-12-19 12:16   

▲방송인으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농구 대통령' 허재(사진제공=스타잇엔터테인먼트)

"즐기는 자를 따라갈 수 없다는 말, 절대 믿지 않는다. 즐겁게 하는데 최고의 결과를 얻을 순 없다."

대한민국 농구의 '국보 센터', 서장훈이 2015년 SBS '힐링캠프'에서 한 말이다. 그는 "단 한 번도 농구를 즐겨본 적 없다"라며 승부를 내야 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은 사람이 즐긴다는 건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서장훈보다 약 10년 빠르게 등장한 농구 코트에 등장한 스타가 있었다. '농구 대통령' 허재다. 농구 코트 위 허재는 서장훈보다 더 강한 승부욕을 보여줬고, 뛰어난 실력으로 농구계를 평정했다. 그는 KBL 출범 이후 최초로 선수와 감독으로 우승을 경험했고, 국가대표 감독까지 역임했다. 대한민국 농구 역사에 그와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한 인물은 없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그랬던 허재가 이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표 '스포테이너'가 됐다. 현재 그가 출연 중인 예능 프로그램은 MBC '안 싸우면 다행이야', KBS '갓파더',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TV조선 '골프왕 시즌2', JTBC '해방타운' 등 5개 프로그램이다. 또 게스트 출연도 비일비재하다.

▲허재는 2019년 JTBC '뭉쳐야 찬다'에 고정 출연하면서 예능가에 입성했다.(사진제공=JTBC)

허재가 예능 프로그램에 본격적으로 출연한 것은 2019년 6월 JTBC '뭉쳐야 찬다'부터로, 약 2년 반 만에 방송가에 없어서 안 될 방송인이 된 것이다.

'예능 새싹'이었던 '농구 대통령'이 방송가에서 먼저 찾는 예능인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허재가 그만큼 매력적인 사람이기 때문이다.

다수의 방송 관계자들은 "허재와 직접 만나보면 그에게 흠뻑 빠지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도 그럴 것이 허재는 1965년생, 올해 나이 57세다. 하지만 방송에서 허재는 '50대 후반 아저씨'라는 느낌이 거의 없다.

▲'해방타운' 허재(사진=JTBC 방송화면 캡처)

'갓파더' 이순재에게는 정 많은 아들, '해방타운'에서는 어딘가 엉성해도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허 주부', '안 싸우면 다행이야'에서는 체육 후배들 사이에서 투덜이 동네 형이다. 누구와 있든, 어느 프로그램에서든 허재는 꾸밈없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보여준다.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허재의 건강한 에너지는 화면 너머 시청자들에게까지 전달된다.

허재 본인이 예능을 즐기는 것 또한 '예능인' 허재의 성장 비결이다. 지난 5월 SBS 토크쇼 '티키타카'에 출연한 허재는 프로농구 팀 감독 제안이 들어왔으나 거절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예능을 하다 보니 동생들도 만나고, 이야기도 나누고 정말 좋다"라며 "지금 예능이 좋고, 즐겁게 웃기도 하고 젊어지는 것 같아 슬쩍 거절했다"라고 설명했다.

당시 함께 방송에 출연한 아들 허웅은 "농구인들은 아버지가 농구로 돌아오는 걸 원하는데, 아들로서 보면 감독을 할 때보다 지금이 훨씬 더 젊어보인다"라며 "아버지의 건강을 위해서 연예계에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방송인 허재(사진제공=스타잇엔터테인먼트)

많은 시청자들 또한 허웅과 비슷한 생각이다. "이게 블락이야"라고 심판에게 적극적으로 항의하는 불타는 승부욕의 '농구인 허재'도 멋있지만, '해방타운'에서 '갓파더'와 '안 싸우면 다행이야'를 이야기하는 허재의 소탈한 매력을 조금 더 오래 보고 싶을 것이다.

KBS와 MBC에서는 각각 오는 25일과 29일 '연예대상'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뜨거운 예능 코트를 가르며 시청자들에게 건강한 웃음을 선사했던 '농구 대통령'의 좋은 소식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