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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인터뷰] '학교2021'→'지금 우리 학교는' 조이현, 꿈 꿀 자격이 있는 배우
입력 2022-02-10 00:00   

▲'지금 우리 학교는', '학교2021' 등을 통해 열연을 펼친 배우 조이현(사진제공=아티스트컴퍼니)

첫 지상파 주연작 KBS '학교 2021'로 이제 서서히 날갯짓을 시작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K-좀비의 위상을 전 세계에 떨치고 있는 넷플릭스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으로 금세 하늘 높이 날아오를 기세다. 배우 조이현의 이야기다.

최근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에서 조이현을 만났다. 그에게 "눌지고등학교('학교 2021'의 배경)를 졸업하고 무시무시한 효산고등학교('지금 우리 학교는'의 배경)에 새롭게 입학했더라"라고 농담을 건넸다. 조이현은 "'지금 우리 학교는'은 지난해 초 촬영을 마친 작품"이라며 "효산고에서 큰일을 겪은 다음 눌지고로 전학간 것"이라고 밝은 미소로 농담에 호응했다.

그만큼 2021년은 조이현에게 바쁜 한 해였다.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 반장 '남라'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뒤,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에 인턴 장윤복 역으로 출연했다. 의사 가운을 벗은 뒤에는 다시 교복을 입고, '학교 2021'의 주인공 진지원을 맡아 목수라는 꿈을 향해 달리는 18세 풋풋한 고등학생을 연기했다.

▲배우 조이현(사진제공=아티스트컴퍼니)

"1년 가까이 쉬지 않고 계속 달렸더라고요. 데뷔 이후 가장 바쁜 한 해를 보냈어요. '지금 우리 학교는' 공개 전까지 일주일 정도 쉬었는데, 막상 쉬니까 또 허전하더라고요. (웃음) 일을 하면서 에너지를 충전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된 1년이었어요. 또 그만큼 많은 작품에서 절 써주신 것도 감사한 일이고요. 쓸모 있는 사람이 된 것 같아 뿌듯해요. 하하."

'학교2021'에서 조이현이 연기한 '진지원'은 특성화고등학교인 눌지고 건축디자인과 2학년 학생으로, 목수의 꿈을 반대하는 엄마에게 자신의 생각을 당당하게 밝히는 당찬 여고생이다.

'학교2021'은 '진지원'을 통해 꿈꾸는 자의 재능과 자격에 대해 이야기했다. 극 중 진지원의 엄마는 목공을 배우다 사고만 치는 딸에게 "재능이 없다"라고 쓴소리를 내뱉지만 공기준(김요한)의 할아버지 공영수(박인환)는 그런 지원에게 "재능보다 중요한 건 행복"이라며 지원을 위로한다.

조이현은 '재능파'와 '노력파' 중 어디에 가까운지 묻자 "노력파"라고 답했다. 그는 "대사를 잘 외우지 못하는 편"이라며 "'깜지'를 써서 대사를 외우는데 마지막 촬영이 끝난 뒤 그동안 쓴 깜지를 보며 뿌듯했다"라고 밝혔다.

▲배우 조이현(사진제공=아티스트컴퍼니)

물론 연기 경력을 쌓으며 조이현의 재능을 칭찬한 사람들도 있었다. 조이현은 자신의 은인으로 데뷔 초 출연한 MBC '나쁜 형사'의 연출자 김대진 PD를 꼽았다.

"'나쁜 형사'를 찍을 때 문자 그대로 '생짜 신인'이었거든요. 당시 감독님, 선배님들께 패기 넘친다, 잘한다 등 칭찬을 아낌없이 들었어요. 저는 그때 얻은 자신감으로 지금까지 주눅 들지 않고 연기하고 있는 것 같아요. 얼마 전 감독님께 '배여울'이라는 캐릭터 덕분이었다고 감사 메시지를 보냈더니 그때 꼬맹이가 잘 되고 있어 기분 좋다고 답을 해주시더라고요."

'학교 2021'에 이어 지난달 28일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도 조이현은 교복을 입었다. 그는 "난 교복이 잘 어울리는 것 같다"라며 "사복보다 교복이 편하다. 교복을 입을 수 있다는 자부심이 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동안 외모 덕분에 교복을 자주 입지만, 조이현은 현재 경희대학교 연극영화과 휴학 중인 대학생이다. 조이현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힘들었던 고3 시절을 회상했다.

"19살이 사춘기였어요. 반항 아닌 반항도 했던 시기에요. 배우로 데뷔하고 싶어서 연기자 연습생 생활도 했고, 대학도 가고 싶어서 학교생활도 포기 못 했거든요. 하지만 아무래도 두 가지를 동시에 소화하기엔 시간이 부족하니까 학교와 회사에선 둘 중 한 가지를 선택하라고 했어요. 둘 다 포기할 수 없어서 정말 이 악물고 학교생활도 하고, 연기 연습도 했어요. 분해서 운 적도 있을 정도예요. 하하."

▲배우 조이현(사진제공=아티스트컴퍼니)

조이현은 "작품 때문에 오랫동안 휴학하고 있지만 반드시 졸업할 것"이라며 학업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표현했다. 그는 "동기들과 작품도 같이 하고 싶은데 학교에 직접 가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라며 "오는 3월 복학을 생각하고 있는데 스케줄이 생길 것 같아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조이현의 걱정은 현실이 될 듯하다. '지금 우리 학교는'은 10일 연속 전 세계 넷플릭스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본 TV쇼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만큼 조이현을 향한 관심의 크기도 이전보다 훨씬 더 커졌다. 하지만 조이현은 당장의 인기보다 배우로서 더 나은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 중이다.

"연기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감독님의 디렉팅이에요. 그런데 디렉팅이 없으면 좀 힘들어요. 주체적으로 연기를 하는 게 어렵더라고요. '학교 2021'을 찍을 때도 주변 친구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이제는 연기할 때 조이현 만의 줏대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스스로 해요. 앞으로 제가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배우 조이현(사진제공=아티스트컴퍼니)

또 조이현은 정우성, 이정재, 안성기 등 현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의 선배 배우들을 만나 그들을 롤모델로 삼게 됐다면서 "비중과 장르를 생각하지 않고, 좋은 작품에 많이 출연해보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조이현의 데뷔작은 웹드라마 '복수노트'다. 노트에 복수하고 싶은 상대의 이름을 적으면 복수를 이뤄준다는 콘셉트의 이야기였다. '복수노트'와 비슷하게 올 한해 소원을 이룰 수 있는 소원 노트가 있다면 어떤 소원을 적어볼 것인지 조이현에게 마지막으로 물었다.

"배우로서 큰 장점이 많은 걸 배울 수 있다는 것 같아요. '학교2021'을 하면서 목공을 조금 배웠고, '지금 우리 학교는'을 찍을 때는 액션 스쿨을 다녔거든요. 올해도 많이 배울 수 있는 작품들을 만나고 싶어요. 특히 코로나 팬데믹이 끝났으면 좋겠어요. 제가 아직 해외 촬영을 못 해봤거든요. 올해는 해외 로케이션이 소원입니다.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