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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X웨이브 리뷰] '화이트 로투스', '꿈의 섬' 하와이에 감춘 불편한 진실
입력 2022-09-01 12:00   

▲'화이트 로투스' 스틸컷(사진제공=웨이브)

하와이는 태평양의 낙원이라 불리는 섬이라 불린다. 환상적인 자연과 따뜻한 날씨는 매년 많은 관광객들을 부른다. 그런데 이런 하와이의 아름다움 이면에는 마주하기 불편한 역사가 있다. 하와이 원주민들과 서구 열강 사이에 벌어진 이야기다.

1778년, 유럽인 최초로 하와이를 발견한 탐험가 제임스 쿡은 원주민들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하와이는 서구 열강이 탐낼 만한 자연과 지리적 위치를 가지고 있었고, 이에 많은 서구 이민자들이 하와이를 찾기 시작했다. 그들과 함께 온 전염병은 수많은 하와이 원주민을 사망케 했고, 점점 원주민의 토지와 세력은 서구 이민자들에게 넘어갔다. 결국 하와이는 미국의 영토로 편입되며 원주민들의 왕국도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화이트 로투스' 스틸컷(사진제공=웨이브)

HBO 드라마 '화이트 로투스'는 이런 하와이를 배경으로 초호화 호텔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호텔에 방문한 세 팀의 손님과 친절한 호텔 직원이 주요 등장인물이다. 겉보기에 문제없는 이들은 일주일 간의 휴가 동안 서로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고, 결국 누군가 살해당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니콜과 마크 부부는 가족과 함께 휴양을 왔다. 그러나 이 가족에게 사랑이나 우애를 찾아보긴 힘들다. 남편 마크는 잘나가는 여성 CFO인 아내 니콜에게 무력감을 느끼고, 둘의 관계는 점점 벌어진다. 아들 퀸은 가족과의 시간에 관심이 없고, 딸 올리비아는 친구와 함께 사람들을 멋대로 판단하는 등 철없는 행동을 보인다.

신혼부부 손님으로 온 레이첼과 셰인은 최악의 신혼여행을 겪는다. 셰인은 여행 초반부터 사소한 문제에 집착하며 분위기를 망치고, 그는 레이첼에게 '더 이상 일하지 않아도 된다'면서 그녀의 커리어를 인정해 주지 않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시어머니가 신혼여행까지 따라와 레이첼에게 잔소리를 늘어놓는다.

▲'화이트 로투스' 스틸컷(사진제공=웨이브)

호텔에 홀로 방문한 타냐는 얼마 전 어머니를 잃었다. 그녀는 심신의 안정을 위해 호텔 스파 매니저 벨린다를 찾고, 뜻밖에 생애 최고의 마사지를 받는다. 이후 타냐는 벨린다를 끔찍이도 아끼며, 둘은 허황된 꿈을 꾸기 시작한다.

노련한 호텔 지배인 아먼드는 이렇게 문제가 많은 부유층 손님들을 종종 경멸하곤 한다. 그는 손님들을 '예민한 아이' 취급하며, 그저 관심만 주면 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정작 주변 호텔 직원에게 무심한 아먼드는 임신한 직원이 자신의 사무실에서 아이를 낳을 때까지 임신 사실조차 눈치채지 못한다.

▲'화이트 로투스' 스틸컷(사진제공=웨이브)

'화이트 로투스'에서 펼쳐지는 이들의 불편한 진실은 하와이의 역사를 닮아 있다. '꿈의 섬'이라는 명성을 가졌지만 아픈 과거를 감춘 하와이처럼, '화이트 로투스'의 인물들도 부와 명예 뒤에 각자의 문제를 감춘다. 풍자를 통해 인물들의 가식을 들춰내고 문제를 직시하는 '화이트 로투스'에게 하와이 로케이션은 '신의 한 수'인 것이다.

2021년 '화이트 로투스'는 코로나19로 인해 하와이 리조트에서 몇 주간 고립된 채 촬영을 진행했다. 이는 오히려 극에 실제감을 더하는 장치가 돼 '화이트 로투스'만의 빼어난 연출을 완성했다.

또 영화 '스쿨 오브 락' 등에 참여한 마이크 화이트 감독과 배우들의 앙상블은 골든 글로브 외 2022 프라임타임 에이미 어워즈 20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며 인정받고 있다.

웰메이드 풍자 코미디 6부작 '화이트 로투스' 전편은 웨이브에서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