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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라이징스타] '혼례대첩' 정보민 "'2023 KBS 연기대상' 참석 영광…롤모델=김태리"(인터뷰①)
입력 2024-01-15 00:00   

▲배우 정보민(사진제공=아우터유니버스)

"제 2023년은 100점 만점에 150점이요!"

지난해를 되돌아보는 배우 정보민의 표정은 밝았다. 새해 첫 인터뷰를 위해 최근 서울 마포구 비즈엔터 편집국을 찾은 정보민은 2023년에는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얻었고, 만족스럽고 감사한 일이 많았던 한 해였다고 뒤돌아봤다.

정보민은 2019년 웹드라마 '트리플 썸'으로 데뷔해 이제 막 이름을 알리기 시작하는 배우다. KBS1 '국가대표 와이프'(2021), MBC '금혼령, 조선 혼인 금지령'(2022)으로 TV로 영역을 확장하고, 착실하게 계단식 성장도 해오고 있었다. 그런데 그는 2023년 시작은 지금처럼 희망차진 않았다고 전했다. 배우로서 첫 번째 사춘기에 접어든 시기였다.

"작년 이때쯤엔 '내가 과연 다음 작품을 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금혼령'을 찍고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었거든요. 한편으로는 배우니까, 다른 작품으로 극복하겠다면서 부지런히 연기 연습을 했습니다."

▲배우 정보민(사진제공=아우터유니버스)

정보민이 사춘기에 접어든 이유는 배우로서 유연함이 부족하다는 것을 실감했기 때문이었다. 정보민은 당시 자신이 등장하는 몇 안 되는 신에서 존재감을 내비치고자 수없이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고, 만반의 준비를 했었다. 하지만 현장의 특성상, 사전에 준비한 것과 매우 다른 상황을 마주하게 되는 경우가 있었다.

"연기도 연기지만, 제가 연기했던 '해영'이가 어떤 인물인지 스스로 좀 더 고민해야 했죠. '해영'이라는 옷을 입었을 뿐, '해영'을 나인 것처럼 연기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현장에서 뭔가 조금만 달라져도, 내가 장면을 잘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오더라고요. 작품은 잘 마무리했지만, 제가 연기했던 '해영'한테는 참 많이 미안했어요."

▲KBS2 '혼례대첩' 정보민(맹삼순 역)(사진제공=아우터유니버스)

하지만 지난해 말 방영됐던 KBS2 월화드라마 '혼례대첩'의 맹삼순은 달랐다. 정보민이 연기한 맹삼순은 맹박사네 세 딸 중 막내이자,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미혼금소설 작가 '화록'으로 이중생활을 하는 인물이다. 사랑을 글로 배운 초짜지만 집안 생계를 위해 남장 후 책을 납품하러 다니는 생활력이 강한 캐릭터를 정보민은 자신만의 색으로 표현했다.

"오디션 전 시놉시스를 읽었을 때부터 삼순이가 눈에 띄었어요. 멜로도 있고, 반전 매력도 있고, 당차 보이지만 소심하고 걱정도 많은 것이 저와 닮았거든요. 나를 투영시켜 삼순이를 연기해보고 싶었어요. 잘하는 것보다 나답게 연기하고 싶더라고요. 오디션에서도 삼순의 대사를 받고 연기하는데, 혹시 미리 대본을 봤냐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잘한다고 칭찬받았어요. 하하."

'혼례대첩'은 쉽지 않은 촬영이었다. 더운 여름을 지나 겨울에 접어들 때까지, 한복을 입고 대부분 야외에서 촬영했다. 남장도 했었고, 물에 빠지기도 했다. 그런데 정보민은 힘들기보단 즐거웠다.

"제가 어릴때 사극 '해를 품은 달'을 보고 배우의 꿈을 키웠었거든요. 그런데 이제 제가 한복을 입고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고 있다는 게 신기하고 뿌듯했어요."

▲KBS2 '혼례대첩' 정보민(맹삼순 역)(사진제공=아우터유니버스)

맹삼순은 조선 시대 여인임에도 꽤 진취적이고 입체적인 캐릭터였다. 여기에 종사관 정순구(허남준)와의 로맨스는 시청자들의 가슴을 꽤 설레게 했다. 맹삼순을 보기 위해 '혼례대첩'을 본다는 시청자들이 있을 정도였다.

"촬영 전부터 애정을 쏟았던 캐릭터였기 때문에, 그런 시청자 반응을 들을 때마다 정말 기뻤어요. 또 엄마 친구분들이 많이 보셨대요. '너희 딸 잘 봤어, 연기 잘하더라' 이런 이야기를 엄마한테 해주시나 봐요. 그 얘기 듣고 엄마께서 기뻐해 주시는 게 좋았어요. 하하."

맹삼순과 정순구 종사관의 로맨스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아 정보민은 지난해 12월 31일 열린 '2023 KBS 연기대상'에도 참석했다. 배우가 되고 처음으로 연말 시상식에 초대된 것이었다.

▲KBS2 '혼례대첩' 정보민(맹삼순 역)(사진제공=아우터유니버스)

"하나(정신혜), 두리(박지원) 언니까지 세 자매가 함께 못 간 건 아쉬웠지만, 말도 못 할 정도로 영광스러운 순간이었어요. 어릴 적부터 TV에서 봤던 수많은 선배님을 직접 봬 신기했어요. 배우보다는 관객 중 한 명이었어요. 하하. 최수종 선배님이 대상을 받는 모습을 직관한 건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정보민의 최근 세 작품은 사극 두 편('금혼령', '혼례대첩'),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 시대극('오아시스')이었다. 차기작을 선택할 수만 있다면, 오랜만에 2000년대 이후가 배경인 드라마에 출연하고 싶다면서 자신의 롤모델을 밝혔다.

"시대극을 하더라도 '응답하라' 시리즈처럼 2000년대 전후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에 출연해보고 싶어요. 제 롤모델이 김태리 선배거든요. '리틀 포레스트'라든지, '스물다섯, 스물하나'라든지 어떤 작품에서든 자연스럽게, 뻔하지 않은 연기를 하시는 것 같아요. 제가 다음 작품에서 그런 느낌을 주는 배우였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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