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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한바퀴' 포천 (사진제공=KBS1)

27일 방송되는 KBS 1TV '동네 한 바퀴'에서는 500년 마을을 연꽃으로 지키기 위해 나선 명산리 연꽃마을부터 최북단 관인문화마을까지 물길로 이어지는 포천으로 향한다.

◆산중 호반 위를 걷다, 산정호수

포천(抱川)은 물 좋기로 소문난 동네다. 그만큼 물에 관련된 명소들도 많은데. 그중에서 꼭 들러야 하는 곳을 꼽자면 ‘산정호수’를 빼놓을 수 없다. 산봉우리들이 포근히 감싸고 있는 호수 위를 걸으면 숨겨진 보물을 발견한 기분이다. 이 풍광에 반해 20년 동안 살고 있다는 사람도 있을 정도니, 말해 뭐할까. 20년 동안 매일 산정호수를 바라볼 수 있어 행복하다는 이은옥 씨. 잔잔한 호반 위에서 산정호수가 품은 이야기들을 들어본다.

▲'동네한바퀴' 포천 (사진제공=KBS1)

명산리 연꽃마을의 7월은 연꽃이 만발한다. 논 7,000평에서 피어난 분홍빛 연꽃들이 절정을 이룬다. 마을을 지키기 위한 주민들의 노력이란다. 공장 하나 없는 청정 지역을 만들기 위해 심었던 연. 그 덕분에 명산리는 포천의 유일한 연꽃 명소로도 발돋움하는 중이다.

산책로를 따라 만발한 연꽃을 감상하던 동네지기는 연꽃을 따고 있는 세 모녀를 만난다. 무슨 일인가 들어보니 연꽃 식초, 연방 화분 등 다양한 체험을 위한 준비 중이다. 이 모든 게 고향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세 모녀의 아이디어란다. 그 덕에 마을은 오늘도 연꽃을 보러온 체험객들로 북적인다. 체험뿐 아니라 연의 모든 걸 활용한 별미도 경험시켜 주겠다고 한다. 고향에 대한 애정으로 맛을 낸 세 모녀의 연 요리를 맛본다.

▲'동네한바퀴' 포천 (사진제공=KBS1)

관인문화마을에 들어서는 순간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다. 오래된 이발관과 다방, 처마 밑에 제비까지 옛 동네의 풍경 사이로 걸으면 그 시절로 돌아간 듯하다. 근처에 군부대가 많아 주민이 13,000명까지 붐볐던 만큼 동네에 이야기도 많다. 늦깎이 시인 최정자 씨의 집에 들어가면 50년 동안 찍어온 사진들과 직접 쓴 서예와 시가 곳곳에 전시되어 있다. 5년 전 남편이 곁을 떠나고 급성 황반변성으로 시야를 잃었던 정자 씨. 흐릿한 세상에서 살게 되었지만, 남편과의 추억만은 또렷이 지키고 싶었단다. 그래서 오늘도 정자 씨는 자를 대어가며 삐뚤어지지 않게 천천히 시를 적어간다.

◆한탄강의 아름다움은 내게 맡겨라! 한탄강 지킴이

포천에 가면 꼭 들러야 한다는 한탄강. 협곡과 암벽이 만드는 비경 사이로 흐르는 힘찬 강물을 보고 있으면 절로 감탄이 나온다. 7월 장맛비에 불어난 한탄강을 따라 걷던 동네지기는 강가에서 쓰레기 줍고 있는 이건재 씨를 발견한다. 서울살이에 지쳐 고향으로 돌아온 건재 씨에게 한탄강은 어릴 적 물놀이를 하던 추억의 장소였다. 30년 사이에 많은 것이 바뀌었지만, 비가 올 때면 떠내려오는 쓰레기들이 유독 눈에 띄었단다. 그때부터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카약을 타고 쓰레기를 줍고 다녔다는데. 한탄강의 아름다움을 지키는 건재 씨의 하루를 따라가 본다.

▲'동네한바퀴' 포천 (사진제공=KBS1)

인적이 드문 시골길을 걷다 손님으로 북적이는 막국수 집을 만난다. 메밀면에 동치미 국물만 부어 만드는 이북식 막국수를 만든다는데. 이 단순한 국수 한 그릇에 이공숙 씨와 아들 박일하 씨의 숱한 노력이 들어가 있다. 제분부터 반죽까지 직접하고 밭에서 땀 흘려 수확한 작물로만 동치미를 담는다. 손이 많이 가는 방식이지만 허투루 할 수는 없단다. 일하 씨가 어릴 적부터 먹어오던 할머니의 맛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매일 같이 할머니를 기억하며 막국수를 만든다는 일하 씨. 그 추억담과 함께 시원한 동치미 막국수 한 그릇을 먹어본다.

◆산길을 달리는 짜릿한 쾌감! 오프로드 바이크

조용하던 산골 동네를 떠들썩하게 만드는 소리. 그 소리를 따라가 보니 언덕에서 나비처럼 날아가는 한 라이더가 보이는데. 산길만 달리는 ‘오프로드 바이크’ 선수 박용현 씨다. 11살 때부터 바이크를 타오며 수많은 수상을 해온 용현 씨. 화려한 대회 성적에는 아버지 박노찬 씨의 노력이 숨어있다는데. 경기장을 지어주고 오토바이를 정비해 주는 서포터이자 라이딩을 가르쳐준 스승이었다는 노찬 씨. 그 덕분일까? 오늘도 흙길을 달리는 용현 씨의 바이크에서 유독 힘찬 소리가 난다. 바이크 슈트까지 멋지게 빼입고 바이크 위에 올라서는 동네지기. 누구보다 끈끈해진 부자와 함께 산길을 거침없이 달려본다.

▲'동네한바퀴' 포천 (사진제공=KBS1)

전국에 900명 밖에 없다는 조리기능장 김명희 씨는 새벽부터 밭으로 향한다. 그녀의 농원에서 가지, 오이, 호박, 고추 등 다양한 작물을 가꾼다. 밭일을 끝내고 나면 전국에서 오는 반찬 주문까지 조리한단다. 11년 전 귀농한 이래로 한시도 쉬지를 못했지만, 직접 수확한 재료로 만든 요리의 맛을 알기에 포기할 수는 없었단다. 든든한 조력자 딸 박유빈 씨가 있기에 지금껏 해올 수 있었다. 보물 같은 손자를 품고도 곁을 떠나지 않고 도와준 유빈 씨. 그런 딸을 위해 명희 씨가 오늘은 특별한 요리를 준비했다. 조리기능장의 솜씨에 애정을 더해 만든 엄마의 밥상은 가슴까지 따뜻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