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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마이크임팩트 한동헌 대표 “진정한 ‘나’를 찾으면 미래가 보인다”
입력 2016-08-24 14:34   

▲마이크임팩트 한동헌 대표(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여러분. 내일은 안 올 수도 있어요. 아름다운 젊음이 올지 안 올지 모르는 미래 때문에 너무 혹사시키지 마세요.” 지난 2010년 가수 요조가 ‘청춘 페스티벌’에서 했던 이 이야기는 6년이 지난 지금 더욱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연애, 결혼, 출산, 인간관계, 집, 꿈, 희망… 돈 버는 것 빼고 삶의 모든 욕구를 포기해야 하는 20~30대에게 요조의 강연이 주는 위로는 여전히 주효하다.

마이크임팩트의 한동헌 대표는 포기를 강요받는 청춘에게 끊임없이 메시지를 던진다. “우린 아직 젊다. 그러니 진정한 ‘나’를 찾아라.” 그는 진정한 ‘나’에 대한 탐구가 꿈을 향한 실마리를 제공한다고 믿는다. 한동헌 대표에게 꿈의 현실화는 더 이상 ‘꿈같은 소리’가 아니다.

Q. 사무실 입구 벽면에 직원들이 자신의 꿈을 적은 포스트잇을 붙여 놓은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당신은 그 포스트잇에 어떤 꿈을 적고 싶나.
한동헌:
요즘엔 ‘강연 콘텐츠가 아시아 일대에 진출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꿈을 꾼다. 아시아각국의 정서, 문화가 하나의 권역 안에 엮일 수 있다. 시대적인 흐름이 더욱 그렇게 만들고 있고. 한국 청년들과 아시아 청년들이 느끼는 고민이 대동소이한 것 같다. 얼마 전 말레이시아와 홍콩을 다녀왔는데, 가능성이 보인다.

Q. 오는 10월 처음 열리는 ‘청춘 아레나’를 비롯해 ‘청춘 페스티벌’, ‘원더우먼 페스티벌’ 등 강연과 페스티벌이 결합한 행사를 선보여 왔다. 어떤 시너지를 기대했나.
한동헌: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좋아하고 누군가를 만나 그의 아우라를 직접 느끼는 것을 좋아한다. 인생을 변화시키는 데에 있어서, 강연은 책보다 더욱 강력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매개체라고 믿었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강연은 어렵고 지루할 것이란 편견이 있다. 좀 더 재밌게 접근하기 위해 페스티벌, 파티, 운동회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결합하기 시작했다. 덕분에 관객들이 마음을 쉽게 열었고 강연 팬층도 두터워졌다.

Q. 개인적으로 가수 요조의 강연이 기억에 남는다. 유명을 달리 한 여동생의 이야기를 하며 “미래 때문에 젊음을 혹사하지 말라”고 얘기하던. 당신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강연은 무엇이었나.
한동헌:
요조의 강연도 좋았고, 개그우먼 장도연의 강연, 김어준의 보스 양복 구매기 등이 기억에 남는다. 공통적으로 관객들이 마음을 열 수 있도록 이야기를 잘 전달한 분들이다. 요조의 여동생 이야기, 장도연의 무명 시절 이야기, 김어준의 배낭여행 이야기… 마음을 열기에 너무나도 좋은 이야기다. 그래서 더 깊이 와 닿지 않았나 생각한다.

Q. 연사를 섭외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한동헌:
콘텐츠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점이 ‘내가 좋아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사를 섭외할 때도 마찬가지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 만나보고 싶고 이야기를 듣고 싶은 사람을 섭외하는 게 우선이다. 또 새로운 연사를 발굴하는 것도 우리의 중요한 미션 중 하나다. 더 힘들긴 한데 더 재미있다.

Q. 모시고 싶은 연사가 있나.
한동헌:
늘 하는 얘기하는 분들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오프라 윈프리다. 국내에서는 유재석과 손석희가 1순위다. 동시에 일반인들의 강연도 만들고 싶다. 좋은 스토리를 가진 사람들이 많다. 알려지지 않은 청춘의 가치 있는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Q. 일반인의 강의는 유명인의 것과는 다른 힘을 가질 것 같다.
한동헌:
우리의 슬로건 중 하나가 “모든 사람들은 스토리텔러”다. 일반인 연사는 더욱 진솔한, 꾸밈없는 강연이 가능하다. 삶을 대하는 자세도 달라진다. ‘어떤 이야기를 전달하면 될까’, ‘내 삶을 통해 던질 수 있는 메시지는 무엇일까’와 같은 고민을 하면서 삶의 방향도 바뀔 수 있다.

▲마이크임팩트 한동헌 대표(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Q. 당신이 강연자로 나서서 이야기를 한다면, 어떤 시절의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나.
한동헌:
많은 연사들이 자신의 찬란했던 때를 이야기한다. 그런데 잘 들어보면 그 때가 동시에 가장 찌질했던 순간이기도 하다. 나는 마이크임팩트를 시작하고 난 후의 시간이 가장 찬란했고 또 찌질했다.

Q. 구체적으로 어떤 면에서 찬란했고 어떤 면이 찌질했나.
한동헌:
가끔 ‘내가 이 나이에 왜 이런 고민을 하고 있지?’, ‘내가 왜 이렇게 사서 고생할까?’, ‘내가 너무 바보 같은 짓을 하고 있나?’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런 고민 덕분에 더욱 찬란해지는 순간도 있다. 한 번은 행사를 마쳤는데 수익은커녕 적자가 났다. 그런데 어떤 관객이 와서 ‘고맙다’고 하더라. 그것이 내게는 깊은 희열과 보람을 준다. 망망대해 속에서 찾은 작은 빛처럼. 그리고 그 순간은 앞서 했던 찌질한 고민이 있었기에 더욱 빛날 수 있는 거다.

Q. 당신에게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미친 이야기는 무엇인가.
한동헌:
강연이든 이야기든 삶에 영향을 주는 메시지는 한 문장으로 정리되는 것 같다. 나의 경우 아버지께서 항상 입버릇처럼 해주신 이야기가 있다. “너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많은 이야기를 통해 이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주셨다. 그것이 내 자존감이나 세계관을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Q. 혹시 당신이 결혼을 해서 자녀가 생긴다면 지속적으로 전해주고픈 메시지가 있나.
한동헌:
마이크임팩트의 비전 중 하나이기도 하지만 “우린 졸라 젊다, 포에버 영(Forever young)”이다. 언제나 청춘의 마음과 방식을 가지고 살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다. 가장이 되고 아빠가 되도 ‘꼰대’는 되고 싶지 않다. 청춘의 삶이 무엇인지를 온전히 보여주는 것이 내 목표다.

Q. 청춘에 대해 ‘가진 게 없는 상태’라고 정의했다. 나이가 먹어감에 따라 필연적으로 ‘가진 것’이 생겨날 텐데 어떻게 해야 청춘의 마음과 삶의 방식을 유지할 수 있을까.
한동헌:
가장 큰 개념적 근원은 스스로를 소유자로 생각하지 않고 관리자로 생각하는 것이다. 내 것이 아니라고 여기면, 무언가를 버리는 것 혹은 다른 길을 선택하고 도전하는 것도 굉장히 쉽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움켜쥐고, 집착하고, 지키려 하는 ‘꼰대’ 같은 마음을 없애는 원동력은 관리자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Q. 얼핏 봤더니 직원 대부분 연령대가 낮더라. 이곳이 ‘청춘 집합소’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한동헌:
멤버들을 보면 감히 아버지의 마음을 알 것 같다. 멤버들에게도 지금이 찬란한 청춘의 순간이길, 행복한 순간이길 바란다. 때론 강연을 통해 멤버들이 변하기도 한다. 한 번은 이외수 선생님이 ‘그랜드 마스터 클래스’ 도중 “여러분 행복하세요?”라는 질문을 했다. 그런데 이 행사를 기획한 총괄 PD가 “난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해 회사를 떠나 뮤지컬 배우가 됐다. (Q. 설마!) 나도 놀랐다. 워낙 유능한 친구다. 회사를 옮기는 것이라면 붙잡았겠지만, 자신의 꿈을 찾아 떠난다고 생각하니 응원하게 되더라. 지난주에는 막걸리 장인이 되겠다고 떠난 친구도 있다.(웃음)

▲마이크임팩트 한동헌 대표(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Q. 하고 싶은 일을 직업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당신은 꿈을 이룬 사람처럼 보인다.
한동헌:
꿈 너머의 꿈이 있다. 지금은 청년들에게 꿈과 열정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지만, 대안적인 삶을 보여줌으로써 이들의 문제를 해결해보고 싶다.

Q. 대안적인 삶이라면?
한동헌:
지금 마이크임팩트 공동체 안에 100 여 명의 인원이 있는데, 이들이 하나의 마을을 이루면 어떨까 생각한다. 청년 문제 대부분이 사회 구조적인 문제에서 파생된다. 전체 사회를 바꿀 순 없겠지만, 구조적으로 좋은 모델을 보여주면 사회가 자연스럽게 모방하며 변할 수 있지 않을까?

Q. 그런데 마이크임팩트는 현재 사무실 12, 13층에 스터디카페를 운영 중이다. 대안적 모델을 제시하는 마이크임팩트와 현재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한 곳에 모여 있다는 게 아이러니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한동헌:
스터디카페를 마련한 것은 청춘이 모일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곳에는 각종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다. 다만 시험 자체에 주목하기보다는 그들이 목표하는 바를 향해 땀 흘려 노력하는 순간을 이곳에서 함께 하길 바라는 것이다. 그 안에서 나오는 공감대가 있을 거다. 훗날 이 카페가 청춘들에게 의미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

Q. 마지막 질문이다. 당신이 스스로의 삶에 던지는 메시지 혹은 신념이 있다면?
한동헌:
아까 얘기했던 “우린 졸라 젊다”와 “저스트 비 유어 셀프(Just be yourself)”. 진정한 ‘나’가 되면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일 수밖에 없다. 내가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을 깊게 파거나 넓게 보면, 다음 단계가 자연스럽게 보인다. 나는 대학교 때 가장 좋아하는 일이 이야기를 듣고 영감을 받는 일이었다. 그런데 그 땐 이런 직업이 없었지. 그런데 어떻게 하면 이야기 듣기를 더 많이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보니 신기하게도 그 일이 내 직업이 되더라. 진짜 내 모습이 됐을 때, 보이지 않는 미래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