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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21년차 배우 이세영 VS 신인배우 이세영
입력 2017-03-03 17:53   

▲이세영(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6개월 대장정을 끝낸 배우 이세영은 밝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지난달 26일 종영한 KBS2 주말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 상큼 발랄한 매력으로 안방극장을 빛낸 이세영을 만났다. 이세영은 "아직도 정든 식구들, 스태프 분들과 만나지 못하는 건 아쉽다"며 종영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극중 미워할 수 없는 재벌2세 민효원 역을 맡았던 이세영은 현우와 '아츄 커플'로 불리며 큰 사랑을 받았다. 데뷔한 지 21년째, 그는 신인상까지 거머쥐면서 명실상부 성인 연기자로 자리 매김했다.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을 통해 '재발견'이란 찬사를 받고 있는 이세영과 달달한 인터뷰, 지금부터 시작한다.

▲이세영(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다음은 일문일답

Q:종영 실감은 나나?
이세영:
공허하고 아쉽다. 날씨가 춥기도 많이 춥고, 덥기도 많이 더웠다. 그래서 힘들긴 했다. 그래도 스태프들을 못보는게 아쉽더라. 공허함이 있다. 긴 호흡의 작품은 어렸을 때 빼곤 안해봤다. 러브라인을 맞춰본 상대 배우도 단막극이나 이런 것 빼곤 거의 없었다. 애정이 많았던 작품이었다.

Q:성격이 안맞아 힘들었다고도 하던데.
이세영:
제가 숫기가 없다. 애교가 많고, 모두에게 사랑스럽고 밝은 효원이 같지 않다. 웃어도 어색하고, 사진 찍어도 어색하고. 효원이 역을 맡으면서 '너무 연기하는거 아니야' 이런 말 나올까봐 걱정도 됐다. 그래도 감독님이나 스태프들이 넓은 마음으로 받아주시고, 예뻐해주시고 배려해줬다. 연기하는 배우들도 뭘 하든 웃어줬다. 현우 오빠도 뭘 해도 다 받아줬다. 그래서 편하게 하니까 제가 할 수 있었던거 이상으로 보여줄 수 있었던거 같다. 큰 도움을 받았다.

Q:실제로 현우 씨랑 커플 연기가 많은 사랑도 받았다. 스킨십도 많았고.
이세영:
그렇게 많을 거라고 생각 안했다.(웃음) 나중엔 감독님도 멀리서 '뽀뽀해', '떨어져', '걸어가' 하시고. 그래도 친하고 많이 하다보니 편하게 했다. 어색하거나 그랬으면 더 못했을 텐데, 스스럼 없이 했다.

Q:극 초반에는 먼저 마음을 드러내고 저돌적으로 대시하지 않나.
이세영:
실제였으면 상처받았을 거 같다. 그런데 효원이는 다른 거 같더라. '효원이라면 할 수 있어' 하는 마음으로 고백하고 그랬다.

Q:'아츄커플'이 사귀는 줄 알았다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다른 커플(조윤희, 이동건)이 나왔다.
이세영:
저희가 사랑을 많이 받아서 베스트 커플상도 받았다. 그런데 좋은 결과가 없어서 죄송하게 생각하고.(웃음) 그래도 효원이랑 태양이는 어딘가에서 예쁘게 사랑할 거 같다. 현우 오빠가 나중에 다른 여배우랑 커플상을 받으면 아쉽기도 할 거 같다. 나중에 다시 만난다면 제가 철벽치고 오빠가 애교를 부리는 캐릭터로 만나도 좋을 거 같다.

▲이세영(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Q:현우와도 호흡이 좋지만, 박준금, 구재이와도 많이 호흡하지 않았나.
이세영:
박준금 선생님은 '시크릿가든'을 보고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쿨하고 따뜻한 분이더라. 첫 촬영 때 '부족함이 많아서 많이 도와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는데, 촬영 끝날때까지 기억해주고 칭찬해주시고 조언해주시더라. 정말 감사했다. 진짜 어머니 같았다. 재이 언니도 정말 좋았다. 촬영이 없을 때엔 맛집도 다니고, 대기실도 같이 썼다.

Q:54회나 되는 분량 동안 슬럼프나 힘든 순간은 없었나.
이세영:
감정 연기나 이런걸 할 때 바로 연기가 안 나올 땐 힘들었다. 내가 빨리 안하면 촬영이 안되니까. 그리고 웃음이 터져서 참는게 가장 힘들었다. 촬영장 분위기는 참 화기애애하고 좋았다.

Q:이동건, 조윤희 커플은 정말 몰랐나.
이세영:
제가 눈치가 많이 없었던 거 같다. 다들 서로 커플을 많이 챙기게 되지 않나. 그냥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다 보니 별로 생각이 없었다. 사귄다는 소식을 듣고 저도 응원하게 됐다.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시청자들도 많이 응원해주시는 것 같더라.

Q: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로 성인배우 이세영으로 각인된 것 같다. 데뷔 20년에 신인상도 받았다.
이세영: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받을 때에도 제가 받으리라 생각도 못했다. 20세 이상이 되야 신인상을 받을 수 있더라. 2005년 KBS 연기대상에서 청소년 연기상을 받았다. 그러다가 11년 만에 상을 받아서 의미도 남다르고 감사했다.

Q:아역을 하다가 휴식기를 갖기도 했는데.
이세영:
중, 고등학교 때 쉬었다. 활동을 하면서 공부를 하면 성적이 떨어지니까, 그땐 그런게 자존심이 상했던거 같다. 그래서 대학 들어가서 다시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Q: 성인이 돼 연기를 다시 하게 됐을 때 마음이 남달랐을 거 같다.
이세영:
생각보다 쉽진 않더라. 쉴 때엔 꾸준히 섭외가 와서 제가 연기를 안할꺼란 생각은 안했다. 그땐 기본적으로 배워야 하는 걸 배워야 하니까 쉰 거지 '연기를 할 수 있을까'란 생각으로 쉰 건 아니다. 그래서 촬영장에 대한 그리움은 있었다. 그럼에도 학창 시절을 여중, 여고를 나와서 더 거침없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건 감사한 일 같다. 정말 소중한 기간이었다.

Q:성신여대 미디어영상연기학부 11 학번이다. 졸업은 어떻게 됐나.
이세영:
수업은 다 듣고, 토익 점수 제출만 남았다. 촬영을 하면서도 빡빡하게 수업을 들었던 거 같다. 생리학 수업도 들었다. 수업을 못들어서 따로 찾아가서 질문하고 그랬다. 연기과 학생들은 나태하다거나, 성실하지 않다거나 이런 편견들이 있는데, 그걸 견딜 수 없었다.

Q:다른 동기들과 생활은 어떤가.
이세영:
공승연, 구하라 언니가 동기인데, 서로 지금도 활발하게 연락하고 있다. 단체 채팅방에 사진도 올리고 자주 만난다. 정말 가깝게 지낸다. 여중, 여고, 여대인데 정말 편하고 좋은거 같다.

Q:학교 생활에 애착도 많고, 배움에 대한 열망이 있는 거 같다.
이세영:
연기과 교수를 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다. 그래서 대학원에도 가고 싶다. 그리고 책도 찾아보고, 논문을 작업하는 그런 과정이 재밌더라. 사진 찍고 할 땐 떨리는데, 이게 맞는 것 같다는 생각도 있다.

Q:예쁜 외모라서, 외모보다는 연기로 뭔가를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도 가졌을 것 같다.
이세영:
예쁜척하고 싶진 않지만, 예뻐 보이려 항상 노력은 한다.(웃음) 살찌면 정말 못 생겨져서 관리도 한다. 그래도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후반부엔 당도 떨어지고 해서 많이 놓긴 했다. 얼굴 근육을 막써서 '그런 표정 짓지 말라'는 얘기도 듣기도 한다. 예쁜 척은 하지 않지만 예뻐 보이고 싶은게 제 마음이다.

▲이세영(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Q:오래 연기를 했지만 해보고 싶은 역할, 장르도 있을 거 같다.
이세영:
액션을 꼭 하고 싶다. 제가 판타지 소설을 정말 좋아한다. 쉴 때 (두 팔을 벌리면서)이만큼 빌려 온다. 소설 '묵향'을 읽으면서 "이게 작품으로 만들어진다면 꼭 해야지" 이런 생각도 했다. 액션을 정말 하고 싶다. 악역도 하고 싶다.

Q:이번에 온스타일 '겟잇뷰티'로 MC로도 도전하지 않나.
이세영:
예전에 '겟잇뷰티'의 '토킹미러'라는 코너에 출연한 적이 있다. 그때 지금의 '겟잇뷰티' 연출자 분이 촬영장에 오셔서 절 보셨다고 하더라. 저 역시 이너뷰티나 이런 부분에 관심은 있지만 아직 잘 모른다. 그래서 점차 배워나가는 캐릭터로 제안을 받게 됐다. 그래도 '생얼'을 보여줄 지는 몰랐다. 계약하고서야 알았다.

Q:함께하는 사람들과 호흡은 어떤가.
이세영:
하늬 언니는 '겟잇뷰티' MC 3년차라고 하더라. 확실히 노련하시고 현장도 잘 챙겨주신다. 다라 언니도 숫기가 없는 거 같은데 착하고 귀엽다. 세정 씨는 막내인데도 야무지다. 그렇게 4명의 합이 잘 맞는거 같다.

Q:설마 여자를 좋아하는 건가.
이세영:
전혀.(웃음) 그래도 '여덕'이라고 하는 포인트에 넘어가는 건 있는 것 같다. 김연아 선수, 아이유가 정말 좋다. 제가 '트로트의 연인'할 때 힘들었는데, 그때 아이유의 '너의 의미'를 들으면서 위로 받았다. 아이유의 목소리가 제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는 것 같다.

Q:인터뷰 하면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세영:
'아츄커플'을 응원해주신 분들께 너무 감사하다.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의 분당 최고 시청률을 '아츄커플'이 찍었을 때도 좋았고, 베스트 커플상 후보에도 원래 없었는데, 팬들이 말씀을 해주셔서 넣어주셨다고 하더라. 상까지 받아서 감사했다. '연예가중계', '해피투게더' 촬영도 잠도 못자고, 컨디션도 안좋았지만 너무 감사한 마음에 출연하게 됐다.

Q: 앞으로 연기자 이세영은 어떨까
이세영: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로 큰 사랑을 받았지만 제 인생을 봤을 때 큰 터닝포인트가 될 것 같지 않다. 앞으로 계속 연기를 할거라 일희일비 하지 않고 중심을 잡고 기본기를 다지겠다. 물론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은 제가 연기자로 거듭나는데 기회를 준 작품은 맞다. 성인된 후 대중에게 기억남는 작품이 없었을 텐데, 이 작품으로 관심을 받게 돼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