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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창동 감독이 본 ‘버닝’, 그리고 영화라는 매체
입력 2018-05-30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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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GV아트하우스)

개봉 전에도 개봉 후에도 뜨겁다. 영화 ‘버닝(BURNING)’의 이야기다. ‘버닝’은 이창동 감독의 8년 만의 신작으로, 영화 안팎으로 시끄러웠던 작품이다. 우선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주목받았고, 국내 개봉 전에는 배우들의 언행으로 논란이 됐으며, 개봉 후에는 작품에 대한 모호성으로 여러 이야기를 낳았다.

최근 이창동 감독은 난생 처음으로 영화 개봉 후 많은 매체들을 한꺼번에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약 20년간 영화를 해왔지만, 그동안 이창동 감독은 관객과의 소통은 영화 자체로만 하면 된다고 생각해왔다. 얼굴을 노출하는 것도 즐기지 않는다고. 특히나 이번 영화의 경우, 관객이 직접 해석해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에 영화에 대해 직접적으로 설명하는 시간을 가진 것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엔 “뭔가 해야겠다”라는 마음으로 언론 앞에 나섰다.

이창동 감독은 ‘박하사탕’으로 2000년 제35회 칸국제영화제 감독 주간에 초청된 이후, ‘오아시스’로 2003년 제43회 칸국제영화제 비평가 주간에 소개됐고, ‘밀양’으로 2007년 제60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전도연에게 여우주연상 수상을 안겼다. ‘시’는 2010년 제 63회 칸국제영화제 각본상까지 수상했다. 그야말로 칸국제영화제의 사랑을 온몸에 받고 있는 감독이다. 신작 ‘버닝’ 역시 또 한 번 경쟁 부문 초청됐다.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어 수상을 기대하는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결과는 무관이었다.

가장 아쉬운 사람은 이창동 감독이었다. 이 감독은 “당연히 아쉽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버닝’이 칸 수상 여부에 올인한 것처럼 되어버렸다. 그건 전혀 원하지 않았다. 물론 칸에서 수상을 했다면 영화에 힘을 실어줄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해 실망감을 준 것 같다. 기대감도 너무 높았다. 그런 점에서 감독으로서 같이 했던 사람들에게 미안하다. 한국 영화로 봤을 때도 ‘버닝’이 수상을 했다면 한국영화 전체에 자극도 되고 활력도 됐을 텐데 아쉬움이 있다. 현지에서는 내 예상 이상으로 반응이 좋았다. 보통은 칸에 들어가는 영화들은 개성이 강한 영화다. 개성이 강하다는 건 호불호가 나뉜다는 것이다. 우리 영화는 호불호가 갈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호불호 갈리지 않고 다 좋다고 하는게 오히려 이상했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사진=CGV아트하우스)

국내 흥행 성적은 더욱 아쉽다. 현재까지 ‘버닝’은 약 45만 관객을 모았다. 손익분기점인 250만에 한참 모자란 상황이다. 이 감독은 “국내 반응은 달랐다. 국내외의 온도 차이를 보면서 ‘이게 뭔가’ 싶었다”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이는 앞서 “비닐하우스 안을 들여다보는 것과 영화가 비슷하다”라고 한 이창동 감독의 말을 떠올리게 만든다. ‘비닐하우스’는 극중 중요한 소재로 쓰이기도 한다. 이 감독이 영화를 비닐하우스라고 비유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 감독은 “비닐하우스는 형체를 가지고 있지만 투명하고 안이 비어있다. 영화 또한 실체가 없다. 대중들은 미술품이나 뮤지컬 등을 볼 때는 해설을 보고 이해하려고 하는데, 영화는 해석을 하려고 하지 않고 체험하려고 한다. 자신이 느낀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의 해석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만큼 역설적으로 비어있는 것이다. ‘버닝’이 딱 그 과정을 통해 받아들이는 영화다. 어떤 의미에서는 흥미롭고 재미있다. 내가 설명을 해도 ‘그건 너의 의도고 나는 이렇게 받아들인다’고 말한다. 이게 영화의 특징이다”라고 설명했다.

‘버닝’은 상징을 표면에 내세우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그것도 단편을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다. 그만큼 모호한 요소가 많으며, 이 부분은 이창동 감독의 전작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이 감독은 “변화한 것은 맞다. 늘 변화하고 싶었다”라고 인정한 후, 이 영화가 모호한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여러 가지 서사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종수(유아인 분)의 경우엔 소설가 지망생으로 이야기를 찾는 사람이고, 해미 언니에 따르면 해미(전종서 분) 역시 이야기를 잘 지어내는 사람이다. 벤(스티븐연 분) 또한 종수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고 이야기 한다. 이 감독은 “소설의 모호성은 독자가 수용한다. 하지만 영화가 모호하면 관객들이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이 생각하는 다른 것으로 받아들인다. 특정한 것으로 받아들이니까 해석을 다 하고 나면 퍼즐이 비게 된다. 그럼 왜 부족하냐고 비판한다”라고 말했다.

이창동 감독은 원래 직접 새로운 이야기를 꺼내오는 작가이기도 했으나 ‘밀양’부터 ‘버닝’까지는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쓰기보다는 원작이 있는 작품을 바탕으로 각색에 참여, 연출에 집중하고 있다. 이 감독은 “나는 늘 지금까지 질문을 하기 위해서 영화를 해왔다. 답을 찾는 건 관객의 몫이지 내가 던져주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관객이 질문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라며 “‘버닝’은 질문이 더 복잡해진 것뿐이다. 어떤 질문은 시간이 지나도 남을 수 있다. 누군가에게는 낯설 수 있는 이야기가 다음번에는 낯설지 않게 받아들여질 수 있고, 그 다음에는 더 새로운 것을 많이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라며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에 대해 다시 한 번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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