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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인터뷰] '지푸라기' 정우성, 치열하게 고민하고 새로움을 갈망한다
입력 2020-03-05 16:50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에서 태영 역을 맡은 배우 정우성(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구구절절하지 않으면서도 굉장히 밀도 있고 공감가는 사연들이 마음에 들었어요. 여기에 전도연 씨가 캐스팅됐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우연히 거액의 돈 가방을 발견한 인물들이 짐승처럼 변해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돈 가방은 하나지만, 각 인물은 모두 다른 사연과 이유로 그것을 차지하려 한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비즈엔터와 만난 정우성은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에 출연한 이유로 시나리오와 전도연을 꼽았다.

"연희가 주는 존재감이 좋았어요. 아무래도 여성 배우가 중심인 영화가 많지 않잖아요. 그런 부분에 목마름도 있었고, 연희 옆에 태영이라는 인물을 두면 볼 만할 것 같았죠."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스틸컷(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정우성은 연예계 대표 미남 배우이지만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에서는 전혀 다른 이미지를 보여준다. 극 중 정우성이 맡은 태영은 어마어마한 빚을 남긴 채 사라진 애인 연희(전도연) 때문에 벼랑 끝에 몰린 인물이다. 그는 고리대금업자 박사장(정만식)의 협박 앞에서 지질하고 우유부단한 모습으로 헛웃음을 유발한다.

"태영의 상황이 어둡기도 했지만, 어떻게 보면 경쾌하고 연민이 느껴지더라고요. 절박한 선택에 내몰렸다고 해서 악한 사람은 아니잖아요. 범죄를 정당할 수 없지만 처한 상황에서 개개인이 하는 선택을, 멀리 떨어진 우리가 옳고 그름을 따지거나 손가락질할 순 없는 것 같아요. 다른 인물들처럼 태영 역시 헛웃음을 줄 수 있는 연민의 가닥을 주려고 했어요."

각각 20년 이상의 연기 경력을 지닌 배우들이지만 정우성과 전도연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로 처음 호흡을 맞췄다. 막연히 연기를 같이하고 싶었지만, 전도연과 연기를 하기 위해 작품을 찾을 순 없는 노릇이었다.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스틸컷(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전도연이라는 배우가 현장에선 어떤 모습인지 궁금했거든요. 긴 시간 전도연이란 이름으로 자리할 수 있었던 건 영화에 대한 애정과 현장에 대한 책임감이 있지 않을까 하고요. 꿋꿋하게 본인의 자리를 지킨다는 건 영화에 대한 애정, 책임, 사랑이 없으면 안 돼요. 현장에서 그런 것들을 확인해서 반가웠고, 그렇기 때문에 애정이 가는 동료 배우예요."

전도연이 캐스팅돼 있었다는 소식에 작품을 선택했던 정우성이었지만 두 사람이 함께 나오는 장면은 그리 많지 않다. 정우성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의 아쉬움이자 미덕이라며 "다음에 좀 더 긴 호흡을 가지고 만나면 또 다른 재미가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정우성은 지난해 영화 '증인'으로 제55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대상, 제40회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26년 연기 인생에 또 다른 터닝포인트를 맞았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에 이어 '정상회담'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영화 '보호자'를 통해 연출 겸 배우로 활동할 예정이다.

"지금 정신이 없어요. 몇 달 전부터 준비는 계속했는데, 빨리 촬영 들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감독으로서 소통을 잘하고 있다는 자신하는데 막상 현장에서는 고생시킬 것 같아요. 하하"

▲배우 정우성(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감독 정우성은 어떤 모습일까. 정우성은 산업의 의미에서 영화를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업은 자본으로 돌아가는 것이기에 자본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투자자들이 없으면 영화는 만들어지지 못하잖아요. 제작비에 맞는 손익분기점을 책임지는 게 맞고, 더 많은 관객을 좇겠다고 다양성의 여지를 포기하는 건 옳지 않다고 봐요.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지금 막 새로 시작하는 영화인들의 반짝거리는 관점들을 돋보일 수 있게 도와야 할 것 같아요. 그게 결국 책임을 함께하는 하나의 방법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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