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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도 홍어ㆍ나주 영산포 삭힌 홍어, 홍어에 인생 건 ‘바닷가 사람들’
입력 2021-01-18 22:45   

▲‘바닷가 사람들’(사진제공=EBS1)
‘바닷가 사람들’이 홍어에 인생을 건 흑산도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18일 방송되는 EBS ‘바닷가 사람들’에서는 흑산도 홍어잡이 배들이 위험천만 서해 바다를 항해한다.

우리나라 영해로 침범해 들어오는 중국 어선들의 위협과, 몰아치는 눈비, 험난한 파도를 극복해야만 한다. 한 번도 안 먹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먹은 사람은 없다 할 만큼 중독성이 강한 홍어! 바다에 인생을 건 흑산도 사람들을 좇아, 바다의 진미 홍어를 찾아 떠나보자.

▲‘바닷가 사람들’(사진제공=EBS1)
2020년의 마지막 조업을 앞둔 홍어 배, 모든 채비를 마쳤지만 항구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 한 번 나가면 3박 4일을 바다 위에만 있어야 하는데, 예보되는 파도의 높이가 심상찮은 까닭이다. 바람이 잦아들 때까지 기다린 끝에 출항을 결정했다. 홍어 떼가 몰려드는 서해 먼바다를 향해 5시간의 항해에 나선다.

바다는 예측불가능하고 두려운 곳이지만, 또한 기회의 보고이기도 하다. 올해로 홍어잡이 5년 차인 김철용 선장 역시 수협에서 은퇴한 후 인생 제2막을 꿈꾸며 키를 잡았다. 홍어 배의 젊은 외국인 선원들은 고향에 집 한 채 지어보겠다는 소망으로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서 날아왔다.

▲‘바닷가 사람들’(사진제공=EBS1)
홍어와 가오리를 서로 착각하기 쉽지만, 약간의 지식만으로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어는 머리가 뾰족하고 꼬리엔 지느러미가 있지만, 가오리는 머리 부분이 둥글고 꼬리엔 독침을 달았다. 홍 비슷한 모양새지만 몸값은 홍어가 몇 배로 비싸다. 건져 올린 홍어의 배 부분이 유독 거뭇하다면 기뻐할 일이다. 홍어는 서해 전역을 돌아다니지만, 배가 검은 홍어만은 좁은 지역만을 다니며 살을 찌우기 때문에 맛이 특히 좋다.

변화무쌍한 겨울 서해 바다. 파도를 견디는 것만으로도 벅찬데 눈비까지 몰아친다. 서해 바다에는 언제나 예상치 못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특히 한중 잠정조치수역을 넘어 한국의 배타적 경제수역까지 침범하는 중국 어선 피해가 심각하다. 이날만도 바다 밑에 던져두었던 주낙 바늘을 중국의 저인망 어선이 쓸어가는 통에 큰 손해를 입었다. 망망대해 가운데서 장비가 고장 나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땐 선장 스스로 팔을 걷어붙이고 바다의 맥가이버가 된다.

▲‘바닷가 사람들’(사진제공=EBS1)
2020년 마지막 조업, 컴컴한 저녁 바다에서 홍어들이 올라오는 모양새가 심상치 않다. 튼실한 홍어들이 빈 바늘 없이 줄줄이 올라온다. 어창을 채우고도 남아 갑판 위에 홍어가 넘쳤다. 홍어잡이 5년 인생 처음 겪는 만선이다.

조업을 다 마치고 돌아온 홍어 배가 이튿날 아침 이웃 섬 다물도에 도착한다. 바다에서 급하게 끌어올린 주낙 바늘들은 온통 엉켜 있어서 그대로는 다음 조업 때 사용할 수 없다. 얽히고설킨 낚싯줄을 풀고, 휘어진 바늘을 곧게 펴 차례로 가지런히 정돈해야만 한다. 다물도의 서른 명 남짓한 할머니들이 그 일을 맡아주고 있다.

홍어를 잡아 올리는 곳이 흑산도라면, ‘삭힌 홍어’의 본거지는 나주 영산포다. 과거에 섬사람들은 잡아 올린 생선을 육지의 쌀과 바꾸기 위해 멀리 나주까지 항해했다. 목포를 지나 영산강을 거스르는 동안 다른 생선들은 썩어지고 말았지만, 홍어는 발효가 되어 맛이 더 특별해졌다. 삭힌 홍어의 맛을 알게 된 나주 영산포 사람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홍어를 맛있게 발효시키는 비법을 연구하고 계승해왔다. 그 특별한 발효 비결과, 홍어를 활용한 갖가지 요리를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