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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리뷰] 넷플릭스 '이두나!', 다시 찾아온 수지의 시간
입력 2023-10-20 12:00   

▲넷플릭스 '이두나!' 수지(사진제공=넷플릭스)

다시 수지에게 주목할 시간이 됐다.

지난해 쿠팡플레이 '안나'가 공개된 이후, 주인공 안나를 맡았던 배우 수지의 연기력에 호평이 쏟아졌다. 당시 수지는 비즈엔터와의 인터뷰에서 "혹시 날 속이고 있는 '깜짝 카메라'가 아닐까 의심했다"라며 연기로 칭찬받는 것이 신기하다고 말했다.

수지는 그때의 칭찬이 과분한 칭찬이 아니었다는 걸 '이두나!'를 통해 보여준다. 20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시리즈 '이두나!'에서 수지는 비주얼과 스타일로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물론, 인물의 미묘한 감정선까지 섬세하게 조율하며 '배우 수지'의 존재감을 과시한다.

▲넷플릭스 '이두나!' 수지(사진제공=넷플릭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이두나!'는 화려한 K팝 아이돌 시절을 뒤로하고 은퇴한 이두나(수지)와 평범한 대학생 이원준(양세종)이 셰어하우스에서 만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로맨스 드라마다. '전직 아이돌이 내가 아는 사람이라면, 게다가 그와 같은 집에 산다면'이라는 판타지에 청춘이라면 한 번쯤 경험했을 법한 이야기들을 몇 스푼 더해 현실감을 살렸다.

이번 시리즈의 타이틀롤을 '이두나'를 연기하는 수지는 타이틀롤로서 부족함이 없는 모습을 보여준다. 일단 아름답다. 무대 위에선 화려한 아이돌 스타일링과 빛나는 메이크업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과거 미쓰에이의 수지를 극으로 옮겨놓은 듯한 느낌이다.

은퇴 후 셰어하우스에서 사는 전직 아이돌 이두나의 모습은 청순하면서도 도발적이다. 영화 '건축학개론' 속 서연(수지)이 그 시절의 아련하면서도 풋풋했던 첫사랑의 모습이었던 것과 달리, '이두나!'의 이두나는 2023년의 첫사랑 비주얼을 보여준다. 남자를 능동적으로 이끌 줄 알며, 자유로우면서도 남녀 모두에게 사랑받는 그야말로 당당한 여성이다.

▲넷플릭스 '이두나!' 스틸컷(사진제공=넷플릭스)

비주얼뿐만 아니라 연기까지 아름답다. '이두나!'는 이두나가 아이돌로서 무대 위에서 노래하다 깊은 심연으로 가라앉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러다 순수하고 순박한 이원준을 만나 그의 주변을 맴돌며 시청자들의 연애 세포를 일깨운다. 해맑은 미소를 보여주다가도, 연예계를 은퇴하고도 셰어하우스에서 답답하게 살 수밖에 없는 현실에 직면할 땐 누구보다 차갑다.

'이두나!'를 보고 있으면, 이두나의 이야기가 아닌 수지의 이야기처럼 보이는 순간이 있다. 줄타기를 하는 듯한 이두나의 아슬아슬한 감정은 수지 또한 이두나와 비슷한 경험을 해본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다. 그만큼 배우와 인물의 싱크로율이 높다.

▲넷플릭스 '이두나!' 스틸컷(사진제공=넷플릭스)

남자 주인공 이원준을 비롯해 원준의 첫사랑 김진주(하영)가 보여주는 청춘의 단면은 꽤나 현실적이다. 원준은 은퇴한 아이돌과 같은 집에서 산다는 드라마에 나올 법한 일을 겪고 있지만, 생활비를 직접 벌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다. 그러면서 오랜만에 재회하게 된 첫사랑 김진주에게 마음이 흔들린다.

김진주는 현실적인 이유와 여러 오해가 겹쳐지며 원준과 친구 그 이상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그런데 또 원준의 곁을 맴도는 이두나를 의식한다.

여기에 원수와도 다를 바 없었던 원준의 소꿉친구 최이라(박세완)가 등장하며 '이두나!'에는 신선한 사각관계 로맨스가 만들어진다.

▲넷플릭스 '이두나!' 수지(사진제공=넷플릭스)

지난 18일 열린 '이두나!' 제작발표회에서 수지는 "대중이 모르는 내 차가운 면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그의 바람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수지는 웹툰 속 이두나를 완벽하게 실사화하며, '수지가 이런 연기도 가능하구나' 놀라게 한다. 수지만의 매력을 더해 '이두나!'의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한 것은 덤이다.

한편, 넷플릭스 '이두나!'의 공개 시간은 20일 오후 4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