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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스타] '경성크리처' 최영준 "8일 만에 7kg 감량…가토 중좌 어려운 역할" (인터뷰①)
입력 2024-01-30 00:00   

▲배우 최영준(사진제공=에이스팩토리)

"항상 감독님이나 작가님께 왜 나를 캐스팅했는지 물어보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착한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잘 모르겠다'라고 하시더라고요. 착하게 살았다고 생각하는데, 제 얼굴에 그런 인상이 있나 봐요. 하하."

배우 최영준의 얼굴은 한 줄로 정리하기 어렵다. 억척스럽게 딸을 홀로 키우는 아버지, 사명감도 자존심도 없는 생활형 검사, 오지랖 넓은 응급의학과 조교수 등 그는 참 많은 작품에서 다양한 인생을 연기했다.

그런 그가 넷플릭스 '경성크리처'를 통해 또 한 번 새로운 얼굴을 보여줬다. 그가 연기한 가토 중좌는 이전에 연기했던 어떤 캐릭터보다 어려웠다. 긴 촬영 기간 동안 캐릭터에 대해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최영준은 이 과정을 힘들지만 재미있었고, 어렵지만 의미 있었다고 말했다.

▲'경성크리처' 스틸컷(사진제공=넷플릭스)

최영준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비즈엔터와 만나 '경성크리처'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경성크리처'는 시대의 어둠이 가장 짙었던 1945년 봄, 생존이 전부였던 두 청춘이 탐욕 위에 탄생한 괴물과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 시리즈물이다. 최영준이 연기한 가토는 '나진'(인간을 괴물로 만드는 기생충)을 이용해 '크리처'(괴물)를 탄생시킨 인물로, 사람을 괴물로 만드는 옹성병원의 실질적 책임자다. 신 인류를 창조하겠다는 그릇된 생각에 희생당하는 인간의 고통은 전혀 생각하지 않으며, 괴물을 자신의 피조물로 여기는 광기를 보여준다.

'경성크리처' 정동윤 PD와 강은경 작가는 최영준이 우아하면서도 날이 바짝 서 있는 사람이길 원했다. 최영준에게 가토가 하는 행동이야 어떻든, 그가 한 치의 흐트러짐이 없는 인물로 보였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최영준은 감정을 자제하되, 감정이 아예 없는 인간으로 보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매 순간 표정 하나, 행동 하나 조심스럽게 연기했다.

"가토는 본인 스스로 고결한 일을 하고 있다고 믿고 있어요. 세상에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있기 때문에 자신이 잘못됐다고 의심조차 안 하죠. 가토의 그런 부분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그의 정제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적합하다고 생각했어요."

▲배우 최영준(사진제공=에이스팩토리)

'경성크리처'를 위해 그는 체중을 무려 15kg을 감량했다. 첫 촬영 이후 정동윤 PD가 그에게 전화를 걸어 살을 좀 빼야 할 것 같다고 요청했다. 최영준은 "얼마나 급했으면 명절에 전화를 했겠느냐"라며 "군더더기 없는 인물로 보이길 원했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8일을 굶었어요. 6~7kg이 빠지더라고요. 사실 몸무게를 빼는 건 문제가 아니었는데, 유지하는 게 정말 힘들더라고요. 먹는 것도, 술 마시는 것도 좋아하거든요. 정말 힘들었죠. 지금은 다시 8kg 정도 찌웠습니다."

체중 감량만큼 어려웠던 것이 일본어 대사였다. 그는 일본인 역할을 맡은 배우들 중 유일하게 모든 대사를 일본어로 소화해야 했다. 처음에는 만만하게 봤지만, 이 역시 쉬운 일은 아니었다. 촬영 두 달 전부터 공부하기 시작해 촬영하는 내내 일주일에 2~3번씩 비대면 수업을 진행했다.

"회화를 하는 게 아니라 연기를 하는 거잖아요. 대사를 하면서 그 안에 가토의 정서가 담겨야 하니 그 부분이 어려웠습니다. 또 체중 감량하는데 에너지를 많이 써서 그런지 머리가 안 돌아가더라고요. 하하. 대사 외운 걸 까먹을까 봐 현장에서는 말수도 줄이고, 웃음기를 없애기 위해 노력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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