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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수꾼’, 어쩌다 월화극 시청률 ‘꼴찌’가 됐나
입력 2017-05-24 08:55   

▲'파수꾼'에서 조수지 역을 맡은 배우 이시영(사진=MBC)

‘역적’의 영광은 어디로 갔을까. 드라마 ‘파수꾼’이 월화극 시청률 ‘꼴찌’로 떨어졌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가 24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3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파수꾼’은 전국기준 3회 4.6%, 4회 4.8%의 시청률을 나타냈다.

하루 앞서 방송된 1, 2회 방송분보다 1%P 이상 떨어진 수치이자 동시간대 방송된 월화드라마 가운데 가장 낮은 기록이다. 전작 ‘역적 - 백성을 훔친 도적’이 꾸준히 10%대 시청률을 유지했던 것을 고려하면 ‘파수꾼’은 시청자 증발의 혐의를 벗기 어렵다.

느린 전개, 기시감 느껴지는 캐릭터 등이 ‘파수꾼’ 시청률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파수꾼’은 초반부터 호흡을 빠르게 몰아쳐 시청자를 붙들어놓는 최근의 추세와 거리를 보인다. 지난 22일 방영된 1회는 주요 인물의 성격을 설명하는 데에 거의 통째로 할애됐다. 같은 날 첫 방송을 시작한 KBS2 ‘쌈마이웨이’가 1회부터 남녀 주인공 사이의 ‘썸’ 기류를 그려냈던 것과 비교하면 ‘파수꾼’의 전개 속도는 현저히 낮다.

기시감이 느껴지는 인물 설정도 ‘파수꾼’의 소구력을 떨어뜨리는 요소 중 하나다. 물불 가리지 않고 사건 수사에 뛰어드는 여형사 조수지(이시영 분)가 스스로를 ‘또라이’라고 부르는 것이나, 권력자 아버지를 등에 업고 사이코패스에 가까운 범죄를 저지르는 윤시완(박솔로몬 분)의 존재는, 지극히 식상한 클리셰다.

손형석PD는 앞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파수꾼’은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방식이 새롭다. 범죄자를 직접적인 방식으로 단죄하지 않고 해킹, CCTV 등을 통해 그들의 범죄가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방식으로 복수를 이뤄나가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가 언급한 작품의 새로움이 본격적으로 드러나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장도한(김영광 분)의 의문스러운 이중성이나 베일에 감춰진 이관우(신동욱 분)의 정체 또한 여전히 안개 속에 있다.

시청자는 참을성이 뛰어난 집단이 아니다. 경쟁 작품들은 경쟁적으로 이야기를 휘몰아치고 있다. 방송 하루 만에 시청률이 1%P 이상 떨어졌다는 것은 우려할만한 신호다. 떠나간 시청자들을 되돌릴 방법을 ‘파수꾼’은 고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