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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여진구 “스물한 살, 제겐 분명하게 큰 행운이죠”
입력 2017-06-06 12:24   

▲여진구(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스물한 살의 여진구는 어느새 배우로서는 13년차의 베테랑이다. 지난 2005년부터 시작한 아역배우로서의 삶은 그에게 많은 의미를 남겼다. 단순히 재밌던 연기가 어느 순간부터 삶으로 스며들었고, 어느 시점에서부터 여진구는 배우로서 자신만의 행보를 구축했다. 연기를 곧 도전으로, 하나의 자극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여진구는 특유의 성실함으로 자신의 뚝심을 굳혀오고 있다.

그렇다면 여기서 궁금한 점. 과연 여진구의 ‘뚝심’이란 무엇일까. 여진구는 어떤 생각으로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만들어 나가는 걸까. “나를 위한 작품을 찍고 있다”고 말하는 여진구는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을까. 아역배우로서, 현재 스물한 살의 풋풋한 청년으로서, 13년차 배우로서 여진구는 책임감을 갖고 자신의 연기 인생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성실히, 충실히, 주변을 살피며, 자신을 채찍질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행운에 감사하며.

Q. 드라마 ‘써클’ 방영이 한참이에요. 영화 ‘대립군’ 개봉과 맞물려서 정신이 없겠는데요?
여진구:
이렇게 바쁜 건 처음이에요. 컨디션 조절하면서 잘 해보려 합니다(웃음).

Q. ‘대립군’에서 여정을 떠나는 장면이 꽤 길어요. 힘들었을 것 같은데.
여진구:
저보다는 대립군 역할의 선배님들이 많이 고생하셨어요. 가마를 끌고 산에 오르는 장면을 많이 찍게 돼 죄송스러웠죠. 실제로 제가 그 안에 많이 타고 있던 상태였거든요. 다양한 산을 다니기도 했지만 현장 분위기는 좋았어요. 나중엔 선배님들과 저도 지치고 극 내에서 신경쓸 부분도 많아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분위기도 잡혔죠.

Q. 이제 스물한 살인데, 술잔도 많이 오갔을지(웃음).
여진구:
사실, 술은 이번 작품하면서 선배님들께 배우게 됐어요. 이정재 선배님과 대립군 선배님들 덕분에 좋아하게 됐죠. 아직까지는 술을 자주 못 접해서 그런지 술기운을 잘 못 이기는 편이에요. 작년까지는 술을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번엔 산 속에서 막걸리도 마셔보고 촬영이 파하면 간다니 소주도 마시고 하다 보니 그 매력을 알아버렸어요(웃음). (Q. 주량은요?) 소주 반 병에서 한 병 정도 돼요. 소맥은 잘 못 먹고요.

Q. 촬영장에서 술을 마시다 보면 아역이 아닌 성인 배우라는 느낌이 더 들 것 같아요.
여진구:
음, 그런 것보다는 선배들과 술 마실 수 있는 나이가 됐다는 생각이 크게 들어요. 선배들과 이런 자리를 가질 때면, 이전엔 저 혼자 사이다나 콜라를 들고 다녔거든요. 이번 작품은 선배님들과 술을 마시면서 더 돈독해지는 게 분명히 있던 것 같아요. 작년까지는 술의 매력을 잘 몰랐거든요. 잘 마시지도 못 해서 좋아하지 않았었는데, 이번에 ‘대립군’을 찍으면서 여러모로 많이 배웠죠(웃음).

▲여진구(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Q. ‘대립군’ 속 여정을 떠나는 장면은 영화 ‘반지의 제왕’을 연상케 하기도 했어요. 예를 들어 아라곤은 토우 같았고, 프로도는 광해 같은 느낌이었죠.
여진구:
그런 식으로 ‘대립군’을 만들어 봐도 재밌겠는데요? 하하. 사실 시나리오는 감정선 위주였지 여정이 자세히 서술되진 않았어요. 단지 ‘걷는다’, ‘힘겹게 걷는다’는 지문만 있었죠. 그거야말로 가장 무서운 부분이었어요(웃음). 여정은 대립군과 광해가 돈독해진 과정을 담은 설명적인 부분이라고 할까요? 그리고 저희가 너무 힘들어하는 장면만 들어가면 보기에도 힘들었을 텐데, 감독님이 여타 사극에서 보기 힘들었던 웅장한 자연을 담고 싶어 하신 것 같아요. 그런 부분이 ‘반지의 제왕’이랑 비슷한 느낌을 줄 수도 있었겠다 싶어요.

Q. (※스포일러가 포함된 질문입니다) 일반적인 사극도 힘든데 심지어 촬영장소도 열악한 편이었죠. 가장 힘들었던 장면을 꼽아본다면.
여진구:
육체적으로는 도솔산이라는 곳이 가장 힘들었어요. 양구에 있는 산인데, 실제로 군부대에서 훈련도 하는 돌산이거든요. 짙은 안개 안에서 생쌀을 먹는 장면이 바로 그 산에서 촬영된 건데 그 부분이 정말 힘들었어요. 춥기도 춥고 바람이 너무 셌거든요. 실제 촬영이 워낙 힘들다보니 힘듦을 표현하는 연기엔 걱정이 없었죠. 산을 올라가면서 자연스럽게 숨도 차고 하다 보니 자연스러운 모습들이 잘 담긴 것 같아요.

Q. 시나리오만 봐도 힘든 작품이잖아요. 왜 ‘대립군’을 선택했나요?
여진구:
광해라는 인물에 끌려서 선택한 게 정말 큰 이유였어요. 지금까지 알고 있던 왕세자 모습과는 많이 달랐죠. 하루아침에 분조(分朝)를 맡아 전쟁 중인 조선을 이끌게 된 막막한 심정과, 아버지가 자신을 버렸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의 그 힘든 감정들에 안타까움을 느꼈어요. 무엇보다도 선천적으로 주변에 믿음을 줄 수 있는 모습을 타고난 게 인간적으로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했죠. 질투도 났어요. 광해 연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걸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대립군’을 하게 됐어요.

▲여진구(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Q. (※스포일러가 포함된 질문입니다) 방금 대답처럼, 광해의 성장담이 영화의 주요 내용이에요. 어떤 과정을 거쳐서 성장한 것 같아요?
여진구:
주변에 믿음을 심어주는 타고난 성정도 있지만, 전쟁이 일어나서 백성을 실제로 보니 그런 성장이 더욱 가속화된 것 같아요. 연기할 때도 광해가 변화를 맞을 때 표정을 과장해 성장하는 면모를 드러내기 보다는 잔잔하게 표현하고 싶었어요. 여운이 길게 남는 감정들을 보여드리고 싶었거든요.
저는 원래 작품에 들어갈 때면 연구를 많이 하고 들어가는 편인데, 이번 작품은 죄송하게도 그런 걸 많이 신경 쓰고 싶지 않았어요. 무모하고 패기 넘치는 생각이지만요, 설명하기 힘든 캐릭터를 현장에서 직접 부딪혀가며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었거든요. 실제 광해도 그랬을 테니까요. 다른 광해 캐릭터와 차별점을 주고 싶어서 사극 톤이나 무게감을 느낄 수 있는 요소는 많이 배제시키며 촬영에 임했어요. 지질해 보이는, 태어나보니 왕세자여서 왕세자 자리에 앉은 듯한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죠.

Q. 원래 연기할 때 사전 준비를 철저하게 하는 편인가 봐요.
여진구:
그럴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물론 현장에 뛰어들어서 변화를 맞기도 하고, 준비를 많이 하고 들어가서 편하게 느끼는 작품도 있고 그렇지만 캐릭터 연구는 어찌됐건간에 꼭 필요한 작업이라 생각해요. 인물에 대한 연구와 이해는 기본적으로 필요하니까요. 그런 게 잡혀야 제가 연기함에 있어서도 편하거든요. 그래서 감독님, 선배님들과 작품을 들어가기 전에 연구를 많이 하는 편이죠.

Q. 진정한 리더와 리더십을 다루고 있는 만큼 역할이 시기와 참 잘 맞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직접 왕 역할을 해보니 어떤 게 리더라는 생각이 들었나요?
여진구:
저희 영화 ‘대립군’ 속 광해가 리더라는 측면에선 제가 가장 크게 와 닿았어요. 소통이라는 표현을 굳이 쓰지 않더라도 주변을 아낄 줄 알고 자길 위해 희생하는 사람들의 무게감을 아는 모습이 가장 큰 부분이었죠. 제가 맡은 역할이 생각보다 좋은 캐릭터였다는 걸, 현장에서 연기할 때마다 느꼈어요.

Q. (※스포일러가 포함된 질문입니다) 광해가 토우에게 ‘너는 나의 백성이 되고 싶은가’라고 묻는 대사가 있어요. 그게 영화의 가장 큰 변곡점이라고 생각하는데.
여진구:
저도 그게 가장 중요한 대목이라고 생각해요. 가장 광해를 잘 설명할 수 있는 대사기도 하고요. 계속해서 본인을 의심하고, 사람들이 자기를 믿게 하고자 주변을 바꾸기 보다는 내가 항상 자격이 있을지, 내가 부족해 보이지를 않을지 계속 고민하는 모습이니까요. 그런 점들이 참 부럽고 질투 났어요. 광해는 의도하지 않고도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게, 아예 그렇게 태어난 거잖아요. 그래서 저도 앞으로 광해를 닮아 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연기를 하면서도 위로를 많이 받았어요. 선배들이 바라보는 눈빛, 백성 역할을 하신 분들 한 사람 한 사람이 날 바라보는 눈빛들이 정말 크게 와 닿았죠.

▲여진구(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Q. 백성 앞의 광해와 대중 앞의 여진구는 어떻게 다를까요.
여진구:
광해는 좀 더 중압감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여진구로서 광해를 봤을 땐 그의 삶이 정말 행복하다고 느끼죠. 주변에서 믿음으로서 바라봐주지만, 실제 광해는 그런 좋은 환경인 걸 잘 모르고 있으니 광해는 막중한 책임감으로서 모든 걸 느낀 것 같아요. 배우 여진구로서는 대중께서 좋은 시선으로 봐주시는 게 광해가 느끼는 그 감정들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요. 물론, 저보다는 광해가 훨씬 더 힘들겠지만요(웃음).

Q. 광해의 성장영화지만, 5개월이라는 촬영 기간 동안 배우 여진구로서도 성장한 것 같아요.
여진구:
이번 현장은 여러모로 조금 색다른 느낌이었어요. 배우로서는 전작들도 정말 적극적으로 의사를 나누고 했지만 이번 영화는 대립군과 광해, 백성들의 감정 연결이 중요한 감정선이라 그런지 저도 전보다 더 거리낌 없었던 것 같아요. 앞으로도 작품에 있어 제가 태도를 많이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된 작품이기도 하고요. 광해를 연기한 것만으로도 소중한 경험을 했고 큰 위로를 받았어요.

Q. 어떤 면에서 ‘태도’를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나요?
여진구:
이전까지는 보통 리허설을 하거나 하면 선배들이 주로 이끌어주곤 했어요. 후배 입장에서도 그게 편하고요.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누가 이끌었다고 하기 보다는 그냥 자유로웠어요. 리허설을 할 때도 카메라 확인하고 앵글도 확인하면서 실제 촬영처럼 시간을 투자했죠. 부족하게 느껴지는 것에 대해서는 소통을 더 많이 해서 제겐 훨씬 더 좋았어요. 앞으로도 제가 표현을 더 잘 해줘야 감독님과 선배님, 관객들에게도 훨씬 더 도움이 되겠구나 느꼈고요. 더 적극적으로 의견을 낼 필요성을 느꼈다고나 할까요.

Q. 리허설도 실제 촬영처럼 진행된 거면, 애드리브는 상대적으로 적었겠어요.
여진구:
저는 애드리브하기가 조심스러웠죠. 대립군 선배들은 자유롭게 애드리브를 했지만 대립군도, 광해도 점차 성장해나가면서 애드리브도 줄고 대사도 실제 시나리오보다 많이 줄어들게 됐어요. 그냥, 상황 속에서 대화를 통해 내용을 전달하기 보다는 묵묵히 바라보는 시선들이 오히려 더 많은 걸 표현한 것 같아요. 나중에는 일부러 대사가 있는 장면들도 그런 식으로 바꿔 촬영하기도 했죠.

Q. (※스포일러가 포함된 질문입니다) 춤추는 장면은 그야말로 백미였어요.
여진구:
그렇게 봐주셨다면 정말 감사하지만, 사실 가장 많이 걱정한 부분이었어요. 시나리오에는 잘 전달됐지만 이게 과연 영상화됐을 때 충분히 설득력있는 감정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감독님, 선배님들과도 이게 정말 괜찮을지에 대해 많이 이야기를 나눴어요. 그런데 막상 찍고 나니 현장에서는 분위기가 정말 좋았어요. 분위기 자체가, 준비했던 흐름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바뀌었거든요. 이번 현장은 참… 예상했던 감정과는 다른, 형언하기 힘든 복합적인 감정들이 몰려오는 경우가 많았어요. 춤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지만, 극 중 광해의 마음처럼 ‘해줄 수 있는 게 없어서 춤이라도 춰줘야겠다’는 게 전부였거든요. 광해 마음은 안타깝고 이해되지만 과연 관객들이 이 부분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춤 추는 게 정말 괜찮을지가 고민이었어요.

▲여진구(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Q. 인터뷰 하면서 느낀 건데, 고민이 많은 스타일 같아요.
여진구:
연기를 함에 있어서 이전과는 많이 달라졌어요. 중학생 때에 비하면 지금은 생각이 정말 많아졌거든요. 그때는 중요한 역할을 맡았음에도 별 생각 없이 편하게 연기했었어요. 현장에 가는 것도 정말 재밌었고 우는 장면도 재밌게 촬영했거든요. 하지만 이제는 작품에서 제가 보여지고 싶은 모습이 생기고 인물도 탐구하고, 이 인물을 맡음으로서 배우가 갖는 책임감을 느끼게 됐어요. 많이 달라진 부분이죠.

Q. ‘여진구’ 하면 ‘잘 자란 아역’으로 손꼽히잖아요. 슬럼프 없이 아역에서 성인 역으로 물 흐르듯 지나왔죠.
여진구:
그런 점에서 저는 운이 따른 것 같아요. 작품 운도 많이 따랐고, 나이에서 오는 운도 많이 따랐죠.

Q. 어떤 의미에서?
여진구:
제 나이는 확실히 애매해요. 어떤 면을 확실하게 보여드리기에는 소년스러움이 있고, 마냥 소년스러운 역을 하기엔 안 어울리고. 그렇다고 남성적인 역할을 하기엔 앳되죠. 하지만 오묘하면서도 소중한 시간 같아요. 전 그걸 잘 알고 있어서, 지금의 저를 보여드리는 게 가장 맞다고 생각하고요. 그래서 아역 이미지에 대한 고민은 없어요. 물 흐르듯 잘 넘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저도 이제 점점 나이가 들어갈 테니 그런 문제들은 시간이 자연스럽게 해결해줄 거라 생각해요. 제가 노력한다고 바뀌는 것도 아니잖아요(웃음). 오히려 아역을 해왔으니 당연한 거죠.

Q. 아역 이미지에 대한 스트레스가 전혀 없어 보이네요.
여진구:
맞아요. 앞으로도 굳이 아역 이미지를 지우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어요. 많은 분들 기억 속에 아역 때 연기한 게 추억거리가 되는, 그런 배우가 된다면 정말 큰 영광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매년 작품을 보여드릴 수 있는 것도 큰 행운이고요. 여기에다가, 제 나이와 어울리는 작품을 매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정말 큰 행운을 타고 태어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Q. 그렇다면 스물한 살의 여진구는,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나요?
여진구:
미래의 저는 지금보다 좀 더 다양한 도전을 하고 있으리라 생각해요. 지금은 제 스펙트럼을 넓혀야 할 시기라 생각해서, 작품을 고를 때 여러 면을 보여드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 감정을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작품을 찍고 있거든요. 그런 과정들을 통해 스스로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 커요. 나중에는 정말 물 흐르듯, 여러 색을 한 작품에 담을 수 있는 배우가 되면 좋겠어요. 지금은 생소하거나 파격적인 역할에 끌리는 부분이 크고요.

▲여진구(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Q. 여진구라는 배우의 강점 중 하나가 목소리예요. 본인의 목소리를 본인이 평가해본다면, 어떨까요.
여진구:
강점이라고 꼽히는 게 참 신기한 것 같아요. 5년 전까지만 해도 저는 제 목소리가 큰 상처였거든요. 변성기가 갑자기 찾아와서 뜻대로 목소리를 낼 수가 없었어요. 배우에게 목소리는 대사를 전달하는 중요한 요소잖아요. 하지만 제가 컨트롤이 안 되니까 제 목소리임에도 많이 힘들었죠.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목소리가 좋다는 이야기를 조금씩 듣게 됐어요. 현장에서도 목소리 때문에 고생이 참 많았는데, 그 목소리 덕에 칭찬을 받는 거예요! 그게 참 어색하고 믿겨지지도 않았었지만, 지금 돌아보면 큰 행운 같아요. 제가 아역에서 성인 연기자로 물 흐르듯 넘어온 것에는 목소리의 영향도 없지 않다고 생각해요.

Q. 이제 성인 연기자들과 배역을 갖고 다투는 상황이 됐어요. 기성 배우뿐만 아니라 아이들과도, 동안을 가진 선배들과도 맞붙어야 하죠. 더 어린 친구들과도 붙어야 하고요. 이런 부분에 대한 부담감은 없나요?
여진구:
그것 또한 제가 견뎌낼 부분 같아요. 아직까지는 엄청나게 큰 경쟁을 겪고 있지는 않아요. 하지만 앞으로 많은 분들이 발굴돼 열심히 하시겠죠. 그렇지만, 그런 부분들이 제겐 큰 자극으로 다가와서 감당하느냐 못 하느냐는 결국 저 하기 나름인 것 같아요. 앞으로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연기뿐만 아니라 다른 것들도 많이 해봐야할 것 같아요. 다른 얘기지만, 지금 하고 있는 tvN ‘써클’도 SF장르라는 점에선 큰 도전이었어요. 드라마는 역할도, 연기도 중요하지만 장르 자체로도 새롭게 다가가면 좋겠다 싶었거든요. 고민을 많이 했던 작품이었는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서 정말 감사드리고 있어요.

Q. 영화, 드라마 등 연기 말고, 외적으로 경험을 쌓기 위해 신경 쓰고 있는 게 있다면…
여진구:
책도 읽고 다른 영화들도 많이 찾아보고 있어요. 보다 더 직접적으로는, 많은 분들과 친해지면서 인간관계도 넓혀가고 여러 감정을 느껴보려고 하고 있죠.

Q. 여러 감정 느끼기엔 연애만한 게 없는데(웃음).
여진구:
그럼요. 그 중 하나가 연애일 수 있죠. 하하.

Q. 본격적인 멜로에 대한 욕심은 아직인가요?
여진구:
음……. 한번 노력해보겠습니다(웃음).

▲여진구(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