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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다니엘, ‘저글러스’로 만든 또 다른 시작
입력 2018-01-31 14:45   

‘시작’을 경험해 본 사람은 이 단어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음을 안다. 배우 최다니엘에게 3년 만의 복귀작인 KBS2 ‘저글러스: 비서들’(이하 저글러스)이란, 배우로서 열어 젖힌 또 다른 시작이었다.

지난해 2년 간의 공익근무요원 복무를 마친 그로서는 대중 앞에 빨리 다시 서고 싶은 조급함과 좀 더 준비된 모습, 어울리는 작품을 보여 주고 싶은 욕심이 교차했을 것이다. 연기자로서의 입지를 어느 정도 다져 놓은 후 가진 공백이었기에 부담도 컸을 터였다. 거기에 ‘저글러스’에는 방영 전부터 ‘최다니엘의 전역 후 첫 작품’이라는 수식까지 따라 붙으며 그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무척 부담스러웠죠. 어떻게 연기할 지도 고민이 많았고요. 주연으로서 두 달 동안 드라마를 끌어가야 한다는 점도 걱정됐어요. ‘빅맨’이라는 작품에서 만난 한상진 형이 조언을 많이 해 줬어요. 타협하지 말고, 포기하지 말라고요.”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출발은 꼴찌였다. 먼저 전파를 탄 SBS ‘의문의 일승’과 MBC ‘투깝스’가 1위와 2위를 나눠 가진 상황에서 ‘저글러스’의 고군분투가 시작됐다. 최다니엘은 친절과 배려 따윈 없는 까칠한 보스 남치원 역을 맡아 비서 좌윤이(백진희 분)와의 사내 연애로 시청자들에게 설렘을 선사했다. 남치원의 얼어 붙은 마음이 녹을수록 시청자들의 마음도 열렸다. 결국 ‘저글러스’는 동시간대 1위로 종영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최다니엘이 자평했듯, ‘언더독의 승리’였다.

“모자란데도 많이 사랑해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죠. 제게는 3년 만의 드라마이기도 하고, PD님과 작가님에게도 첫 작품이었거든요. 상승세를 탄 상태에서 끝나서 기쁘고 뿌듯해요.”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작품 속에서 도도한 완벽남을 연기했기 때문에 대부분 무표정이었던 그였지만, 그래서 더 코믹했던 부분도 있었다. 특히 경쟁자를 마주한 채 손가락 욕을 하듯 중지로 안경을 추어 올리는 장면은 종영 후에도 두고두고 회자될 정도다.

“제작진은 다 심의 통과했다며 저를 안심시켰지만, 그래도 KBS인데 이거 해도 되나 싶었어요.(웃음) 같이 연기하는 배우들에게도 물어 봤죠. 김창완 선생님은 오히려 적나라하게 하라고 하셨고, 인교진 형은 손가락 욕을 하는 듯 마는 듯 알쏭달쏭하게 해 보라고 하더라고요. 김창완 선생님 의견을 따랐는데, 사실 방송에선 모자이크 처리가 될 줄 알았어요.(웃음)”

배우들의 아이디어 교환과 애드리브로 ‘저글러스’는 유쾌함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얻었다. 하지만 로맨틱 코미디에 ‘로맨스’가 빠질 수는 없었다. 극 중 남치원과 좌윤이가 사랑을 확인하는 대목이었던 베드신은 온라인 상에서도 가히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상대역인 백진희가 공개 연애를 하고 있잖아요. 처음에는 신경 안 썼는데, 베드신을 찍으려니까 갑자기 걱정되더라고요. 촬영 전 ‘네가 남자친구에게 잘 얘기해 줘’라고 당부했죠.(웃음)”

이처럼 3년 만에 다시 선 출발선에서 훌륭하게 스타트를 끊은 최다니엘은 의외의 욕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교복을 한 번 입어 보고 싶어요. 지금까지는 다 나이가 있는 역할만 했었거든요. ‘최다니엘, 하이틴 로맨스 주인공 되고파’. 꼭 기사 제목으로 부탁드려요.(웃음)”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