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방송되는 KBS1 '시사직격'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쓰레기 대란이 예상되는 현시점. 새로운 수법으로 진화하고 있는 폐기물 불법 투기 수법을 들여다보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모색해본다.
대한민국에 방치된 불법 폐기물은 120만 톤 이상.(2019년 환경부 발표 기준) 정상적으로 처리되지 못한 폐기물들이 불법으로 야적되고, 쓰레기 산을 이루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최근 오갈 곳 없는 쓰레기들이 빈 공장에 비밀스럽게 쌓이고 있다. 누가 그 많은 쓰레기를 옮기고, 또 투기하는 것일까.
'시사직격' 제작진은 전라북도 군산을 시작으로 수 개월간 충청북도 진천, 충주, 경기도 화성, 전라남도 영암 등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불법 폐기물 투기 현장을 취재했다. 그 결과 쓰레기로 가득 찬 현장들 사이의 연결고리를 발견할 수 있었는데.
지난 4월과 6월, 전라북도 군산의 한 공장지대에서 잇따른 화재가 발생했다. 공장을 태우고 있던 것은 수천 톤에 달하는 쓰레기. 공장주는 불이 나고 나서야 공장 안에 쓰레기가 투기 됐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한다. 몇 달 전에 누군가에게 공장을 빌려주었기 때문이라는데. 같은 방법으로 폐기물이 쌓인 후 불이 탄 두 공장을 빌린 사람은 동일 인물. 김 부장(가명)이었다.
취재 결과, 군산뿐만이 아닌 전라남도 영암, 충청북도 진천에서도 확인된 김 부장의 범행. 잠적한 그를 끈질긴 추적 끝에 체포할 수 있었다. 그렇게 김 부장을 중심으로 한 폐기물 불법 투기의 전말이 드러나는 듯했는데.
김 부장의 검거로 인해 풀린 줄 알았던 폐기물 불법 투기의 미스터리. 하지만 그들은 우리의 생각보다 더 조직적으로, 전국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체포된 김 부장은 꼬리에 불과하다는 것! 적당한 공장을 물색하고 계약한 김 부장. 그 위에는 불법으로 처리할 쓰레기를 어디선가 가져오는 폐기물 브로커가 존재했다. 그리고 그런 브로커에게 알면서도 모른 척 쓰레기를 넘기는 폐기물 중간처리업체. 발각되더라도 처벌받는 것은 이름을 내세운 김 부장뿐. 이런 식으로 또 다른 창고를 찾고, 또 다른 김 부장을 내세워 전국적으로 투기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도대체 누가 그런 일을 벌이는 것일까. 김 부장에게 가려져 있던 이들을 추적해봤다.
취재 도중 제작진은 폐기물 불법 투기로 의심되는 현장이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그렇게 찾아간 울산광역시 울주의 한 공장. 공장지대가 아닌 외진 숲속에 위치한 곳이었는데. 입구가 좁아 안이 잘 보이지 않는 것을 이용해 쓰레기를 쌓고 있었다. 현장에서 발견된 물웅덩이엔 공업용수로도 사용하기 어려운 심각하게 오염된 물이 가득했다. 지역을 바꾸고, 형태를 바꾸어 가며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되고 있는 폐기물 불법 투기. 그 사이 불법 폐기물 업자에게 공장을 빌려준 공장주들의 피해는 늘어가고, 한번 쌓인 쓰레기는 쉽게 사라지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