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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동행' 시각장애인 아빠와 혼자 남을 아빠가 걱정인 산이와 은영이
입력 2020-11-14 18:00   

▲'동행'(사진제공=KBS 1TV)
KBS '동행' 베체트라는 희귀질환으로 시각장애인이 된 아빠와 함께 살아가는 씩씩한 산이와 은영이의 이야기를 전한다.

14일 방송되는 KBS '동행'에서는 아이들에게 온 신경을 집중해 살아온 아빠와 혼자 남을 아빠가 걱정인 산이와 은영이의 사연이 소개된다.

◆아이들 덕분에 이겨낸 지난날

남들이 쉽게 오가는 평탄한 길도 시각장애인 아빠에게는 언제나 모험이 된다. 조금이라도 익숙하지 않은 장소에만 가면 장애물에 부딪혀서 몸이 성한 곳이 없는 아빠. 아빠는 첫째 산이가 세상에 나온 지 한 달 남짓, 베체트라는 희귀질환으로 하루아침에 시력을 잃어버렸다. 하지만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아빠에겐 힘을 내야만 하는 이유가 있었다. 바로 산이와 은영이 남매를 밝고 건강하게 키워내는 것. 오로지 그 목표만을 가지고 아빠는 긍정의 힘으로 살아왔다. 매사 끊임없이 도전하며 아이들과 마음 깊이 소통해온 지난날들. 이런 아빠의 노력 덕분인지 아이들은 과거의 상처를 극복하고 훌륭하게 성장할 수 있었다. 일찍이 여자 축구 선수라는 꿈을 찾아 나아가는 은영이와 좋은 성적으로 원하는 학교에 갈 수 있게 된 산이. 서로를 지팡이 삼아 어려움을 딛고 일어섰던 가족. 함께이기에 아빠와 아이들은 그 어떤 시련도 잘 이겨나갈 수 있다.

◆아빠가 미안해

최근에 수시 원서접수를 마친 산이. 공부를 열심히 한 덕에 서울 소재의 대학들에 원서를 쓸 수 있었다. 아들이 노력한 만큼 좋은 결실을 맺는 게 흐뭇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이 생긴 아빠. 기초생활수급자이기 때문에 등록금은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타지 생활을 위한 자금은 직접 마련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 하지만 코로나19 감염병으로 일거리가 거의 없어서 뒷바라지에 어려움이 생겼다. 급한 마음에 사방팔방 일거리를 찾아보는 아빠. 그러나 오랫동안 해 온 안마일 외에 시각장애를 가지고도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보니 아빠의 시름은 매일 깊어만 간다.

◆혼자 남을 아빠가 걱정인 산이

아이들에게 온 신경을 집중해 살아온 아빠. 산이는 아빠가 자신들을 어떻게 키웠는지 잘 알고 있기에 아빠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 특히 자신의 대학 입학을 앞두고 생긴 아빠의 고민을 잘 알고 있어 스스로 타지 생활에 필요한 비용을 마련하고 싶은 산이. 그래서 최근에는 아빠 몰래 아르바이트와 공부를 병행하고 있다. 수능이 코앞으로 다가온 시점에 일까지 하는 게 부담스러울 만도 한데 언제나 밝고 씩씩한 산이. 하지만 최근 들어 산이에게도 고민이 생겼다. 여자축구선수가 되기 위해 기숙사 생활을 하는 은영이에 이어 자신마저 타지에서 생활하게 되면 아빠 곁을 지킬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 그동안은 가족과 자신을 위해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대학 갈 준비를 시작하다 보니 서울 소재의 대학에 입학하는 게 정말 가족들을 위한 길인지 모르겠다. 매일 저녁 아빠와 손을 꼭 잡고 거닐던 길에도, 아침저녁으로 함께 식사하던 식탁에도 아빠가 혼자 남아있을 생각을 하면 마음이 무거워지는 산이. 결정을 내릴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산이의 고민은 커져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