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비즈X웨이브 리뷰] '젠틀맨 잭', 있는 그대로 당당하게 살아가는 레즈비언들 "나는 그대로 나야"
입력 2021-11-22 10:00   

▲드라마 '젠틀맨 잭' 포스터(사진제공=웨이브)

드라마 '셜록'에서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등장이 아직 기억에 남는다면, 영화 '관상'에서 이정재의 등장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면, 이 드라마 속 주인공의 등장도 당신의 머릿속에서 나가지 않을 것 같다.

HBO 드라마 '젠틀맨 잭'에서 주인공 앤의 등장은 '셜록'과 '관상' 뺨친다. 슈란느 존스가 맡은 앤은 마부의 팔이 부러지자, 대신 말을 몰며 강렬하고 거칠게 등장한다. 누군가 왜 그렇게 말을 모냐고 묻자 자신은 급한 것이 없다고 이야기하는 대담함을 가지기도 했다.

▲드라마 '젠틀맨 잭' 스틸컷(사진제공=웨이브)

'젠틀맨 잭'은 1990년대 초 일기장이 출판되면서 세상을 발칵 뒤집었던 레즈비언 앤 리스터의 실화를 각색한 HBO 드라마다. 앤 리스터는 레즈비언이라는 말이 없던 시대에 여러 여성을 만나본 레즈비언이다. 앤은 애인들에게 청혼을 하지만, 애인들은 결국 자신의 청혼을 거절하고 남자와 결혼하는 등 실연을 겪기도 한다.

삼촌에게 상속받은 재산을 관리하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오게 된 앤 리스터. 고향으로 돌아온 앤 리스터의 눈에 순진한 12살 어린 부자 상속녀 미스 워커가 들어온다. 앤 리스터는 그녀를 자신의 아내로 만들기 위해 본격적으로 수작 부리기 시작한다.

▲드라마 '젠틀맨 잭' 스틸컷(사진제공=웨이브)

앤 리스터의 이야기는 출판 이후 다큐멘터리, TV 영화, 미니시리즈로 여러 번 제작되며 여러 창작자들에게 영감을 줬다. HBO 드라마 '젠틀맨 잭'은 앤 리스터가 겪는 여성으로서의 삶과 동성애자로서의 삶, 그리고 인간으로 갖는 여러 욕망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며 그를 매력적이게 그려낸다.

드라마는 동성 간 사랑을 감춰야 했던 시대에서 자신만의 리듬으로 당당하게 맞서는 앤 리스터를 경쾌하게 그려낸다. '닥터 포스터'로 국내에서 알려진 슈란느 존스가 위풍당당한 앤 리스터의 매력을 잘 살렸다. 슈란느 존스는 극 중간중간에 시청자가 보이기라도 한다는 듯, 당당하고 뻔뻔스러운 느낌으로 화면을 쳐다본다. "내가 맞지?"라는 표정으로 시청자를 바라보는데 그 모습에 웃음이 절로 나온다. '브리프 엔카운터스', '보디가드'의 소피 런들이 앤 리스터가 반한 상대 미스 워커로 변신했다.

▲드라마 '젠틀맨 잭' 스틸컷(사진제공=웨이브)

매력적인 레즈비언 앤 리스터의 이야기를 담은 '젠틀맨 잭', 드라마는 비단 레즈비언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여성이 차별받던 시대 속에서 당당히 시대에 맞서는 여성의 이야기를 다뤘다. 앤은 여성이라는 신분 때문에, 지주임에도 투표도, 대학도 갈 수 없다. 하지만 혼자서라도 혹은 스승을 두어 계속해 공부한다. 과학, 지리학, 해부학 여러 학문에 대해 적극적으로 배우며 삶을 산다. 여성으로서 받는 차별에 일침을 날리는 앤 리스터의 모습은 보는 이에게 통쾌함을 선물한다.

HBO 드라마 '젠틀맨 잭' 웨이브에서 시청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