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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여자친구의 꿈 “팬들과 함께 성장하고 싶다”
입력 2017-03-09 08:38   

▲걸그룹 여자친구(사진=쏘스뮤직)

콘텐츠에 대한 투자와 관심이 상대적으로 빈약한 걸그룹 시장에서 여자친구의 성공은 고무적이다. 서정적인 멜로디와 록 사운드가 결합된 음악은 90년대 제이팝의 되풀이라는 데뷔 초반의 비판을 벗어나 여자친구만의 색깔로 자리 잡았고, 여기에 힘 있는 군무가 더해져 ‘파워청순’이라는 캐릭터를 완성시켰다. 여자친구 멤버의 이름을 죄 외우지 못하는 사람도 ‘오늘부터 우리는’의 후렴구는 어렵지 않게 따라 부를 수 있으리라.

‘아이돌 육상 선수권 대회’에서 60M를 9초 안에 달리거나 ‘진짜 사나이’에서 ‘먹방’을 보여주는 것이 성공의 밑거름으로 여겨지는 걸그룹 시장에서, 여자친구는 잘 만들어진 콘텐츠를 기반으로 성장하고 성공했다. “팬들이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다”는 여자친구의 꿈은 이미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Q. 오늘 두 번째 인터뷰네요. 첫 인터뷰 때 ‘꽈당’ 영상 얘기를 하면서 울었다고 들었어요.
유주:
기사에 나온 것처럼 ‘눈물바다’가 된 정도는 아니고요. 순간 당시 상황이 생각나면서 울컥했어요. 처음이에요, ‘꽈당’ 영상 얘기를 하면서 눈물이 난 건.
엄지: 그리고 저희는 유주 언니가 울컥한 모습을 보고 찔끔한 정도? 언니가 “뭐가 그렇게 아프겠어”라는 얘기를 하는데 그 말이 짠했어요.
유주: 안 아팠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세상에는 힘든 일이 더 많잖아요. (일동 웃음)

Q. 음원 차트가 공개된 뒤에는 안 울었어요? 타이틀곡 ‘핑거팁’이 1위로 진입했는데.
일동:
울지는 않았어요.

Q. 혹시 1위가 익숙해져서…?
엄지:
아유, 아뇨. 대신 티저가 공개될 때 울렁거렸어요. 멤버들끼리 ‘물마시다가도 체할 것 같다’는 얘기를 나누기도 했고요. 새로운 콘셉트를 시도하는 만큼, 기대도 있고 설렘도 있고 걱정도 있었어요. 컴백을 준비하는 느낌이 다른 때와는 달랐습니다.

Q. 달라진 콘셉트에 거부감을 드러낸 멤버는 없었나요.
소원:
콘셉트에 대해서는 없었어요. 다만 모든 노래가 모든 멤버의 마음에 들 수는 없으니, 반신반의하는 의견은 있었죠. 다들 욕심이 많아서 여러 가지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은 똑같이 갖고 있었어요.

Q. 콘셉트 소화가 어렵진 않았어요?
유주:
저는 메인보컬이니 노래에 대한 고민이 가장 많았어요. 각 노래의 느낌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창법을 찾는 게 가장 어려웠어요.
엄지: 안무로 인한 체력소비가 굉장히 커서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은 있어요. 하지만 그만큼 뿌듯함도 큽니다. 이번에도 ‘파워’를 내세운 만큼 절도 있는 동작으로 멋진 무대를 꾸미려고요.

▲걸그룹 여자친구(사진=쏘스뮤직)

Q. 엄지 양은 ‘너 그리고 나’ 활동 도중 다리 근육에 이상이 생겨 활동을 쉬었죠. 몸 상태는 어때요?
엄지:
굉장히 건강해요. 제가 떨어져 있는 동안에도 멤버들이 워낙 잘 챙겨주고 자주 연락을 주고받아서 늘 곁에 있는 것 같았어요. 막상 제가 숙소에 돌아오는 날엔, 멤버들 모두 자고 있었지만요. 하하하. 멤버들의 소중함을 더욱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Q. 여자친구는 팀워크가 좋은 걸로 유명해요.
엄지:
연말에 시상식 무대를 준비하느라 오랜만에 ‘시간을 달려서’ 안무 연습을 한 적이 있어요. 다 같이 손을 잡고 원 대형으로 서 있었는데, 멤버들 모두 “여섯 명이 함께여서 좋다”는 얘기를 했어요.
소원: 팀워크는 어디서도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어요. 함께 지내다보니 성격도 서로 잘 맞아가요. 서로 불편하거나 서운한 게 있으면 바로 얘기해서 푸는 편이에요. 예전에는 쌓아뒀다가 날을 잡고 얘기하곤 했는데, 의견 차는 좁혀져도 감정이 상한 건 풀리지 않더라고요. 이제는 언니건 동생이건 하고 싶은 얘기는 그 때 그 때 하는 편이에요.

Q. 숙소 생활이 즐겁겠어요.
엄지:
어느 정도 불편함은 있지만 멤버들끼리 있는 게 좋아요. 매번 ‘우리 사이가 지금보다 더 좋아질 수 있을까’ 생각하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면 서로를 더 이해하고 알게 돼요. 신기하고 감사해요.
신비: 여고생들끼리 수학여행에 가면 쉴 틈 없이 수다를 떨잖아요. 저희 숙소는 매일 그래요. 저는 원래 말이 없는 편이었는데 멤버들과 지내면서 말이 많아지고 있어요.

Q. 엄지 양은 쇼케이스 당시 소원 양을 향한 무한한 애정을 드러낸 적이 있습니다. 그 마음, 변함없나요.
엄지:
그럼요. 소원 언니랑 얘기하다가 ‘저는 언니한테 치여요(반해요)’라는 얘기를 할 때가 있어요. 평소에는 친구처럼 지내지만 진지한 얘기를 할 때면 언니가 팀과 멤버들을 우선적으로 생각한다는 게 느껴져요.
소원: 제가 부족한 게 너무 많아서 멤버들에게 항상 미안하죠. 그동안 제가 늘 막내였고 한 순간도 언니의 자리에 있던 적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멤버들과 지내면서 배우는 게 많아요. 멤버들 덕분에 철이 든 셈이에요.

▲걸그룹 여자친구

Q. 활동 3년 차에 접어들었어요. 1, 2년 차 때와 달라진 게 있다면 무엇인가요.
소원:
1년 차 때는 연습생 시절과 크게 다르지 않았어요. 댓글이나 사람들 반응에 신경을 많이 쓰고 상처를 받기도 했죠. 하지만 지금은 알아서 걸러져요. 주변 사람들이 악플을 속상해 하면 오히려 제가 ‘그럴 수 있다. 그런 사람도 있다’고 다독일 정도에요. 멘탈이 강해졌다고 할까요.
엄지: 데뷔 초에는 스페셜 무대를 준비하는 게 힘들었어요. 안무가 너무 헷갈려서 무대에서 실수를 할 때가 많았는데, 요즘은 안무를 익히고 외우는 속도가 굉장히 빨라졌어요. 집중력도 높아졌고요.

Q. 연습생 시절에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활동하고 있을 거라고 예상했어요?
유주:
꾸며진 모습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런데 저희 콘셉트를 보면 학교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듯한 소녀의 모습이 떠오르잖아요. 그게 딱 학교 다닐 때 제 모습이거든요. 제가 바라던 모습과 많이 비슷해요.
소원: 저는 반대였어요. 제가 연습을 꽤 오래했는데요, 저는 늘 파워풀하고 센 콘셉트로 테스트를 받곤 했어요. 사실 저는 내심 아기자기하고 청순한 노래를 하고 싶었거든요. 제가 그런 노래를 하려고 할 때마다 다른 연습생 언니 오빠들은 ‘너와 안 어울린다’고 말렸어요. 그 때만 해도 이런 콘셉트로 데뷔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신기해요.
엄지: 사람들에게 재미뿐만 아니라 감동을 줄 수 있고 좋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팀이 되고 싶었어요. 가끔 댓글 중에 ‘여자친구가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니까 나도 열심히 살고 싶다’, ‘힘이 난다’는 반응이 보이거든요. 제가 바랐던 걸 이루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쁩니다.

Q. 활동을 하면서 여러분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가수의 모습이 바뀌어 가기도 할거고요.
엄지:
데뷔 전의 마음은 그대로 갖고 있는데, 팬 분들과 함께 성장하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커져요. 딸 키우는 것처럼 훗날 저희를 보며 ‘잘 자라줬구나’ 느끼실 수 있게 항상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예린: 제가 누군가를 롤 모델로 삼으며 꿈을 키운 것처럼, 저 또한 누군가의 롤 모델이 되고 싶다는 꿈을 데뷔 전부터 갖고 있어요. 누군가 저희를 보고 힘을 얻었으면 좋겠고요.
소원: 연습생 때는 꿈이 구체적이지 않았어요. 그저 춤이 좋고 노래가 좋아서 가수를 하고 싶었죠. 그런데 지금은 팬 분들이 계시잖아요. 그 분들이 여자친구의 팬이 된 것을 후회하지 않도록, 저희를 더 자랑스러워하는 버디가 될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점점 구체적인 꿈이 생겨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