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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일렛’ 감독-홍보사 해명 불구…“‘강남역 사건’을 홍보에 이용하다니” 부글
입력 2017-08-11 15:51   

영화 ‘토일렛’의 신중치 못한 마케팅이 논란이 되고 있다.

‘토일렛’ 측은 지난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강남역 여자 화장실 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한 범죄 심리 스릴러 ‘토일렛’이 8월 개봉한다”고 밝혔다.

함께 공개된 포스터는 가해자로 추정되는 상협(이상훈)이 칼을 들고 피해자를 노려보는 살벌한 모습이었다. 여기에 "모든 것은 우발적이고 즉흥적인 분노 때문이었다"는 카피가 실렸다.

이상훈 감독은 보도자료를 통해 "강남역 살인사건, 층간 소음 살인사건, 묻지마 살인사건 등 상식을 벗어난 즉흥적인 범죄들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제작하게 됐다"는 기획 의도를 전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SNS를 중심으로 영화를 향한 분노가 일었다. 아직 아물지 않은 사건을 홍보로 이용한 것에 대한 비판이 쏟아진 것.

여론이 안 좋아지자, 이상훈 감독은 10일 오후 자신의 SNS에 "'토일렛'은 강남역 사건과는 전혀 무관한 영화"라면서 "가해자를 두둔하거나 감싸는 영화는 더더욱 아니다. 나 역시 그 누구보다 강남역 사건에 울분한 사람이고 범죄자에 대해 지탄하는 사람이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토일렛'역시 범죄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자 뜻있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작품이다. 완벽한 범죄는 없고 범죄자는 결국 그 벌을 받는다는 것이 영화의 메시지이자 주 내용이다. 아무쪼록 더 이상의 오해나 불편한 영향들을 끼치지 않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사건이 진정되지 않자, 이번엔 홍보사가 나섰다. 홍보사 (주)화요일은 11일 사과문을 통해 “지난 10일 발송 된 영화 ‘토일렛’의 보도자료의 내용에 ‘강남역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는 문구로 논란을 일으킨 점에 대해 마음에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홍보사의 과실로 대중의 비난의 대상이 되어,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이상훈 감독께도 사과 드린다”며 “영화 ‘토일렛’은 이상훈 감독이 기획한 밀실 공간 스릴러 3부작 중 2번째 작품으로서, 논란이 되고 있는 사건이 일어나기 전부터 기획한 저예산 독립영화다. 영화 제작 당시 ‘강남역 사건’도 소재들 중에 포함은 되었으나 그 외에도 사회문제로 거론되는 다양한 흉악범죄들에 대한 검토가 있었고, 보도자료 본문 내용에 기획의도를 담고, 보도자료의 메인 카피를 정하던 중, 여러 소재 중 하나인 해당 사건을 언급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또 “본 작품의 홍보 방향이 특정 사건을 이용한 노이즈 마케팅이 아니었으며, 이상훈 감독도 SNS를 통해서 입장을 밝힌 바 있지만, 작품의 내용도 ‘강남역 사건’뿐 아니라 소재로 언급 된 일련의 사건과도 전혀 상관이 없음을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감독과 홍보사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여러모로 석연치 않은 행보다. 이제, ‘토일렛’이 작품 자체로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 홍보가 날카로운 부메랑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