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김미화 “블랙리스트 언급 이후 명예훼손 고소…트라우마 컸다”
입력 2017-09-19 10:19    수정 2017-09-19 10:28

▲김미화(사진=고아라 기자 iknow@)

방송인 김미화가 방송사 내 블랙리스트 존재 가능성을 언급했다가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했던 일에 대해 심경을 털어놨다.

김미화는 19일 오전 서울 중앙지방검찰청 입구에서 취재진을 만나 “(명예훼손 고소 건에 대한) 트라우마가 컸다”면서 “하지만 오늘 성실히 조사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미화는 이명박 정권 시절 국정원이 작성한 문화·연예계 ‘블랙리스트’ 중 한 사람으로 지목, 방송 출연에 불이익을 받는 등 퇴출 압박을 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김미화는 2010년 “KBS 내부에 출연금지 문건이 존재하고 돌기 때문에 출연이 안 된다”고 블랙리스트 존재를 언급했다가 KBS로부터 허위사실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한 바 있다.

그는 최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당시 경찰서에 조사만 받으러 127일 정도 다녔다. 억울한 건 블랙리스트가 있느냐 없느냐를 조사하기보다는 처음 그걸 알려준 사람이 누구냐를 조사하더라”고 억울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날 김미화는 “그 때 트라우마가 사실 내게 컸다. 오늘 이런 자리에 다시 선다는 게 나로서는 몹시 괴롭고 힘든 상황이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9년 동안 그런 일들(블랙리스트 작성 및 퇴출 압박)이 전방위적으로 계획을 갖고 실행됐다는 것 아닌가. 이건 나만의 문제가 아니고, 누구든 경험할 수 있는 일이라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후배, 동료 문화·예술인에 대한 책임감도 있었다. 김미화는 “비슷한 피해를 입은 문화예술인 동료, 또한 문화예술을 하려고 하는 후배들을 위해 선배로서 이 자리에 기꺼이 서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열심히 조사에 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정원 개혁위원회 조사 결과,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문화예술계 인사는 총 82명이다. 이외수·조정래·진중권 등 문화계(6명) ▲문성근·명계남·김민선·김여진·문소리·오광록 등 배우(8명) ▲이창동·박찬욱·봉준호 등 영화감독(52명) ▲김미화·김구라·김제동 등 방송인(8명) ▲윤도현·김장훈·고(故) 신해철 등 가수(8명)까지 총 82명이 해당 명단에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