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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결산] 비즈엔터’s 초이스…올해의 드라마·예능·배우·방송인
입력 2017-12-16 09:00   

올해 방송가는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가 쏟아졌다. 반면 방송인 가운데서는 완벽히 신선한 인물이 두각을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기존의 이미지와 색다른 면모를 보여준 이들이 있었다. 각 분야에서 시청자들의 마음을 잡으려 총성 없는 전쟁이 벌어지던 2017년 방송가, 비즈엔터 기자 3인이 다시 한 번 돌아볼 만한 드라마·예능·방송인을 꼽아 봤다.

#1. 올해의 드라마

라효진 기자 - JTBC ‘품위있는 그녀’

막장과 명작은 한끗 차이다. 이를 판가름하는 것은 작품의 설득력. 주인공의 장례식부터 출발하는 ‘품위있는 그녀’는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욕망의 군상들을 그려내며 상류 계급의 허위의식을 꼬집고 풍자했다. 그렇게 ‘품위있는 그녀’는 막장 드라마보다 더한 현실이 있었음을 일깨운다.

김예슬 기자 - tvN ‘비밀의 숲’

드라마 계의 혁명이다. 마무리까지 완벽했다. 감정이 없는 검사 황시목을 연기하는 조승우의 연기력은 역시나 발군이다. 배우들의 명연기, 반전을 거듭한 치밀한 대본,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연출이 3박자를 이루며 수작을 탄생시켰다.

이은호 기자 - MBC ‘역적’

역사는 어떻게 현재를 비추는가. 드라마 ‘역적’은 권력의 전복을 영웅과 악인의 대립이 아닌 체제의 횡포와 민중의 연대를 통해 그려냈다는 점에서 뛰어난 통찰력을 보였다. 촛불 혁명으로 정권교체를 이뤄낸 2016-2017년의 대한민국 시대정신을 가장 잘 담아낸 작품.

#2. 올해의 예능

(사진=비즈엔터DB)

라효진 기자 - KBS2 ‘김생민의 영수증’

인터넷 개인 방송의 한 코너에서 시작해 독립 팟캐스트를 꾸리더니, 추석 임시 편성으로 지상파 진출까지 했다. 그리고는 기어코 정규 방송으로 자리매김한 ‘김생민의 영수증’은 김생민을 올해 방송가의 영웅으로 만들었다. 불편한 현실을 끄집어 내지만 불편하지만은 않은 이유는 프로그램 전반을 지배하는 공감 코드 덕일 것이다.

김예슬 기자 - tvN ‘윤식당’

나영석의 기획력은 도대체 어디까지일까. ‘신서유기’, ‘신혼일기’, ‘삼시세끼’ 등 기존 라인업에 이어 올해에는 ‘알쓸신잡’과 ‘윤식당’을 새롭게 선보였다. 그 중 백미는 역시 윤식당이다. 식당경영 게임을 하는 듯 흥미진진한 주방 내 모습과 이국적인 풍광은 시청자에 신선한 재미를 전했다. 요리만 해도 재밌을 수 있다니, 정말이지 놀라운 예능의 등장이다.

이은호 기자 - MBC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새로움에 대한 강박에 매몰되는 대신 익숙한 것을 다르게 봤다. 여행, 리얼리티, 관찰 등 예능 프로그램의 익숙한 소재를 쓰고도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가 성공할 수 있는 비결이다.

#3. 올해의 배우

(사진=비즈엔터DB)

라효진 기자 - 박서준

데뷔 후 6년 동안 박서준은 욕심내지 않았다. 그 결과 2017년, 그는 현재의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을 찾았다. KBS2 ‘쌈, 마이웨이’에서 영화 ‘청년경찰’로 이어지는 작품 활동은 박서준이 새로운 청춘의 아이콘으로 떠올랐음을 방증한다.

김예슬 기자 - 故김주혁

영화 ‘공조’와 ‘석조저택 살인사건’과 4년 만에 출연한 드라마 ‘아르곤’까지. 올해 큰 활약을 펼치며 생애 첫 남우조연상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새 전성기를 맞은 시기에 전해온 비보는, 그래서 더욱 믿기 힘들었다. 아쉬운 마음으로 그를 보내야만 했던 2017년은 참 가슴 아픈 해다.

이은호 기자 - 김상중

애비는 종이었다. 애비의 삶은 처절했지만 애비의 얼굴에는 위엄이 서렸다. 신분을 초월한, 인간으로서의 위엄이었다. 김상중이 아모개를 통해 보여준 체제의 부당함은 훗날 그려질 민중 혁명의 당위성을 제공해주는 실마리가 됐다.

#4. 올해의 방송인

(사진=비즈엔터DB)

라효진 기자 - 김생민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옛말도 김생민이 맞은 ‘제1의 전성기’ 앞에서는 무색했다. 더 이상 노력과 정당한 보상이 줄이음되지 않는 세태 속에서 김생민의 성공은 하나의 기적이고 신화가 됐다. 데뷔 후 25년 동안 가늘고 길게 연예 활동을 하며 쌓은 절약 내공이 대박 콘텐츠가 될 줄이야. 좀 더 오래, 잘 되어 주길 바라는 방송인이다.

김예슬 기자 - 강호동

‘아는 형님’, ‘한끼줍쇼’, ‘신서유기’, ‘섬총사’, ‘강식당’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큰형다운 모습부터 권위를 내려놓고 망가질 줄 아는 면까지 다채로운 매력을 뽐냈다. 명실상부한 ‘올해의 방송인’이다.

이은호 기자 - 송은이

송은이가 대표이사로 있는 콘텐츠랩 VIVO는 일종의 대안 채널이었다. 출연 섭외가 뜸해지자 직접 프로그램을 제작해 유통하기 시작한 그는 김숙, 김생민 등 주변인의 일상적인 모습을 예능 캐릭터화해 새로운 전성기를 열어줬다. 안목과 기획력, 행동력 모두 ‘슈퍼 그레잇’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