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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하늘에 이어 김유리, 조민기 성추행 폭로 “저도 피해자中 하나”[전문]
입력 2018-02-21 14:01   

▲20일 배우 조민기의 교내 성추행 고발글이 청주대학교 홈페이지에 게재됐다.(사진=고아라 기자, 청주대학교 홈페이지)

송하늘에 이어 또 다른 청주대 연극학과 졸업생 김유리 씨가 조민기의 성추행을 폭로했다.

20일 오후 청주대학교 홈페이지 청대인 게시판에는 '조민기 교수 성추행에 대한 피해 사실을 고발합니다'라는 글이 '연극학과 졸업생 김유리'의 이름으로 게재됐다.

글쓴이는 해당 글에서 "청주대학교 연극학과 졸업생입니다. 조민기 교수는 수년 동안 제자들을 상대로 성추행을 해왔습니다. 저도 그 피해자 중 하나"라며 말문을 열었다.

김유리 씨는 이어 "보고 들은 것은 수도 없이 많지만 피해 사실을 알리는 것은 당사자의 선택이기에 저는 제가 직접 겪은 일에 한해서만 서술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어진 글에서 김유리 씨는 "조민기 교수는 교내 워크숍이나 오디션에 대한 대화를 나누자는 명분으로, 학교가 아닌 학교 근처에 있던 본인의 오피스텔로 학생들을 부르곤 했다"며 "제가 입학했을 때 부터 이미 재학생들 사이에서는 조민기 교수가 성추행을 일삼는다는 소문이 어느 정도 공공연하게 퍼져있었기 때문에 개인적인 연락으로 술자리에 불려갈 때면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다른 학우들에게 연락을 하여 함께 찾아가기도 하고 연락 자체를 피하기도 했었으나 조민기 교수와는 학교에서 계속 마주쳐야 했고 조교를 통해 '조민기 교수가 널 찾으니 과 사무실로 오라'는 연락을 몇 번 받기도 했기에 더 이상 피할 수도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조민기 교수의 오피스텔에 혼자서 불려간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진 상황에 대해 "그날 저는 조민기 교수의 오피스텔에서 단둘이 술을 마셨고 조민기 교수는 제게 '여기서 자고 가라'는 말을 했다"며 "여학생들에게 그런 말을 한 적은 일전에도 여러 번 있었고 그날도 저는 거절 못할 술을 더 먹느니 자는 척을 하다가 집에 가야겠다는 생각에 침대에 누웠고 조민기 교수는 제 옆에 누워 제 옷 속에 손을 집어넣었다. 저는 너무 당황스럽고 무서워서 어떠한 행동도 취하지 못하다가, 잠결에 뒤척이는 척 엎드렸고 조민기 교수는 제 옷 속에 손을 넣은 채로 잠들었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자신뿐만 아니라 피해자가 많다는 사실도 강조했다. "그 이외에도 재학생들이 여러 명 있는 술자리에서 입이나 얼굴에 입맞춤을 하고 손을 잡고 허벅지를 만지는 등의 행동은 너무나 부지기수였다"는 그는 "당시 같은 과에 재학 중인 제 남자친구 이름을 언급하며 '넌 00이랑 섹스했잖아. 00이랑 섹스하니까 좋아?'라는 말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곤 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당시 조교를 비롯한 몇몇 선배들에게 제가 가장 많이 들은 말은 '네 몸은 네가 알아서 간수해야 한다'는 것이었다"며 "저를 비롯한 연극학과 학생들에게 조민기라는 사람은 교수일 뿐만 아니라 본인이 몸담고자 하는 직종에서 이미 입지가 두터운 배우이기에 누구도 피해 사실을 고발하지 못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또한 조민기의 성추행 사실이 확산된 2017년 11월 당시에 대해선 "조민기 교수의 성추행 사실이 한 선배를 통해 학교 측에 알려지고, 증언을 하겠다고 나선 저와 몇몇 친구들에게 사건의 향후 방향성에 대한 선택권이 주어졌을 때 저와 그 친구들은 '적어도 우리의 후배들에게 우리와 같은 일을 겪게 하고 싶지 않다'고 의견을 모았고 언론화는 하지 않되 교내에서 공론화를 시키고 재학생들이 원한다면 조민기 교수가 사직을 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짓자고 학교 교수님들과 얘기했었다"고 교내 상황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그 결과 조민기 교수가 교수직에서 물러났고 잘 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이렇게 언론 보도가 됐고 피해자들이 수두룩한데도 조민기 교수 측에서 '전혀 사실무근이며 법적으로 강경 대응하겠다'는 글을 보니 어이가 없고 너무나 화가 난다"며 "잘못을 했으면 인정을 하고 처벌을 받아야 한다. 또한 선뜻 용기 내서 자신의 상처를 세상에 드러낸 친구들이 있으니 저 또한 더 이상 조용히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 글을 적는다"고 조민기의 성추행 폭로 글을 적은 이유를 밝혔다.

한편 21일 충북경찰청은 조민기를 상대로 내사에 착수했다. 청주대에 조민기의 성추행 조사 자료 제출을 요청했고, 피해자도 확보 중이다. 경찰은 피해자 진술을 확보하면 조민기를 소환조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