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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Z시선] ‘프로듀스48’, 현장투표와 음원성적은 왜 다를까
입력 2018-08-20 17:28   

(사진=Mnet)

‘프로듀스48’ 멤버들이 외치는 ‘국프(국민 프로듀서)’는 과연 팬덤만 포함되는 것일까? 아니면 대중도 포함되는걸까?

지난 17일 방송된 Mnet ‘프로듀스48’ 10회에서는 30명의 연습생이 6개 팀으로 나뉘어 베네피트 13만 표를 걸고 콘셉트 평가를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방송을 통해 공개된 현장 투표 순위는 1위 ‘롤링롤링(Rollin' Rollin')’, 2위 ‘너에게 닿기를’이었다. 많은 연습생들이 유력한 1위 후보라고 꼽았던 ‘루머(Rumor)’는 3위에 머무르는데 그쳤다. 4위는 ‘다시 만나’, 5위 ‘1000%’, 6위 ‘아이 엠(I AM)’이 그 뒤를 이었다.

하지만 실제 음원 순위는 연습생들의 예상처럼 ‘루머’가 1위였다. 20일 오후 3시 기준 벅스뮤직에서 ‘루머’는 4위, ‘너에게 닿기를’은 10위, ‘1000%’는 15위, ‘롤링롤링’은 17위, ‘다시 만나’는 24위, ‘I AM’은 28위다.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에서는 46위 ‘루머’, 72위 ‘너에게 닿기를’, 76위 ‘롤링롤링’, 77위 ‘다시 만나’, 83위 ‘1000%’, 90위 ‘I AM’이다.

가장 인기가 높은 ‘루머’마저 음원사이트마다 최고 4위부터 최저 46위까지 큰 편차를 나타내고 있지만, ‘프로듀스48’ 음원 사이의 순서는 대부분 동일하다. 현장투표에서 3위였던 ‘루머’는 1위, 1위였던 ‘롤링롤링’은 4위로 뒤바뀐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현장 반응과 실제 음원 성적이 다른 이유는 당연하게도 표본집단이 다르기 때문이다. 주로 현장에 직접 가는 방청객은 적극적인 팬덤이 주를 이룬다. 특정 연습생을 좋아하는 팬이기 때문에 무대의 완성도나 활약을 생각하기보다 그저 자신의 연예인에게 투표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음원은 대중이 듣는다. 방송을 보지 않은 사람도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장투표와 음원성적, 두 가지 결과 사이에서의 괴리감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함께 진행된 개인 투표 역시 일본인 연습생들이 1~3위를 차지할 정도로 이날 방송은 일본인 연습생 팬덤의 활약이 두드러진 회였다. 우선 이날 투표는 1차로 가장 콘셉트를 잘 소화한 ‘팀’에 투표를 하고, 2차는 1차 투표한 팀 내 가장 콘셉트를 잘 소화한 1명에게 ‘개인’ 투표를 하는 순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미야와키 사쿠라가 99표로 1위, 시로마 미루는 79표로 2위, 야부키 나코는 76표로 3위를 했다. 흥미로운 지점은 미야와키 사쿠라가 개인 투표는 1위였지만 팀이 4위를 하는 바람에, 팀 1위를 했던 시로마 미루에게 베네핏을 넘겨줘야 했다는 것이다. 개인 투표에서 압도적인 표 차이로 1위를 했지만 팀은 하위권이었다는 말은, 그만큼 미야와키 사쿠라의 개인 팬이 이날 공연 현장을 많이 찾았다는 말이기도 하다. 특히 이번 투표는 기존 온라인 투표처럼 여러 명에게 투표하는 것이 아니라 단 한 명에게만 표를 줄 수 있었다는 것 또한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또 다른 시선으로는, 개인 팬덤은 있으나 전체적인 팬덤이 크지 않기 때문으로 볼 수도 있다. 전체적인 팬덤이 탄탄하다면 많은 사람 중 뽑힌 표본들이 전체를 잘 반영할 수 있지만, 사람이 적다보니 이러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최근 연습생들의 순위가 매주 ‘롤러코스터’ 급으로 바뀌고 있는 사실 또한 이를 입증한다. 최종회가 얼마 남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1위부터 30위까지 '급 변동'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지난 9회에서는 녹화 당시 1위를 했던 장원영이 방송 말미 공개된 중간집계에서 8위로 밀려났고, 27위였던 미야자키 미호는 1위로 올라서는 일도 있었다.

아이돌이 활동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팬덤이다. 하지만 몇몇의 팬덤의 투표로 선택된 멤버들이 최종 멤버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대중의 지지 없이 만들어진 그룹이 글로벌 아이돌이 되는 게 가능할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적어도 '국민이 직접 아이돌 데뷔 멤버를 선발'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탄생될 그룹이라는 타이틀을 달기엔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