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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Z콘] “끝나지 않을 멜로디”...이창섭, 군입대 전 마지막 콘서트
입력 2019-01-05 00:19    수정 2019-01-05 00:35

(사진=큐브엔터테인먼트)

“솔로 콘서트 세트리스트를 짜다보니 음이 높은 곡만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오늘 음이탈이 많이 날 예정인데, 그래도 막 부를 거다. 그럼 여러분은 깔깔대고 웃으시면 된다. 우리만 행복하면 되지 않겠냐.”

이번 콘서트는 그룹 비투비의 감성 보컬 이창섭의 첫 솔로 콘서트이자 군 입대 전 마지막 공연이다. 앞으로 2년간의 이별이 이창섭과 팬들을 기다리고 있지만, 늘 그랬듯이 이창섭은 특유의 유쾌함으로 뜨거운 공연을 만들어냈다.

4일 오후 8시 서울 광진구 광장동 예스24라이브홀에서는 이창섭의 첫 단독 콘서트 ‘스페이스(SPACE)’가 개최됐고, 이창섭은 140분 동안 18곡을 소화했다. 오는 6일까지 사흘간 진행되는 이번 콘서트는 1회당 2000석 씩, 총 6000명의 관객이 함께 한다. 앞서 2회차 공연이 매진된 덕분에 1회 공연이 추가됐다.

‘스페이스’란 콘서트 이름처럼, 이날 공연장에는 우주가 펼쳐졌다. 이창섭의 첫 번째 미니앨범에 수록된 ‘쉘터(Shelter)’가 오프닝곡으로 흘러나오는 가운데, 예스24 라이브홀의 3면은 우주 공간이 담긴 그림으로 가득 채워졌고, 그 사이에서 이창섭은 빛을 내며 등장했다.

“콘서트 명이 ‘스페이스’인 이유가 뭘 것 같냐”는 이창섭의 질문에 팬들은 “네가 나의 우주라서”라고 대답해 그를 감동시켰다. 이창섭은 “맞는 말이다. 내 우주 안의 공간에서 여러분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에 콘서트 명을 지었다”라고 설명했다.

(사진=큐브엔터테인먼트)

이어 그는 ‘시를 잊은 그대에게’ OST인 ‘폴링(Falling)’을 밴드 버전으로 편곡해 불렀다. 이창섭은 솔로 콘서트 준비하면서 가장 신경 쓴 것으로 리얼 밴드 사운드를 꼽으며 “사운드의 울림이 가짜보다 진짜가 진심을 울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라고 털어놨다.

이창섭은 “비투비 창섭으로 있다가 그냥 이창섭으로 있으니까”라고 뜸을 들이더니 “좋다. 이렇게 정말 많은 분들이 보러 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 그런데 혼자 있으니까 약간 부끄럽다. 비투비로 있을 땐, (정)일훈이가 말을 참 잘 하는데”라며 첫 솔로 콘서트의 소감을 밝혔다.

솔로 공연이기에 비투비 공연 만큼의 관객은 아니었지만 2000여 명의 팬들은 큰 목소리로 그를 응원했다. “고음이 많아 다음 곡 부르기가 두렵다”는 이창섭에게 팬들은 “천천히 해달라”고 말하고, 노래에 일가견이 있는 팬덤으로 유명한 멜로디(비투비 팬클럽 명)답게 모든 노래를 함께 따라 부르며 공연을 빈 틈 없이 채웠다.

(사진=큐브엔터테인먼트)

먼저 이창섭은 첫 미니앨범 수록곡 ‘틈’ ‘웨이(Way)’ ‘에버(Ever)’부터 타이틀곡 ‘곤(Gone)’까지 빠짐없이 부르며 솔로 가수 이창섭의 이야기를 전했다. 이창섭의 대표곡인 ‘내 사람 친구의 연애’ OST ‘너의 마음이 궁금해’ 역시 이어졌다.

또한 일본에서 발매한 앨범 수록곡인 ‘해피니스(Happiness)’ ‘스노우 라이트 로드(Snow light road)’ 등도 세트리스트에 올렸다. 특히 ‘스노우 라이트 로드’를 부를 때는 3면의 화면이 눈꽃 덮인 겨울 풍경으로 바뀌면서 관객석에 눈이 내리는 장관이 연출됐다. 팬들은 바깥 세상과 떨어져 이창섭만의 우주라는 공간과 시간을 공유했다.

“발라드만 있을 줄 알았냐” “잊고 있을 수 있지만 비투비는 댄스가수다”라며 이창섭이 호기롭게 댄스와 함께 펼쳐낸 곡은 ‘복면가왕’에서 불렀던 ‘추억속의 그대’였다. 또 다른 커버 곡도 이어졌다. 하동균의 ‘매듭’, 그리고 멤버 정일훈의 ‘쉬스 곤(She's gone)’까지 원곡과 전혀 다른 매력이 이창섭의 감수성으로 재해석 됐다. 이창섭이 2018년에 본 영화 중 가장 좋았다던 영화 ‘스타 이즈 본’의 수록곡인 레이디가가&브래들리 쿠퍼의 ‘쉘로우(Shallow)’도 화려하게 무대에 올랐다.

본격 귀호강 타임은 뮤지컬 ‘애드거 앨런 포’의 넘버 ‘영원’이었다. 뮤지컬 발성으로 바뀐 그는 “나는 여러분들에게 영원하다”라며 열정을 불태웠다. 가장 큰 환호가 터진 건 미리 예고한 섹시 댄스였다. 그는 웃음기를 벗고, 태민의 ‘무브(MOVE)’를 제대로 소화하며 팬들의 시선을 붙들었다. 그는 “작정하고 준비한 거다. 태민 씨에게 부끄럽지 않아야 했다”며 무대 이후 다시 유쾌한 이창섭으로 돌아왔다.

오는 14일 현역으로 군입대를 하는 탓에 이날 콘서트에서는 이창섭의 군대 관련 멘트가 당연히 준비되어 있었다. 그는 “머리를 조금 잘랐다. 오늘이 군대 가기 전 내 마지막 공식 스케줄이다. 22세에 데뷔해서 29세가 됐다. 잠시 휴식을 하러 가야해서 생각이 많아졌다. 7년 동안 내가 잘 오긴 한 건가 생각을 했다. 하지만 오늘 이 콘서트가 가장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우리 오래 떨어져 있지 않는다. 내년 8월이면 볼 수 있다”라고 이야기 한 후 “여러분들 행복하게 해주려고 공연을 열었는데 내가 더 행복하다. 여러분들 너무 멋있다. 감정이 올라온다. 다시 만나자”라고 인사했다.

(사진=큐브엔터테인먼트)

공연의 막바지에는 비투비의 팬송 ‘끝나지 않을 (Melody)’와 ‘앳 디 엔드(At the end)’가 선곡됐다. “죽을 때까지 너를 위해 노래할게. 널 위해 부르는 멜로디”라는 가사를 열창하며 이창섭은 팬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그리고 “잊지 말고 기다리고 있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