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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인터뷰] 신현빈, '슬기로운 의사생활' 장겨울과 함께 성장한 시간
입력 2020-06-13 16:05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장겨울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배우 신현빈 (사진제공=최성현스튜디오)

"'윈터가든' 주식에 올인하겠다."

주식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달 28일 종영한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시청자 반응 중 하나였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소아외과 조교수 안정원(유연석)과 그를 짝사랑하는 율제병원 유일의 외과 레지던트 장겨울(신현빈)의 러브라인이 성사되길 바라는 간절함을 담아 시청자들은 '겨울+정원', 일명 '윈터가든'이라는 말을 만들어냈다.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비즈엔터와 만난 신현빈은 '윈터가든'이라는 이름 자체가 예쁘다면서 "장겨울에 대한 설정들이 재밌게 느껴졌고, 그것들을 어떻게 하면 더 잘 보여드릴 수 있을까 많이 고민했다"라고 밝혔다.

시청자들의 테마주였던 '윈터가든' 주식은 마지막 회에서 대박이 났다. 장겨울은 안정원을 찾아가 터져 나오는 감정을 숨기지 못한 채 자신의 마음을 고백했고, 안정원은 입맞춤으로 장겨울의 고백을 받아들였다.

▲배우 신현빈(사진제공=최성현스튜디오)

"전 겨울이처럼 못 했을 것 같아요. 어떤 식으로든 표현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겨울이는 사랑에 대한 상처가 없어서 그럴 수 있었던 거라고 생각해요. 어떤 면에선 겨울이가 용기가 있는 거죠. 받아줄 것 같아서 한 고백이 아니라 견딜 수 없어서,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터져나온 고백이니까 용기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장겨울은 '연애 숙맥'이면서 동시에 '정도'만 고집하는 의사였다. 환자의 부모에게 초기 응급처치를 제대로 했으면 살 수 있었을 것이라며 있는 그대로를 이야기하거나, 어려운 의학용어를 섞어 설명하는 등 있는 그대로 이야기하는 탓에 극 초반 다소 친절하지 않은 캐릭터로 비쳤다.

의사로서 집중력 있게 자신의 맡은 바를 다하지만, 지나치게 솔직했던 장겨울은 점차 환자의 편에서 그들을 생각하는 의사로 성장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연애와 일에 관해 성장하는 장겨울의 성장극이기도 했다.

▲배우 신현빈(사진제공=최성현스튜디오)

"저도 겨울이와 함께 성장했어요. 의학 용어로 가득한 대사를 외우는 게 쉽지 않았는데 돌아보면 저를 단련하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그러면서 성장하는 겨울이가 괜히 뭉클하게 다가오더라고요. 인턴들을 교육하는 장면에서는 '겨울이 다 컸네'라는 생각이 들어 대견했어요."

어느덧 데뷔한 지 10년을 넘긴 배우가 된 신현빈은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자신에게도 큰 의미로 다가왔다고 전했다. 연기할 때 걱정도 많고, 예민해서 스스로를 괴롭히는 스타일이었으나 장겨울 같은 무덤덤하고 우직한 캐릭터 덕분에 마음이 매우 편해졌다고 밝혔다.

"작품 자체가 가진 따뜻함도 있지만 함께한 사람들과의 따뜻함도 많이 남은 것 같아요. 그런 것들이 제게 좋은 기억으로 남은 것 같아요. 캐릭터의 좋은 영향을 받아서 편안한 마음으로 촬영할 수 있었죠."

▲배우 신현빈(사진제공=최성현스튜디오)

2010년 데뷔작 '방가? 방가!'에서는 베트남 출신의 이주 노동자를 연기했던 신현빈은 지난 10년 동안 변호사, 기자 등 다양한 전문직들은 물론, 기구한 운명의 여성들도 여러 번 소화했다. 올해 초 개봉한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에서는 강한 욕망에 사로잡힌 캐릭터를 보여줬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신현빈이 처음 등장했을 때 같은 사람이 맞냐는 이야기가 있었을 정도로 신현빈이 그동안 보여줬던 연기의 스펙트럼은 넓었다.

"안 해 봤던 캐릭터에 갈증이 커요. 연기에 나태해지고 싶지 않거든요. 큰 목표나 계획은 생각하지 않는 편이지만 매일, 매 작품 충실하며 나답게 살아가고 싶어요. 아직 나도 모르는 제 모습들이 많다고 생각해요. '같은 사람이었냐'는 말을 계속 들을 수 있게 꾸준한 마음으로 연기하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