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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인터뷰] '사이코지만 괜찮아' 박규영, '아는 사람'을 늘려가는 방법
입력 2020-09-07 07:00   

▲배우 박규영(사진제공=사람엔터테인먼트)

"그 사람이 이 사람이었어? 이런 반응이 제일 뿌듯했어요. 다음이 궁금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박규영은 지난달 화제 속에 종영한 tvN '사이코지만 괜찮아'를 통해 다시 한번 자신의 얼굴을 알렸다. 대학생 모델에서 우연히 배우의 접어든 지 4년 차. 우연히 뛰어들게 된 연기라는 바다에서, 박규영은 열심히 헤엄치고 있었다. 아직은 그의 이름을 '아는 사람'보다는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은 신인 배우지만, 신인답지 않은 자연스러운 연기력과 친근한 매력으로 자신을 '아는 사람들'을 더 많이 만들어가고 있다.

최근 서울 동작구 비즈엔터 편집국 찾은 박규영은 '사이코지만 괜찮아'의 종영을 천천히 느끼고 있었다. 특히 이번 작품을 통해 사인 요청도 받았다면서 '사이코지만 괜찮아'의 파급력을 실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우 박규영(사진제공=사람엔터테인먼트)

박규영은 김수현, 서예지, 오정세와 함께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서 정신병원의 7년 차 간호사 남주리를 연기했다. 남몰래 문강태(김수현)를 짝사랑하지만, 남주리는 고문영(서예지)의 출판사 대표 이상인(김주헌)과 러브라인을 이뤘다. 박규영의 섬세한 연기와 함께 김주헌과의 미소를 자아내는 귀여운 썸은 '사이코지만 괜찮아'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였다. 특히 문강태에게 상처받고, 이상인에게 펼친 주사 연기는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줬다.

"다들 이렇게 좋아해 줄 거라고 예상을 못했어요. 하하. 절제하고, 점잖았던 주리가 묵었던 감정들을 토해내는 느낌으로 연기했었는데 다들 좋아해 주시니 신기하고 감사했어요. 사실 술을 잘 못하거든요. 맥주 한 잔만 마셔도 얼굴이 빨개져요. 절대 경험이 아닌 상상을 통해 펼친 연기랍니다."

박규영은 2016년 드라마 '솔로몬의 위증'을 시작으로 '그냥 사랑하는 사이', '제3의 매력', '로맨스는 별책부록', '녹두꽃'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착실하게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박규영이라는 배우가 눈에 들어온 사람들 대부분 그의 전작과 캐릭터를 알고 난뒤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같은 배우인 것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각기 다른 캐릭터들을 똑 부러지게 잘한 것이었다.

"주리가 '걔'였다는 걸 뒤늦게 알았다, 목소리가 익숙해서 누군지 찾아봤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정말 재미있어요. 작품 속에서 보이던, 보이지 않던 작품 속에서 나름 열심히 헤엄쳤던 박규영을 뒤늦게나마 알아줬다는 것에 기분도 좋고요. 지난 나의 과정들이 무의미하지 않았단 의미잖아요."

▲배우 박규영(사진제공=사람엔터테인먼트)

박규영은 우연한 기회에 촬영한 대학생 잡지 표지 화보가 전 소속사 관계자에 눈에 띄게 되면서 배우의 길에 접어들었다. 제안을 받기 전까지 배우가 되는 걸 한 번도 생각한 적도 없고 특별히 연기수업을 받은 적도 없었다. 호기심과 재미있겠다는 생각에 연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그만큼 고민할 것도 않고, 쉽지 않은 일이었다.

"'사이코지만 괜찮아'를 통해 조급함을 많이 내려놨어요. 하면 할수록 연기는 궁금한 게 많고, 또 치열하게 하는 분들이 정말 많아요. 참 용감했죠. 그런데 그만큼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겨요. 주변에 또 좋은 선배와 동료들이 많아요. 한때 불안한 마음도 많이 생겼는데, 이제는 재미있어요. 아직도 궁금한 게 많고, 만나보고 싶은 감독님, 선배님들이 많아요."

박규영의 차기작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스위트홈'이다. 동명의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박규영은 '스위트홈'의 히로인 윤지수 역을 맡았으며, 작품을 위해 베이스 연주까지 배웠다.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서 차분하고 청순한 모습을 보여줬던 것과 달리 '스위트홈'에서는 걸크러시 매력이 가득한 보이시한 캐릭터를 보여줄 예정이다. '스위트홈'은 이미 모든 촬영을 마치고 하반기 공개를 목표로 후반 작업 중이다.

▲배우 박규영(사진제공=사람엔터테인먼트)

덕분에 박규영은 데뷔 4년 만에 처음으로 작품이 없는 '휴식기'를 앞두고 있다. 필라테스, 발레, 웨이트트레이닝 등 운동이 유일한 취미라는 박규영은 어떻게 휴식기 동안 자신을 채워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또 대학생으로서 마지막 학기를 앞두고 있다.

"학교를 이렇게 오래 다닐 거라곤 생각을 못했어요. 이번 학기만 끝나면 졸업한다는 게 좀 섭섭하기도 하고요. 그동안은 돌아갈 곳이 있다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배우라는 직업이 불확실한 것들이 많은 직업이니까 걱정이 많았는데, 불안함을 느껴봐야 답도 없더라고요. 하하. 일하는 것만큼 쉬는 것도 소중한 시간일 것 같아요. 배우가 되고 지금까지의 여정이 후회되진 않아요. 더 건강한 몸과 마음, 더 좋은 에너지를 가지고 다음을 준비할 거예요. 앞으로 더 열심히 연기할 일만 남았는 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