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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인터뷰] 한지민, 2022년에도 '해피 뉴 이어'
입력 2022-01-18 13:00   

▲영화 '해피 뉴 이어'에서 열연을 펼친 배우 한지민(사진제공=BH엔터테인먼트)

배우 한지민이 영화 '해피 뉴 이어'로 돌아왔다. '엽기적인 그녀', '클래식' 등 한국 멜로 영화의 장인 곽재용 감독을 만나 관객들에게 위로와 힐링을 선사했다.

지난해 12월 29일 개봉한 영화 '해피 뉴 이어'는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호텔 엠로스를 찾은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만의 인연을 만들어가는 이야기를 다뤘다. 한지민은 15년째 남사친 승효(김영광)에게 고백을 망설이는 호텔리어 소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한지민은 '해피 뉴 이어'에 출연한 것을 2021년 가장 잘한 일로 꼽았다. 한지민은 "1년짜리 드라마를 준비하다 코로나19로 결렬됐는데 그 탓에 침체된 적이 있었다"면서 "소진을 연기하면 힐링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출연을 결정했다. '해피 뉴 이어'는 어둠에 있던 날 꺼내준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화상 인터뷰로 한지민을 만나 영화 '해피 뉴 이어'에 관련한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배우 한지민(사진제공=BH엔터테인먼트)

◆ 한지민과의 일문일답

Q. 2022년 새해가 밝았는데, 어떤 계획을 세웠는지?

한지민 : 예전엔 계획을 정말 잘 세웠다. 그런데 계획을 이루지 못하면 스스로 마음에 안 들고 실패했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지금은 계획을 열심히 세우진 않는다. 다만 건강하기만큼은 매년 계획한다. 나란 사람 자체가 건강하면서 연기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커졌다. 작품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내 몸을 챙기는 것이 임무이자 책임이기도 하고, 작품을 열정적으로 하고 싶단 생각도 한다.

Q. '해피 뉴 이어'가 극장과 티빙에서 동시에 공개됐다. OTT로 처음 작품을 선보였는데?

한지민 : 기분이 묘했다. 예전엔 극장에 찾아가서 시간과 돈을 투자해서 영화를 본다는 의미가 컸는데, 이젠 시대가 많이 바뀌기도 했고 모두가 조심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극장까지 걸음 하지 않으시고도 집에서 영화를 접할 수 있게 됐다. 영화라는 매체가 좀 더 가깝게 다가온 것 같다. 묘하지만 한편으로는 반가웠다.

▲'해피 뉴 이어' 김영광(왼쪽), 한지민(왼쪽)(사진제공=CJ ENM, 티빙)

Q. '해피 뉴 이어'를 보며 기억에 남는 점이 있다면?

한지민 : 시나리오를 읽었을 땐 코믹하게 표현될 부분이 많다고 생각하지 못했다. 막상 현장에서 감독님이 귀엽거나 사랑스럽게 연출을 해줘서 새로운 표정을 지을 수 있었다. 덕분에 평소에 내가 많이 보여드리지 못했던 그런 표정들이 많이 담겼다. 만화적인 느낌의 표현이 괜찮을까 걱정도 됐는데, 막상 편집된 것을 보니 다채로운 표현들이 담겼다.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Q. '클래식',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 등 로맨스 장인 곽재용 감독과 작업했다.

한지민 : 감독님 작품은 어릴 때부터 봤다, 팬이다. (웃음) 첫 미팅 때 감독님이 환하게 웃으며 반갑게 맞아주신 것이 기억난다. 그 맑은 느낌의 웃음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 현장에서도 아이 같은 순수한 모습으로 연출하셨다. 그런 모습이 있기에 멜로를 오랫동안 만드시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해피 뉴 이어' 한지민(사진제공=CJ ENM, 티빙)

Q. 극중 키보드 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한지민 : 직접 캐논 변주곡 리메이크를 연주했는데 정말 어려웠다. 거기에 노래도 불러야 했는데 음이 너무 높았다. 감정까지 담아 건반을 보지 않고 연주하는 게 어렵더라. 빠른 템포이기도 해서 최대한 손에 많이 익힌 상태로 노래할 수 있도록 연습했다. 나름대로 정말 최선을 다했는데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원래는 내 목소리로 노래가 나가는 것이었는데 목 상태 등 상황들이 여의치 않아서 100% 준비한 만큼 보여주지 못했다.

Q. 전작 '미쓰백(2018)'과 '조제(2020)'에선 상대적으로 어두운 역할을 맡았을 때와 이번 영화처럼 밝은 역할을 했을 때 어떤 차이가 있는지?

한지민 : 어두운 캐릭터를 연기할 땐 정말 괴롭다. 극한의 상황까지 몰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관객에겐 어두운 캐릭터가 전달해주는 공감대의 폭이 넓은 것 같다. 한방에 감정을 표출할 때 깊이가 있고, 여운이 있다. 만들어가는 과정은 괴로워도 결과가 나왔을 땐 큰 산을 넘은 느낌이 있다.

밝은 기운의 캐릭터는 준비할 때, 현장에 갈 때 모두 행복하다. 일상이나 평범함에서 전달할 수 있는 공감대도 분명히 있어서 감사한 마음이다.

▲배우 한지민(사진제공=BH엔터테인먼트)

Q. 데뷔 20년 차를 바라보고 있다.

한지민 : 처음 연기를 시작할 땐 마냥 어렸다. 이렇게 오래 연기를 할지도 몰랐다. 서른이 되면 지금보다 훨씬 나은 연기를 보여줄 수 있을 거란 막연한 기대감도 있었다. 지금은 이렇게 오랫동안 배우로 활동했다는 것이 신기하다.

가끔 해이해질 때마다 부족한 내게 연기할 기회가 꾸준히 온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 모든 작품들을 만난 덕에 조금씩 변화할 수 있었다. 눈에 띄게 바뀐 큰 계기는 없지만, 기반들이 갖춰졌기 때문에 어느 순간 '한지민의 이 모습은 처음 본다'라는 반응이 나오는 것 같다.

Q. 어떤 사랑을 하고 싶은가?

한지민 : 계산하지 않고 감정의 흐름대로 주저하지 않는 사랑을 해보고 싶다. 소속사 대표님이 '미쓰백'으로 상을 받았을 때 '이제 마음껏 사랑만 하면 되겠다'고 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뜨겁고 열정적으로 사랑해보고 싶다. 아주 용감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