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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인터뷰] '안나' 수지 "'착한 거짓말'은 필요하지 않을까요?"②
입력 2022-07-02 01:10   

▲배우 수지(사진제공=쿠팡플레이)

①에서 계속

"아무래도 웨딩드레스가 제일 힘을 줬던 의상이었죠."

수지는 '안나'를 위해 150벌에 가까운 의상을 소화했다. 극 초반에는 고등학교 교복과 수많은 아르바이트생 유니폼을 입다가, '안나'의 삶을 살기 시작한 이후에는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의상을 주로 입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비즈엔터와 만난 수지는 150벌의 의상 중 가장 신경을 많이 썼던 옷으로 웨딩드레스를 꼽았다.

"웨딩드레스는 누가 봐도 과하고, 유미의 허영심을 잘 보여주는 의상이었어요. 유미가 처음 '안나'로 살기 시작할 때 의상들은 조금 촌스러워요. 현주(정은채)가 고급스럽게 색을 쓰는 것과 다르죠. '안나'의 욕망을 옷으로 덮는 과정도 필요하겠다는 생각으로, 점점 의상들이 고급스러워져요. 그런 부분들도 주목해서 보시면 재미있을 겁니다."

▲배우 수지(사진제공=쿠팡플레이)

수지는 이주영 감독이 '나쁜 짓을 한번도 안 했을 것 같은 순수한 얼굴'을 가진 배우가 유미를 연기하길 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가 거짓말을 잘 안 할 것처럼 보였나봐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하찮은 거짓말을 종종 하는 편이지만 자신이 했던 말들을 기억하지 못해 거짓말을 자꾸 들킨다며 민망한 웃음을 지었다.

"적당한 거짓말은 조금 필요하지 않을까요? 내가 너무 솔직한 것이 상대방한테는 부담일 수도 있고, 알고 싶은 감정일 수도 있잖아요. 연예인으로서도, 개인으로서도 '착한 거짓말'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유미의 거짓말은 조금 과하다고 생각합니다. 유미가 있는 그대로 자신을 사랑했더라면, 재능도 많았기 때문에 행복할 수 있었을 텐데 안타깝죠."

'안나'는 OTT 플랫폼 쿠팡플레이에서 볼 수 있다. 일부에서는 TV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떨어지는 OTT 플랫폼 드라마에다가, 국내 OTT 후발주자 쿠팡플레이에서 서비스하는 것을 두고 수지의 인생 연기를 더 많은 사람들이 보지 못해 아쉽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OTT 시리즈가 아니었다면'이란 생각을 안 한 건 아니었죠. 그래도 연기를 할 때만큼은 어떤 플랫폼을 통해 대중을 만나는 것이 크게 중요하지 않아요. OTT에서 제공하니까 아무래도 작은 화면으로 내가 나올텐데, 연기를 과장해서 해야 하나 그런 고민을 더 많이 했습니다."

▲배우 수지(사진제공=쿠팡플레이)

'안나' 1~2회를 본 시청자들은 유미와 현주가 같은 엘리베이터에 타고, 그곳에서 현주가 유미를 알아보는 2회 엔딩이 웬만한 공포영화에 버금갈 정도로 손에 땀을 쥐게 했다고 입을 모았다. 수지는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무서워할지 몰랐다"면서 뿌듯함을 드러냈다.

수지는 2회 이후에는 유미가 혹시 현주를 엘리베이터에서 다시 만날까 봐 23층까지 계단을 이용한다면서 '안나'라는 가면 뒤 현실을 벗어나지 못하는 유미의 비참한 이야기가 펼쳐질 것이라고 귀띔했다.

"유미의 거짓말이 들통나고, 그가 추락하는 것도 흥미롭겠지만 '그래서 유미가 무엇을 얻었나', '무엇을 위해 이렇게까지 거짓말을 한 걸까'하는 환멸감과 부질없음에 집중하시면 남은 이야기들을 더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