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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X, 파산신청 후 8700억 미승인 거래ㆍ해킹 가능성…국내 투자자도 피해
입력 2022-11-14 01:40   

▲FTX 홈페이지

세계 3위 가상통화 거래소 FTX가 결국 파산 신청을 했다. 여기에 FTX 파 신청 직후 해킹으로 자금이 유출되는 일까지 발생해 국내 투자자들의 혼란까지 키우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2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분석회사 난센을 인용해 FTX의 코인 거래 플랫폼 FTX 인터내셔널과 FTX US에서 지난 24시간 동안 디지털 토큰 6억 6200만 달러(한화 약 8700억 원)가 유출됐다고 전했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엘립틱은 FTX에서 초기 유출된 가상자산 규모가 4억 7500만 달러(6200억 원)이고, "의심스러운 정황에서"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FTX 법률고문 라인 밀러는 트위터를 통해 "FTX 계좌 잔고들의 통합과 관련해 비정상적인 움직임을 조사 중"이라며 수상한 자금 유출을 "미승인 거래"라고 지적했다. 회사 측은 고객들에게 FTX 앱을 삭제하고 홈페이지를 방문하지 말라고 공지했다.

톰 로빈슨 엘립틱 공동창업자는 FTX에서 사라진 가상자산은 곧바로 2위 가상화폐 이더리움으로 환전됐다고 전했다.

해킹 가능성이 제기되는 자금 유출은 FTX의 파산보호 신청 직후에 이뤄졌다. 앞서 FTX그룹은 11일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에 파산법 11조에 따른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FTX는 법원에 부채가 100~500억 달러(13조 2000억~66조 2200억원)이고, 자산도 부채와 비슷한 규모라고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FTX그룹 채권자는 10만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FTX 파산 신청으로 개인투자자들이 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FTX의 고객들이 언제 돈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 돌려받을 수는 있을지 불투명하다"라고 보도했다. 최소 1만명 이상으로 추산되는 국내 FTX 이용자들도 투자금을 잃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FTX는 유동성 위기가 불거진 지 열흘도 안 돼 파산을 맞았다. FTX 계열사 알라메다의 자산 30%가 FTX가 자체 발행하는 가상통화 FTT로 이루어져 재무 상태가 부실하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투자자들의 '뱅크런'이 발생한 것이 계기였다.

한편, FTX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는 현재 본사가 있는 바하마에 체류 중이라고 밝히며, 아르헨티나 도피설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