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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스타] '낮과 밤이 다른 그녀' 민채은 "계지웅 엄마 역, 시청자에게 위로 되고파"(인터뷰①)
입력 2024-08-12 00:00   

▲배우 민채은(비즈엔터DB)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종종 주인공들을 각성하게 하는 인물들이 있다. 지난 4일 종영한 JTBC 드라마 '낮과 밤이 다른 그녀'의 남자 주인공 계지웅(최진혁)에게도 그런 인물이 있었다. 바로 엄마였다.

'계지웅 엄마'는 20년 전, 연쇄 실종 사건을 목격하고 그와 관련한 증언을 하려 경찰에 연락했다가 괴한에게 납치돼 사라진 비운의 여성이다. 그의 실종은 계지웅에게 모친에 대한 그리움,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것에 대한 트라우마를 안겼고, 계지웅이 검사가 돼 다시 서한시로 돌아온 이유가 됐다.

'계지웅 엄마'는 드라마의 감칠맛을 더했을 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의 호기심까지 자극했다. 시청자들은 눈에 띄는 아름다운 외모에 젊은 미혼모의 복잡한 감정을 탁월하게 그려낸 배우가 누군지 궁금해했다.

▲'낮과 밤이 다른 그녀'에서 계지웅 엄마 역을 연기한 배우 민채은(사진=JTBC 방송화면 캡처)

'계지웅 엄마'를 연기한 주인공은 바로 배우 민채은이다. 그는 소속사도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서울과 충북 청주에 있는 촬영장을 오갔다. 의상 대부분도 직접 챙겼고, 메이크업도 혼자 힘으로 했다. 고단해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지만 그는 촬영장으로 향하는 매 순간이 즐거웠다.

최근 드라마 종영을 앞두고 서울 마포구 비즈엔터를 찾은 민채은은 30도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에도 지하철을 타고 홀로 방문했다.

밖에 서 있기만 해도 땀이 주르륵 흐르는 날씨에 오느라 고생했다고 하자, 오히려 그는 자신같이 소속사도 없는 무명 배우를 알아봐 주고 인터뷰까지 불러줘서 고맙다고 특유의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리고 민채은은 계지웅 엄마로서 작품 성공에 일조할 수 있어 기뻤다고 했다. 비록 과거 회상 장면에만 등장해 '낮과 밤이 다른 그녀'의 주연 배우들과는 함께 등장하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자신을 통해 시청자들이 계지웅이란 인물을 좀 더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처음 대본을 읽고 마음이 너무 슬프더라고요. 계지웅처럼 예기치 않았던 사건과 사고들로 가족들을 떠나보낸 사람들을 있을 텐데, 감히 그 감정들을 헤아릴 순 없겠지만 '낮과 밤이 다른 그녀', 그리고 제가 맡았던 계지웅 엄마라는 역이 그런 분들에게 위로를 주고 싶었습니다."

소속사가 없는 민채은이 '낮과 밤이 다른 그녀'에 캐스팅될 수 있었던 것은 이형민 PD와의 인연 덕분이었다. 민채은은 4년 전, 이 PD가 연출한 MBN 드라마 '나의 위험한 아내'에서 김정은이 연기한 주인공 심재경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 적이 있다. 그때 민채은의 눈빛을 인상 깊게 바라봤던 이 PD는 '낮과 밤이 다른 그녀'를 준비하며 민채은을 떠올렸고, 그에게 '계지웅 엄마' 역의 오디션을 보러오라고 제안했다.

▲'낮과 밤이 다른 그녀'에서 계지웅 엄마 역을 연기한 배우 민채은(사진=JTBC 방송화면 캡처)

"정말 갑자기 연락이 왔어요. 이런 역할이 있는데 오디션을 한번 보는 게 어떻겠느냐고요. 신인이었던 저를 기억해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인데, 오디션 기회까지 주신 거잖아요. 1차 오디션이 연기 영상을 찍어 보내는 것이었는데, 대본을 받자마자 하루도 안 돼서 바로 영상을 보냈어요. 하하."

민채은은 스무 살이 되던 해 부산에서 서울로 상경했다. 서울 소재의 대학에 편입할 생각이었다. 서울로 올라와 연기 스승인 배우 문원주를 만났는데, 그는 민채은에게 "2년만 실력을 갈고닦은 다음, 학교가 아닌 현장에서 경험을 쌓아보자"라고 권유했다.

'낮과 밤이 다른 그녀'에서 멋진 연기를 보여줬지만, 민채은은 자신이 다른 친구들에 비해 끼가 없다고 생각한 시절이 있었다. 그래서 그는 온종일 연기 학원에 머물며 실력을 갈고닦았다. 연습하고, 또 연습하며 언젠가 대중들의 눈도장을 찍는 배우가 될 것이라고 믿었다.

▲배우 민채은(비즈엔터DB)

"아침 7시 헬스장에 가서 운동하고, 해장국으로 아침을 해결한 다음 학원 문을 항상 제가 열었어요. 그리고 선생님이랑 계속 연기 연습을 했죠. 학원 문을 닫을 때까지요. 비슷한 시기에 서울에 올라와 소속사가 생기고, 출연작이 생기는 친구들을 보면 초조할 때도 있었어요. 하지만 그런 순간이 올 때마다 선생님께서 여유를 가지라고, 누구나 자신만의 속도가 있다고 말씀해주셨어요."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다. 생계유지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병행할 때마다, 그곳의 관리자들은 민채은에게 취직을 권유했다. 배우로서의 앞길이 어두워 보였을 때 취직도 진지하게 고민했다. 그런데 '더는 연기를 하지 않는다'라는 생각을 할 때마다 민채은은 생명이 꺼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흔들릴 때마다 친언니가 응원해줬어요. 포기하지 말라고 생활비까지 주고, 언젠가 좋은 날이 있을 테니 계속 연기하라고 말했었죠. 언니를 생각해서라도 더 열심히 할 거예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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