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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로, 연기하게”..아이돌 연기자 시대, 엇갈리는 반응들
입력 2016-09-01 08:15    수정 2016-09-01 09:13

▲'연기돌' 임시완 윤두준 백현 아이유(왼쪽부터)(사진=tvN(임시완·윤두준), '달의 연인'(백현·아이유) 제공)

언제부턴가 아이돌 연기자는 더 이상 특별한 일이 아니게 됐다. 아이돌 전성시대가 열림에 따라 연기와 가수 영역이 희미해진 것도 사실이다. ‘연기돌’이라는 타이틀이 어색한 표현으로 남지 않게 된 지금, 개중에는 ‘함부로’ 연기하는 이들과 한 사람의 연기자로서 입지를 굳힌 이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수많은 아이돌 중 호평 받는 ‘연기돌’은 얼마만큼 일까. ‘연기 하는 아이돌’이라는 말이 어색해지지 않은 요즘도 아이돌 연기력 논란은 주홍글씨처럼 따라붙고 있다. 안방극장의 반응이 갈린 연기돌을 짚어봤다.

△ 정극도 OK, 이제는 연기자라 불러주세요

이젠 ‘아이돌 누구’가 아닌 ‘연기자’ 타이틀이 더 익숙한 이들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천만 배우로 우뚝 선 임시완이다. 지난 2010년 제국의 아이들로 데뷔한 임시완은 가수로서는 그다지 주목 받지 못하다 ‘해를 품은 달’을 통해 연기돌로 우뚝 섰다.

뒤이어 그가 택한 작품은 ‘적도의 남자’, ‘스탠바이’, ‘연애를 기대해’, ‘트라이앵글’ 그리고 ‘미생’. 정극 시트콤 단막극 등 가리지 않고 성실히 배역을 소화한 그는 영화 ‘변호인’으로 천만 배우가 됐다. 기성 배우와도 같은 연기력도 큰 호응을 얻었다.

‘구대영’ 윤두준도 빼놓을 수 없다. 예능 ‘단비’를 통해 남친돌로 우뚝 선 그는 시트콤 ‘몽땅 내 사랑’으로 무난한 연기 데뷔를 거쳐 ‘아이리스2’로 정극에 도전했다. 이어 그는 운명처럼 ‘식샤를 합시다’를 만나 구대영으로 큰 인기를 모았다. 작년 말 방송된 단편극 ‘퐁당퐁당 LOVE’로 화제몰이를 톡톡히 한 윤두준은 ‘배우’라는 호칭이 어색하지 않은 한 사람의 연기자가 됐다.

같은 그룹 멤버 이기광 또한 윤두준과 같은 궤적을 걸었다.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을 시작으로 드라마 ‘마이 프린세스’, ‘나도 꽃’, ‘미세스캅’, ‘몬스터’ 등 필모그래피를 착실히 쌓아오고 있다. 특히, 드라마스페셜 단막극 ‘내 친구는 아직 살아있다’로 연기돌로서의 가치를 입증했다는 평이다.

▲'미생' 장그래 역의 임시완(위), '굿와이프' 김단 역의 나나(사진=tvN)

한선화와 나나도 연기돌로서 두각을 드러낸 케이스다. ‘광고천재 이태백’으로 연기를 시작한 한선화는 ‘신의 선물 - 14일’에서 강렬한 연기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에 힘입어 한선화는 ‘연애 말고 결혼’과 ‘장미빛 연인들’로 주연을 맡아 극을 이끌 정도로 성장했다.

나나는 ‘굿와이프’로 연기돌 신고식을 성공적으로 치러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 상황. 엑소 디오 또한 ‘괜찮아, 사랑이야’를 시작으로 영화 ‘카트’, ‘너를 기억해’, ‘순정’ 등으로 안정적인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정용화 또한 연기돌로서 입지를 굳혔다.

△ ‘연기’는 시기상조? 높고 높은 ‘연기돌’의 벽

모두가 연기돌로서 추앙받는 건 아니다. 섣불리 도전하다 안방극장의 혹평을 면치 못하는 경우도 많다. 지난 29일 첫 방송된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의 아이유와 백현이 그랬다.

백현은 방송 이후 포털 사이트를 뜨겁게 달궜다. 그에게 불거진 ‘발연기’ 논란 탓인데, 몸짓 연기나 대사 소화력이 다소 어색하다는 게 그 이유였다. 시청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공식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 등을 통해 백현의 연기력이 극 몰입을 방해한다고 지적했다. 이번이 첫 연기 도전인 만큼 그의 발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으나 지금으로서는 씁쓸히 입맛을 다시게 됐다.

아이유 연기력 또한 도마에 올랐다. 시대 배경과 상반되는 현대적 말투와 과한 표정 연기가 지적 대상으로 꼽혔다. 아이유라는 활동명을 떼고 본명 이지은으로서 진지하게 연기자로 발돋움을 한다고 나섰지만 다소 씁쓸한 결과를 얻고 있는 모양새다.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 백현, 아이유(사진=SBS 새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 백현 아이유 캡처)

극을 이끌어가는 원톱 여주인공으로서는 아직 시기상조가 아니냐는 평도 나오고 있다. ‘드림하이’를 시작으로 ‘최고다 이순신’, ‘프로듀사’로 연기자로서의 발전 가능성을 충분히 보였던 아이유였던 만큼 이번 반응은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수지도 연기력 논란에서 쉬이 벗어나지 못 하고 있다. 아이유와 ‘드림하이’로 함께 연기돌 신고식을 치른 그는 영화 ‘건축학개론’으로 국민첫사랑이 됐다. 하지만 드라마 ‘빅’, ‘구가의 서’에 이어 ‘함부로 애틋하게’에 이르는 동안 연기력 논란에 지속적으로 휩싸였다. 영화 ‘도리화가’의 흥행 참패까지 겹치며 연기력 부재라는 몸살을 앓고 있다.

대작드라마 ‘태양의 후예’로 첫 연기 도전에 나선 온유도 과장된 연기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특히 극 중에서 심폐소생술을 하는 장면과 눈물을 쏟는 장면 등은 온유의 부족한 연기력을 지적케 하는 ‘굴욕’ 장면으로 회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