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서 계속
Q. 차은경은 정우진(김준한)이 자신을 흠모하는 걸 몰랐을까?
차은경이 몰랐을 리 없다. 그런데 아는 척하는 게 더 애매하지 않았을까. 결혼 전에는 이성적으로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고, 결혼한 다음에는 아는 척을 하면 문제가 되지 않았을까. 하하. 이혼 후에는 갑자기 그 마음을 아는 척하는 것이 부담된 게 아닐까 싶다. 어떤 결실이 있거나, 결말을 봐야 그 관계를 다 보여주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부부나 연인이 아니라도 '굿파트너'로 파트너십이 있는 관계로 남는 것도 아름다워 보인다.
멀더와 스컬리가 나오는 'X파일'이 내 인생 드라마인데, 이성적인 관계를 넘어 믿음으로 똘똘 뭉친 그런 관계를 좋아하다 보니 차은경과 정우진도 그런 '굿파트너'로 남았으면 했다.
Q. 방송 초반 시청률 상승세를 타고 있었는데, 올림픽 중계 때문에 3주나 결방했다. 아쉬움이 컸을 것 같은데?
초반에 시청률이 잘 나오고 있는데, 3주나 결방한다고 그래서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금세 '이 정도 시청률도 안 나오는 작품들도 많았는데 감사하자'라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올림픽이 끝난 다음에도 시청률을 유지하면 대박이라고 말했다. 다행히 올림픽을 끝난 다음에도 초반 시청률만큼 유지했다. 시청률 20%를 돌파했으면 더 감사했겠지만, 지금도 더 바랄 것이 없다.
Q. 장나라의 '굿파트너'는 누구일까?
남편? 하하. 본인은 이번 작품 성공의 일등공신을 자신이라고 말한다. 강력하게 내게 어딜 쉬느냐, 무조건 해야 한다고 했다. 아빠도 굿파트너이긴 한데, 내가 아빠라는 뿌리에서 뻗어 나간 존재에 가까운 것 같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처음으로 '나보다 잘한다'라고 칭찬도 해주셨다.
말문이 트이고 얼마 안 됐을 때부터 아빠가 연기하는 걸 보고 배우가 되고 싶었다. 7살 때인가 아빠가 '고도를 기다리며'라는 연극을 하는 걸 보고 충격을 받았다. 질투도 느꼈고, 그때부터 아빠를 이기는 것이 목표였다. 아빠 칭찬에 감격해서 그 메시지를 저장해놨다. 인생의 목표를 이룬 느낌이다.
Q. 어느새 40대가 됐다. 세월을 실감하는가.
나이에 맞게 몸도 적당히 잘 늙어가고 있다. 엄마랑 지금도 만나면 뽀뽀를 하는데, 엄마가 바닥에 누워계시면 뽀뽀하기가 좀 꺼려진다. 허리를 숙여야 하는데 일어나면 무릎에서 소리가 많이 난다. 그럴 때 나이가 들었다고 느낀다. 하하. 어떻게 하면 아름답게 늙을 수 있을지 고민하고 노력한다. 체력 같은 경우는 일을 무리 없이 소화하기 위해, 언젠가 내게 액션이 주어지면 잘하기 위해 필라테스와 복싱도 하고 있다.
Q. '굿파트너' 시즌2를 바라는 시청자들도 있다.
작가님은 내가 살면서 만난 사람 중 제일 마르고 작다. 마지막 회를 함께 다 같이 모여 봤는데, 오랜만에 만난 작가님은 사람이 사라져서 옷만 남아있더라. 아무래도 변호사 일까지 같이하면서 작품까지 신경 쓰는 상황이다 보니 시즌2 하자는 말을 하기가 쉽지 않더라. 시즌2 여부는 작가님이 하고 싶은 대로 했으면 좋겠고, 또 작가님이 살 좀 찌셨으면 좋겠다. (웃음)
Q. 변호사 말고 연기해보고 싶은 전문직이 있다면?
나는 내가 대정의 대표가 될 줄 알았다. 그런데 정우진(김준한)이 대표가 될 줄은 몰랐다. (웃음) 권력욕이 솟구쳐 오르더라. 그래서 대통령을 한번 연기해보면 어떨까 생각이 들었다. 또 고현정 선배를 좋아해서 '히트'라는 드라마를 재미있게 봤는데, 형사 역할을 맡아 적절한 로맨스와 스릴러가 담긴 작품도 해보고 싶다. 사실 재미난 역할은 다 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