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방송되는 KBS 1TV '이슈 픽 쌤과 함께'에서는 ‘지금까지 없었던 대선, 미국은 어디로 가고 있나?’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다.
미국의 새 대통령이 결정되는 순간을 며칠 남짓 앞두고, 전 세계의 이목은 현재 재선을 꿈꾸는 도널드 트럼프와 최초의 여성 흑인 대통령을 꿈꾸는 카멀라 해리스에게 집중되어 있다.
또한, 기존 ‘트럼프 대 바이든’의 대결에서는 서로를 ‘범죄자’ 트럼프, ‘흐리멍텅한’ 바이든 프레임을 주장해 다소 진부하고 결과가 예상되는 승부였다. 하지만 해리스의 등장으로 민주당은 ‘백인 남성 범죄자’ 트럼프 대 ‘흑인 여성 검사’ 해리스라는 프레임을 내세워 완전히 차별화되는 이미지로 유권자에게 어필하는 전략을 택했다. 실제로 해리스가 등판한 이후 현재 트럼프와 해리스는 오차범위 내 지지율 초접전 양상을 보여주고 있어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결과를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다.
2016년 이후 매번 후보 간 득표 차가 크지 않은 접전 양상에 연사는 “트럼프의 등판 이후 심각해진 ‘정치 양극화 현상’이 원인”이라 설명했다. 정치 양극화의 끝은 결국 ‘정치 폭력’의 양상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지난 7월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열린 트럼프 유세 현장의 총기 피격 사건, 9월 트럼프가 있던 플로리다주에서 총기 소지 용의자가 검거된 사건이 발생했다. 민주당 역시 9월 애리조나주에서 빈 선거사무실에 총기 테러가 발생해 우려와 긴장감을 불러일으켰다.
역대 어느 대선 후보보다 비호감도가 높긴 하지만, 여전히 트럼프는 미국인 절반의 지지를 얻고 있다. 연사는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소외된 평범한 미국인들의 불편함과 분노를 있는 그대로 대변했던 사람이 바로 트럼프”라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자유주의 국제질서’ 대신 ‘미국 제일주의’를 외치며 ‘고립주의’를 주창했다.
트럼프는 신자유주의와 세계화를 겪으며 발생한 무분별한 이민자 수용, 중국 저가품 물량 공세, 막대한 비용을 쓰는 세계 경찰 역할 등을 미국의 문제로 보고 이민 통제, 중국 저가품 수입 금지, 전쟁 종식이라는 트럼프식 ‘사이다’ 해결 방식을 공약으로 내세워 강성지지 팬덤을 형성했다.
해리스는 지난 8월 일리노이주 연설에서 세계의 사령관으로서 미국의 역할을 강조해 개입주의와 자유주의 노선의 유지 가능성을 내보였다. 그러나 현재 미국은 산적한 국내외 문제로 ‘세계 평화 수호자’ 역할을 예전처럼 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연사는 “트럼프가 낙선하더라도 제2, 제3 트럼프의 등장은 계속될 것”이라는 의견도 덧붙였다.
이번 대선의 결과는 한국 안보와 경제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는 외국 기업에 높은 관세를 매길 것을 예고하고 있고, 바이든 정부가 미국 반도체 산업 부흥을 위해 세계 유명 반도체 기업의 생산 기지를 미국 내에 세우도록 하는 반도체과학법과 기후변화 대응 등을 담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시행한 것으로 미루어 볼 때 “트럼프와 해리스 중 어느 후보가 승리하더라도 한국 기업이 상당한 영향을 받는 것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연사는 설명했다. 미국 대선의 승자에 따라 우리 남북 관계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올해 대선에서도 김정은과의 만남을 예고, “북한과 친교를 과시할 수도 있을 것”이 연사의 예측이다.
반면 외교 경험이 부족한 해리스는 오바마에서 바이든으로 이어지는 ‘전략적 인내’를 계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사는 “전략적 인내 노선이 계속된다면 한국의 안보에는 좋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당사자인 만큼 한반도 문제에 적극 대응하고, 이번 대선이 한국의 도약기회가 될 수도 있으므로 위험을 기회로 만드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는 말과 함께 강연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