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방송되는 KBS 1TV '이슈 픽 쌤과 함께'에서는 ‘신년기획 돌아온 트럼프, 변하는 세계 2부작 제2편 – 한반도 안보의 향방은?’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다.
김 교수는 강연에 들어가기에 앞서 ‘블랙 스완(검은 백조)’과 ‘회색 코뿔소’ 사진을 제시했다. 이는 주식시장에서 사용되는 용어로 ‘블랙 스완’은 큰 파문을 일으키는 예측 불가의 돌발 악재, ‘회색 코뿔소’는 큰 충격을 주는 예측 가능한 위험을 뜻한다.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예측하기 어려운 블랙 스완이었다면, 트럼프 2기는 변수로 가득해 위험도가 높다고 판단한 회색 코뿔소인 것이다.
트럼프 1기 행정부는 몇몇 시니어 각료 등 트럼프를 견제할 세력이 있었다면 트럼프 2기 행정부는 트럼프 충성파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또한 트럼프 2기 행정부에는 대중국, 대북한 정책에서 강경노선을 취하는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행정부를 견제하는 역할인 의회 역시 상원과 하원 모두 공화당 의원이 과반수를 차지한 상황이다. ‘링컨의 당’으로 일컬어지던 미국 공화당이 ‘트럼프의 당’으로 바뀌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트럼프 2기의 출범은 견제받지 않는 실행력 높은 대통령의 탄생을 의미한다.
2017년 최악의 북-미 갈등 국면이 지나 2018년 2월 비로소 북미간 화해의 물꼬를 틀 수 있는 계기가 생긴다. 바로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로 북한의 김영남 위원장과 김여정 부부장이 방한하고, 미국의 펜스 부통령과 트럼프의 딸인 이방카 보좌관이 참석하며 북-미 관계는 전환점을 맞이한다. 올림픽 이후 2018년 4월 27일, 판문점에서 남북이 정상회담을 가진 후 같은 해 6월,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회담이라는 역사적인 첫 만남이 이루어진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두 정상의 만남은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는 당시 미국의 대통령이 기존의 외교 방식을 무시하는 트럼프였기에 가능한 만남이었다고 평가된다.
트럼프는 여전히 누구도 이루지 못한 업적을 남기고 싶어 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미 관계 개선과 구체적인 합의가 이루어진다면 그의 바람대로 역사적 업적을 달성한다는 목표는 일단 완수하게 된다.
트럼프는 “동맹국의 안보를 더 이상 미국이 부담을 지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미국을 ‘채권자’로 동맹국을 ‘채무자’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동맹관이 변하며 안보 보증과 실행 여부 역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이 취임한 후 6개월간은 대북정책 수립의 골든 타임으로 여겨지는 만큼 ‘트럼프 맞춤 외교’가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바로 러-우 전쟁에서 트럼프식 종전이 미칠 파장이다. 양측의 종전안을 볼 때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 쟁점이다. 그러나 트럼프의 종전안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점령된 영토를 할양하고 국경 지대에 비무장 지대를 설치, 유럽군을 주둔시키며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20년 유예한다. 사실상 나토 가입이 불가하다는 것이다.
트럼프식 종전안이 채택될 경우 국제관계를 지탱해 온 기본 규범이 깨지는 변곡점이 된다. UN의 핵심적 규범을 무시하고 전쟁을 통한 영토 정복을 인정하고 이를 미국이 수용했다는 선례를 남기게 되면, 중국의 시진핑 역시 타이완을 침공할 계획을 세울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 동조해 무력 분쟁을 일으킬 가능성 역시 존재하며, 이는 결국 ‘제3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