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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스타] '오징어 게임3' 조유리, 각오하고 해냈다(인터뷰①)
입력 2025-07-13 00:00   

▲조유리(사진제공=넷플릭스)

"비판도 당연히 있을 수 있겠다고 각오하고 들어갔어요."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비즈엔터와 만난 조유리는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에 캐스팅됐던 날을 떠올렸다. 세계적인 작품에 참여하는 만큼 악플도, 혹독한 평가도 당연히 감수하겠다고 각오했다. 실제로 지난달 28일 '오징어 게임' 시즌3가 공개된 이후 조유리의 연기를 두고 칭찬 만큼이나 비판도 쏟아졌다. 하지만 조유리는 이를 "애정 어린 이야기들"로 받아들였다.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한 '오징어 게임' 시즌3에서 조유리는 222번 참가자 준희 역을 맡았다. 준희는 3000만 원의 빚이 있는 만삭의 임산부로, 아이와 함께 살아가기 위한 돈을 얻고자 극한의 서바이벌에 뛰어든 인물이다.

▲'오징어 게임3' 준희(조유리) 스틸컷(사진제공=넷플릭스)

준희라는 캐릭터도 조유리처럼 끊임없이 각오해야만 하는 인물이었다. 임신한 몸으로 목숨을 건 게임에 뛰어든 각오, 게임 도중 출산을 해야하는 각오, 마지막엔 자신의 생명보다 아이의 안전을 택한 각오까지 조유리는 222번 참가자 준희의 수많은 각오를 마주해야 했다.

임신과 출산 연기는 조유리에게 가장 큰 도전이었다. 경험해보지 않은 부분들을 어설프게 표현할까 봐 걱정이 많았다. 그럴 때마다 현장 스태프들과 출산을 해 본 선배들의 도움을 받았다.

"출산할 때는 그 어떠한 생각도 안 들고 그냥 완전 무아지경이다. 뭔가 생각하고 하지 말고 그냥 무아지경인 그 상태를 표현하면 된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 조언들이 도움 됐고, 특히 금자 역의 강애심 선배님께서 신의 흐름을 끌고 가주셨던 것들이 많은 도움이 됐어요."

▲'오징어 게임3' 금자(강애심)와 준희(조유리)(사진제공=넷플릭스)

임산부의 움직임, 출산의 고통도 어려웠지만 무엇보다 임신한 채로 '오징어 게임'이라는 극한 상황에 놓인 준희를 어떻게 설득력 있게 그려낼지가 가장 큰 숙제였다. 특히 전 남자친구이자 아이 아빠인 명기(임시완)에 대한 감정 변화를 세심하게 설계했다.

"초반에는 명기를 밀어내고 미워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마음속으로는 다시 잡아달라는 그런 마음도 공존했을 것 같아요. 밀어내면서도 사실 잡아주길 바라기도 하는 복합적인 감정을 표현하려 했어요. 숨바꼭질 할 땐 옷을 바꿔주면서 명기를 믿어보려 했는데, 현주(박성훈)를 죽이는 걸 보고 남아있는 정들까지 뚝 떨어져 버린 거죠. 하하. 이후 명기를 향한 준희의 감정은 혐오감만 남았다고 생각해요."

다섯 번째 게임인 줄넘기에 들어가기 전, 준희가 성기훈(이정재)에게 자신의 아이를 맡기는 장면은 시즌3의 핵심 장면 중 하나다. 일각에서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게임 전까지 일면식도 없던 사이에서 어떻게 그런 믿음이 생겼느냐는 것이다. 조유리는 "유일하게 기훈에게만 남아있는 인간성을 준희가 본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조유리(사진제공=넷플릭스)

"시즌2에서 5인 6각 달리기 할 때 기훈이 준희를 챙겨주잖아요. 그때부터 마음이 열렸을 거예요. 무엇보다 한번 우승한 적이 있는 아저씨이니까, 만일 여섯 번째 게임이 진행되더라도 내 아이를 잘 지켜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을 거 같고요."

조유리는 기훈과 아기가 무사히 통과한 다음, 자신의 최후를 선택하기 직전까지의 감정을 황동혁 감독과 조율했다. 다리를 다친 자신을 살리겠다고 외나무 다리를 다시 돌아오려는 기훈에게 괜찮다며 그가 계속 통과 지점에 있길 바라는 장면에 심혈을 기울였다. 조유리는 해당 장면에서 이제 곧 죽는다는 슬픔보단 '나는 괜찮으니 아이를 잘 부탁한다'는 마음이 전달되길 바랐다.

▲'오징어 게임3' 준희(조유리) 스틸컷(사진제공=넷플릭스)

줄넘기 출발 지점에 있는 벤치에 앉아 명기와 마지막으로 대화한 장면은 조유리가 가장 만족한 장면이었다. 함께 게임을 통과하자는 명기에게 다친 다리를 보여주며 '업고라고 뛸 거냐'라고 말하며, 분노와 혐오감을 표출하는 내용의 장면이었다.

"제게도 저런 표정이 나올 수 있구나 싶어서 신기했어요. 감독님도 그 장면 잘했다고 칭찬해주셨고요. 시청자들께서 '조유리가 이런 얼굴도 나오는구나, 이런 눈도 뜰 수 있구나' 이런 얘기를 해주셨는데 그 말이 가장 뿌듯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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